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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서울반도체 대표 “실리콘 기반 LED 생산 안한다, 사파이어 고수”

한주엽 기자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이정훈 서울반도체 대표가 발광다이오드(LED) 칩의 생산 원가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질화갈륨온실리콘(GaN-on-Si) 공정 도입에 관해 부정적 견해를 내비쳤다.

이 대표는 14일 오후 여의도 대우투자증권 빌딩에서 열린 실적발표 IR 현장에서 “GaN-on Si 공정은 수율, 성능, 신뢰성이 현저하기 떨어지기 때문에 현 시점에선 도입할 생각이 없다”라며 “이미 사파이어 웨이퍼 가격도 충분히 떨어졌다”라고 밝혔다.

실리콘 웨이퍼는 기존 LED의 주 재료인 사파이어 웨이퍼 보다 값이 싸고 대형화가 쉬워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다. 실리콘 웨이퍼 위에서 질화갈륨(GaN)을 성장시키는 GaN-on-Si 공정을 도입하면 보다 저렴하게 LED를 생산할 수 있다.

세계 5위권 LED 기업 가운데 3개 업체가 GaN-on-Si 양산 공정을 도입하거나 도입을 계획하고 있다. 2위 업체인 삼성전자 LED사업부는 올해 200mm GaN-on-Si 공정의 파일럿 라인을 구축할 것으로 전해졌다. 3위 업체인 오스람은 독일 웨이퍼 업체인 아쭈로(Azzurro)의 기술을 이전받아 2014년 양산에 돌입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4위 업체인 LG이노텍은 LG실트론과 함께 관련 양산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미국 조명 업체인 브릿지룩스의 LED 기술 자산을 인수한 일본 도시바의 경우 이미 GaN-on-Si 기반 LED 제품을 선보인 상태다.

다만 수율이 문제다. 사파이어보다 강도가 낮은 실리콘 위에서 질화갈륨을 성장시킬 경우 쉽게 깨져버리는 문제가 발생하는 탓에 도시바를 제외한 여러 LED 업체들이 양산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대표는 “GaN-on-Si와 관련된 원천특허는 서울반도체도 보유하고 있다”라며 “그러나 수율이 낮아 원가를 얼마나 낮출 수 있을 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그는 “LED 칩에서 생산 라인에서 차지하는 원가 비중은 40%인데, 패키지, 조명 완제품으로 보면 이보다 훨씬 낮아진다”라며 “수율 고려하면 오히려 원가가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TSMC도 이런 이유로 GaN-on-Si 공정을 포기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LED 시장을 잠식할 수도 있다는 우려에는 “OLED 업체들이 노이즈 마케팅을 굉장히 잘 했다”며 강한 어조로 말했다. 당분간 OLED가 LED를 대체하긴 힘들 것이라는 견해다. 그는 “(LED를 광원으로 쓰는) 55인치 LCD TV 가격이 550~600달러인데 OLED TV는 1만달러로 20배 차이가 난다”라며 “OLED가 전체 평판TV 시장에서 점유율 5%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5년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조명은 더욱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OLED 조명의 밝기(루멘)당 가격은 LED보다 10배는 비싸고, 밝기 자체도 떨어진다”라며 “수명이 짧은 문제도 있어 조명 시장에서 OLED는 가망이 없다”라고 말했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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