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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혼란의 티맥스소프트…우리사주 풋백옵션에 ‘발목’

심재석 기자

[디지털데일리 심재석기자] 지난 2월 25일 티맥스소프트(이하 티맥스) 이사회에서 이종욱 당시 대표가 해임됐다. 이 소식에 관련 업계는 깜짝 놀랐다. 이 전 대표는 티맥스소프트의 위기탈출을 진두지휘했던 인물이기 때문이다. 


이 전 대표는 티맥스가 유동성 위기에 빠졌던 지난 2010년 취임해 3년 동안 회사를 이끌었다. 이 기간동안 티맥스는 워크아웃을 통해 경영 정상화를 이뤘다. 이 때문에 그의 해임은 논란을 일으켰고, 해임 사유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 일으켰다.


과연 티맥스에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25일 성남시 분당구 티맥스 사옥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는 이번 사건에 대한 내막이 드러났다. 이날 총회에서는 이 전 대표 해임의 원인이 된 감사보고서가 공개됐고, 회사 측과 이 전 대표가 갑론을박을 벌였다.


이를 종합하면 문제의 핵심에는 우리사주 문제가 있었다.  티맥스는 지난 2010년 경영위기에 빠졌을 당시 직원들에게 우리사주를 주당 1만원에 팔았다. 급한대로 이를 통해 자금을 마련하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회사의 운명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우리사주 매입에 나서는 직원들은 많지 않았다. 이에 박대연 회장은 일정기간이 지나면 1.5배로 되사겠다는 일종의 풋백옵션을 걸었다. 문제는 이 약속이 박대연 회장 개인이 했다는 점이다. 박 회장은 법적으로 문제가 된다고 해서 회사 이름으로 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약속은 박대연 회장에게 큰 부담으로 돌아왔다. 당시 박 회장은 투자를 받아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투자가 마음처럼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퇴직한 직원들은 박 회장을 상대로 잇달아 소송을 걸었다. 결국 수십억에 달하는 이 자금을 개인이 충당해야 하는 처지에 이르렀다. 박 회장으로서는 회사를 살리기 위해 한 약속 때문에 발목이 잡혀버렸다.


 결국 박 회장은 급한 불을  끄기 위해 회사가 자금을 대여해 줄 것을 요청했다. 대주주와의 자금 거래는 이사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갑자기 이종욱 전 대표가 이를 반대하고 나섰다. 이 전 대표는 법적 검토 결과 대주주에게 자금 대여는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이사회 회의록이 문제가 됐다. 이 전 대표는 이사회 회의록에 자신의 반대 의견이 기록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때문에 이사회 회의록을 미리 작성해 다른 이사들에게 검토할 것을 요청했다. 티맥스에서는 물리적으로 이사회가 불가능할 경우 이사회 회의록을 작성하고, 추후 이사들이 서명하는 형식으로 이사회 회의를 대체한다고 한다.


반면 박석호 감사는 이를 문제 삼았다. 박 감사는 감사보고서에서 (이 대표의 행위는) 허위 의사록을 작성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감사는 아울러 이 대표가 개인의 이득을 취하기 위해 부당한 해임요구를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전 대표는 자신의 해임을 요구하며 급여와 인센티브를 보존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전 대표는 대주주주에게 반기를 계속 들었기 때문에 도의상 회사에 남을 수 없다고 생각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박대연 회장은 이 전 대표가 갑자기 반대의견을 피력한 것을 문제 삼았다. 이전까지 반대 의견을 내지 않다가 주식이 입고되는 지난 2월 5일 갑자기 반대했다는 것이다. 


박 회장은 반대의견을 얼마든지 낼 수도 있고, CEO가 대주주의 뜻에 반하는 의견을 내는 것도 투명경영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진작 반대 뜻을 밝혔으면 다른 방안을 찾았을텐데, 갑자기 주식입고 당일날 반대한다고 해서 난처했다고 말했다.


반면 이 전 대표는 원칙없는 경영간섭, 친족 경영, 옳고 그름을 못하는 이사회 등 티맥스가 개인회사로 운영되는 것에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며 티맥스는 전문경영인을 통한 책임경영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양측의 갈등은 쉽게 해결될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양측 모두 법적 조치를 불사하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이 전 대표가 퇴사하면서 전 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에 분노를 나타냈고, 이 전 대표는 회사의 감사보고서 및 해임으로 명예를 훼손당했다는 입장이다.


<심재석 기자> sj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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