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퀄컴·삼성전자, 마이크로프로세서 시장서 AMD 눌렀다

한주엽 기자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퀄컴과 삼성전자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판매 확대에 힘입어 지난해 전 세계 마이크로프로세서(MPU) 시장에서 미국 AMD를 앞질렀다. AMD는 인텔을 제외하면 업계 유일의 PC용 CPU 공급업체다. 두 업체가 MPU 시장에서 AMD를 앞질렀다는 것은 PC의 성장세 둔화, 스마트폰의 대세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MPU란 컴퓨팅 시스템의 두뇌 역할을 하는 반도체를 의미한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에 탑재되는 모바일AP, PC의 중앙처리장치(CPU)가 MPU 범주에 속한다. MPU는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하는 분류이기도 하다.

21일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MPU 시장에서 46억64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무려 78%나 성장한 수치다. 점유율 순위는 2011년 4위에서 지난해 3위로 뛰어올랐다. IC인사이츠가 집계한 삼성전자의 MPU 매출은 애플의 ‘A 시리즈’ 모바일 AP 위탁생산 물량이 포함된 수치다. IC인사이츠는 “삼성전자 MPU 매출액 가운데 83%가 애플 프로세서 위탁생산으로 나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AMD는 PC 수요 축소로 CPU 판매량이 크게 줄었다. 이 회사의 지난해 MPU 매출액은 36억500만달러로 전년 대비 21%나 감소했다. 점유율 순위도 2위에서 4위로 내려앉았다. 동일한 설계구조(×86 아키텍처)의 PC 및 서버용 CPU를 판매하는 인텔은 여전히 ‘독보적 1위’ 지위를 지켰지만 매출액은 전년 대비 1% 감소한 368억9200만달러를 기록했다.

퀄컴도 크게 성장했다. 이 회사는 전년 대비 28% 성장한 53억2200만달러의 MPU 매출로 업계 2위를 차지했다. 퀄컴은 모뎀칩 시장의 지배력을 바탕으로 자사의 모바일 AP ‘스냅드래곤’ 판매를 매년 늘리고 있다. ARM 기반 AP를 공급하는 엔비디아,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브로드컴, 미디어텍도 지난해 10~20%의 매출액 성장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IC인사이츠는 “ARM 기술을 기반으로 모바일 AP를 공급하는 업체들이 성장세를 보인 반면, 인텔과 AMD처럼 ×86 아키텍처 기반의 CPU 공급하는 업체들은 시장점유율을 잃었다”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전 세계 MPU 시장 규모는 작년 대비 2% 늘어난 565억달러였다. 전체 반도체 소자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2%. 올해 MPU 시장은 작년 대비 10% 늘어난 620억달러 규모를 형성할 것이라고 IC인사이츠는 관측했다.
×86 계열의 PC 및 서버 MPU 매출은 올해도 줄어들겠지만 모바일 AP의 판매 확대가 이를 상쇄, 성장세를 이끌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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