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대만 지진에… 반도체·디스플레이 공급 차질 불가피

한주엽 기자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대만 중부 내륙에서 일어난 규모 6.1의 지진으로 현지 반도체,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공장이 가동을 멈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주요 부품의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27일 오전 대만에서 발생된 지진으로 타이충 및 신주산업단지에 입주해 있는 TSMC, UMC, 렉스칩, 윈본드, AU옵트로닉스(AUO) 등 현지 반도체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일부 공장 가동이 중단됐다.

어떤 공장의 가동이 중단됐는지, 정확한 피해 규모는 얼마인지 아직 산출되지 않았지만 지진 여파를 받은 신주산업단지에는 대만의 반도체 공장 대부분이 몰려있어 상당한 후폭풍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세계 1위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인 TSMC는 지진 발생 당일 진동이 감지되자 자동으로 일부 공장 가동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건물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지만 포토 리소그래피(노광) 장비가 진동으로 흔들릿 탓에 재조정(Alignment)이 필요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진다.

TSMC는 각국 거래선에게 “건물은 별 다른 피해가 없다”는 구두 통보를 하고 있지만 이 업체의 파운드리 물량이 워낙 많고 가동 자체가 중단된 만큼 관련 업계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히 클 전망이다.
TSMC의 150mm, 200mm, 300mm 공장 대분은 타이충과 신주산업단지에 몰려있다<사진참조>. 특히 신주산업단지에는 TSMC의 최신 공장이 들어서 있어 이 회사에 위탁생산을 맡기는 퀄컴(모바일AP 등), 엔비디아(GPU 등) 등 주요 업체들이 제품 공급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세계 4위 파운드리 업체인 UMC의 상황도 TSMC와 크게 다르지 않다. 메모리가 주력 품목인 렉스칩과 윈본드도 이번 지진으로 라인 가동을 중단했다.


액정표시장치(LCD) 업체인 AUO는 이번 지진으로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AUO는 지진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은 타이충산업단지에 5세대, 6세대, 7세대(2개 라인), 8세대(2개 라인) 등 총 6개의 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건물 파손으로 인한 누수 발생 소식도 전해지고 있어 복구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노룩스의 경우 생산 공장이 지진 발생 지역에서 떨어져 있어 별 다른 피해는 없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진 발생시 타이충산업단지 전 지역에 대피령이 내려졌고 전기 및 용수 등의 인프라 시설 피해에 대해서는 추후 확인을 해봐야 한다”라며 “라인 가동을 중단한 현지 반도체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보유한 대다수 설비는 재점검이 필요해 공급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인에 투입된 반도체 웨이퍼, LCD 유기기판 등 재공(在工) 제품은 설비 가동이 멈춰지면 대부분 폐기해야 한다. 반도체는 웨이퍼 투입 후 완성품(패키징 제외)이 나오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35~50일, LCD는 유리기판을 투입한 지 일주일 정도가 지나야 완성품이 나온다. 단시간이라 하더라도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 막대한 금전적, 시간적 손실이 입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지진은 불행한 소식이지만 ‘남의 불행은 나의 행복’이라는 냉정한 분석도 나온다.

최지수 교보증권 연구원은 “AUO는 대만 중부에 총 6개 라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전체 시장 공급량 기준 10% 수준의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라며 “이번 가동 중지는 LCD 업황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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