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창간특집-창조경제와 ICT②] 창조경제 간사 미래부 역할은?

채수웅 기자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올해 1월 15일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방송통신인 신년인사회. 행사 시작 이후 얼마되지 않아 여기저기서 탄식소리가 들렸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ICT를 미래창조과학부에 포함시키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ICT 업계와 방송통신위원회 공무원들은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2008년에는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며 정보통신부가 해체됐었다. 이후 방송통신위원회가 그 자리를 대체했지만 뿔뿔이 흩어진 ICT 정책기능 때문에 고전할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다시 정치권을 중심으로 ICT 통합부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됐고, 여야 대선 주자 모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었다. 하지만 결과는 미래창조과학부에 ICT가 편입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범 정부의 창조경제 핵심역할을 과학기술과 ICT가 해야 한다는 이유에서였다. 부처간 칸막이를 감안할 때 과학과 ICT를 한 곳에 모아야 했고, 그렇게 미래창조과학부가 탄생했다.

◆정부 주도 시대 끝…생태계 구축에 힘써야=논란이 많았고, 여전히 불완전하다는 평가가 많지만 미래창조과학부와 같은 성격의 부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조직에 대한 문제점 이전에 경제환경 변화에 따른 정부 거버넌스 역시 변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농경사회에서 산업화 시대로 변화하고 이제는 지식경제 시대에 접어들었다. 즉, 다양한 창조적 발상이 필요하고, 산업간 융합이 중요한 시대에서 미래부의 등장은 필연적인 수순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환경변화에 맞춰 조직을 만들더라도 그 조직이 생각대로 굴러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조직원인 공무원들의 마인드는 변화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미래부 역시 생태계 구축, 기업들이 활동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지 과거처럼 정부 주도형 전략을 세워서는 안된다고 조언한다.

이병기 서울대 교수는 “과거에는 정부가 시범적으로 하고 주도해왔다. 하지만 이제는 정부가 모두를 가르치고 이끌어가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정부는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고 전문성 가진 영역을 발굴하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국진 미래연구소 소장도 “미래부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 사실 조직측면에서 미래부는 불완전 하다. 구체적인 목표를 정하고 외부의 조언을 많이 수용해 정책을 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래부, 정보화 3.0을 주도하라=미래부의 역할 중 중요한 것은 바로 정보화 3.0 구현이다. 지식경제 사회에서 많은 기업, 벤처, 국민들이 창의력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인프라가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개방, 공유, 소통을 핵심으로 하는 정부 3.0 실현을 위해서는 시스템이 뒷받침 돼야 한다. 그리고 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는 네트워크 역시 필요하다. 창조경제가 정부, 산업, 사회로 확산되기 위해서는 정보화 3.0의 구현이 선행돼야 하는 것이다.

과거 진대제 정통부 장관은 광대역통합망(BcN) 구현에 집중했다. 이는 이후 벤처 르네상스의 토대가 됐다. 이제는 모바일 브로드밴드와 모바일 환경에 맞는 전자정부 구현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국진 소장은 “주파수 정책을 비롯해 미래부가 큰 비전을 갖고 있어야 한다. 정부가 실질적으로 갖고 있는 자산이 얼마 없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 해외 사례만 따라갈 것이 아니라 이제는 우리 환경에 맞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병기 서울대 교수도 “정부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제품이 나올 수 있는 인프라를 만들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스마트 정부 3.0을 구현하는 것이다. 협업도구, 모바일 트렌드 대응 등을 통해 누구나 사용하기 쉽고 공유, 협업이 가능한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창업 활성화…공공정보 개방 확대해야=미래창조과학부를 비롯해 범 정부 차원의 창조경제 실현 전략은 이달 말 발표될 예정이다. 200여개의 프로젝트가 제시되고 향후 5년간 목표를 향해 각 부처가 움직이게 된다. 창조경제의 주요 목표 중 하나는 일자리 창출, 특히 기존에는 없었던 창의적 일자리다.  

창의적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자금지원, 교육, 출구전략 마련 등도 필요하지만 창업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 바로 공공정보 개방을 확대해야 하는 것이다.

공공 데이터 개방으로 ‘서울버스’와 같은 앱이 등장할 수 있었다. 공공정보 개방이 확대되면 다양한 서비스가 등장할 수 있다. 이는 자연스럽게 벤처 창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병기 교수는 “창업하기 좋은 환경이란 창업에 필요한 요소를 제공하고 출구전략을 만들어 주는 것”이라며 “국가 안보를 제외하고 나머지 것들을 공개하게 되면 정부도 투명해지고 많은 기회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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