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미국 팹리스 반도체 업체인 어드밴스드마이크로디바이스(AMD)가 고객 맞춤형 시스템온칩(SoC) 공급 사업을 본격 전개한다.
AMD는 세계 2위 PC용 마이크로프로세서(MPU 혹은 CPU) 업체로 ‘라데온’ 브랜드의 그래픽처리장치(GPU)도 공급하고 있다. 이 회사는 PC용 MPU 시장에서 인텔에 기술 및 마케팅 경쟁에서 완전히 밀려 최근 몇 년간 실적 부진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전문가들은 ‘맞춤형 SoC 사업’이 AMD의 위기 탈출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3일 AMD는 MPU와 GPU 등 자사 반도체 설계자산(IP)을 기반으로 고객 요구를 100% 맞춘 SoC를 설계, 공급하는 사업에 주력하겠다고 발표했다. AMD는 자사 ‘반도체 커스텀 비즈니스(Semi-Custom Business)’ 부문이 해당 사업을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대상이 되는 고객은 게임기, 셋톱박스, 스마트TV, PC, 태블릿, 서버, 고성능 컴퓨팅 완제품을 만드는 업체들이다.
이는 AMD가 기존 특정용도표준제품(ASSP, Application Specific Standard Product) 사업과 함께 주문형반도체(ASIC, Application Specific Integrated Circuit)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AMD의 첫 맞춤형 SoC는 소니가 최근 공개한 차세대 콘솔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PS)4’에 탑재됐다. 해당 칩은 MPU와 GPU를 결합한 AMD의 PC용 APU(Accelerated Processing Unit)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소니 측의 요구에 따라 MPU와 GPU간 데이터 통신 구조를 바꾸고 GPU 병렬 연산 성능을 크게 높였다.
리사 수 AMD 부사장은 “AMD의 반도체 IP 재설계 능력을 활용하면 완제품 업체별로 차별화된 성능의 제품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AMD는 최근 영국 ARM으로부터 차세대 프로세서 코어인 A50 시리즈도 라이선스했다. AMD가 만든 맞춤형 ARM 프로세서가 출시될 것이란 예측이 나오는 이유다.
AMD가 이러한 신규 사업을 진행하는 이유는 현재 처해있는 위기 상황을 탈출하기 위해서다. PC 칩 시장은 완제품 수요 위축으로 시장이 쪼그라들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PC용 MPU 시장에서 AMD가 차지하는 시장 점유율도 20% 안팎에서 15% 수준으로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AMD는 11억8300만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17% 줄어든 54억2200만달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