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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산토끼보다 집토끼’ 전략 본격화 …KT LGU+, 어쩌나?

윤상호 기자

- SKT 가입자, 이동보다 유지 ‘유리’…KT·LGU+, 타개책 ‘관심’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SK텔레콤이 서비스 경쟁 2차전 전선을 ‘장기가입자’에 뒀다. 망내 음성통화 무료가 골자인 ‘T끼리 요금제’처럼 ‘집토끼’를 잡는 전략이다. 점유율 50%가 넘는 1위 사업자라는 위치를 십분 활용했다. SK텔레콤은 가입자 뺏기보다는 가입자 지키기가 좋다. 점유율을 올리면 독점으로 공격받을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현상 유지만 해도 KT와 LG유플러스를 누르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13일부터 시행하는 ‘평생고객 무한혜택’은 ▲2년 이상 장기 이용 고객 대상 기본제공 데이터량 100%(또는 음성 20%) 무료 리필 ▲기기변경 혜택 강화 ‘뉴(New) 착한기변’ ▲2년 이상 장기 이용 고객 대상 멤버십 할인한도 2~4만점 무료 리필 등이 특징이다.

핵심은 2년 이상 고객에게 리필 쿠폰 제공이다. 리필 쿠폰은 가입자를 ▲2년 ▲3년 ▲4년 이상 등 3단계로 구분했다. 각각 매년 ▲4장 ▲5장 ▲6장의 쿠폰을 준다. 쿠폰은 사용자가 가입한 요금제의 데이터량 100% 또는 음성통화 20%를 리필할 수 있다. 쿠폰 유효기간은 1년. 1달에 1장을 쓸 수 있다.

쿠폰은 롱텀에볼루션(LTE)뿐 아니라 3세대(3G) 정액제 가입자도 준다. 쿠폰은 초과 사용시 자동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초과되기 전 이용자가 리필 여부를 선택해야 한다. 선택형 쿠폰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3G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가 아닌 이상 쿠폰을 데이터에 쓰는 것이 유리할지 음성통화에 쓰는 것이 유리할지는 사용자가 가입한 요금제에 따라 다르다. SK텔레콤은 정액제 제공량 이상 이용할 경우 음성통화는 1초당 1.8월 데이터는 0.5KB당 0.01원을 과금한다. 3G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는 데이터 리필은 의미가 없다.

LTE의 경우 데이터로 쓰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LTE는 T끼리 요금제로 바꾸는 것이 통신비를 줄일 수 있다. T끼리 요금제는 기존 LTE 정액제에 비해 음성통화 혜택이 큰 만큼 데이터가 적었다. 이를 리필 쿠폰으로 상쇄할 수 있다. 망내 음성통화만 무료인 T끼리35부터 T끼리65도 망외 통화 제공량을 감안하면 대부분 이용자가 음성통화 추가 요금 걱정은 크지 않다. 데이터는 다르다. T끼리65(5GB)보다는 ▲T끼리35 550MB ▲T끼리45 1.1GB ▲T끼리55 2GB는 특히 데이터 리필 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

3G는 기존 요금 패턴을 따져봐야 한다. T끼리 요금제는 3G도 가입할 수 있다. 데이터 무제한이 아니라면 T끼리 요금제로 갈아타야 한다. 올인원 요금제보다 음성통화 요금을 줄일 수 있다. 데이터양도 더 많다. 올인원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도 음성통화 초과 사용량에 따라 T끼리 요금제로 바꾸고 모자라는 데이터는 리필 쿠폰으로 보완하는 형태를 고심해 볼 필요가 있다. 자신이 사용하고 있는 데이터 사용량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SK텔레콤의 2년 이상 가입자는 1200만명. SK텔레콤의 새 프로그램이 효과를 볼 경우 KT와 LG유플러스는 여러모로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 SK텔레콤은 망내 음성통화 무료와는 또 다른 폭탄을 이들에게 던졌다.

SK텔레콤 관계자는 “KT와 LG유플러스가 따라할 수는 있겠지만 고객 만족도는 다를 것”이라며 “이번 장기가입자 우대 프로그램은 보조금 경쟁을 지양하겠다는 확고한 의지의 표명”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에 따라 KT LG유플러스의 대응이 주목된다. 망내 음성통화 무료 때처럼 SK텔레콤 이상의 ‘플러스 알파’를 어디서 찾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양사는 SK텔레콤 고객을 빼오는 것이 어려워지면 남은 50%를 두고 둘이 싸워야 한다. SK텔레콤 가입자를 데려오려면 남는 것보다 옮기는 것이 좋다는 것을 보여줘야 하는데 양사의 기존 고객 우대 프로그램이나 콘텐츠 서비스는 아직 SK텔레콤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진다. 보조금을 올리는 방법은 정부의 눈초리가 매섭다. 현재 가입자의 상대적 박탈감도 무마해야 한다. 망내 할인 때처럼 ‘울며 겨자먹기’로 더 큰 혜택을 꺼낼 수밖에 없다. 이들이 집토끼보다 산토끼를 노리는 것은 집토끼 매출 기여도가 산토끼보다 낮아서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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