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LTE-A로 튄 1.8GHz 불똥…KT - SKT·LGU+ 극한대립

채수웅 기자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주파수 할당 분쟁이 불똥이 엉뚱한 LTE-A(Long Term Evolution Advanced) 서비스로 튀었다. KT가 자사가 보유한 1.8GHz 인접대역 주파수의 조건부 할당 가능성이 높아지자 경쟁사의 주파수 광대역화 기술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KT의 주장은 공정경쟁을 위해 이동통신 3사가 LTE 주파수 광대역화 시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경쟁사들이 주파수부하분산기술(Multi Carrier, 이하 MC)나 주파수집성기술(Carrier Aggregation, 이하 CA) 등을 통해 LTE-A를 하겠다면 인접대역 1.8GHz 주파수에 대한 조건부 할당도 없애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SK텔레콤 LG유플러스는 KT가 전혀 별개의 사안을 묶어 공정경쟁을 저해하려 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KT, 조건 없는 1.8GHz 할당 안하려면 경쟁사도 LTE-A 중단해야=KT는 19일 SKT, LGU+ 등 경쟁사들이 현재 적용중인 MC, CA 등을 통해 선보일 LTE-A 서비스를 전면 중단해야 한다는 내용의 건의서를 정부에 제출했다.

SK텔레콤은 빠르면 이달 중 LTE-A를 도입할 예정이며 LG유플러스 하반기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LTE-A는 파편화된 주파수를 하나의 주파수 대역처럼 쓰게 해주는 기술이다. 주파수는 대역폭이 넓을 수록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다.

하지만 KT는 아직 LTE-A 도입 계획이 없다. 복수의 주파수 대역이 있어야 하는데 1.8GHz 대역에서만 서비스를 하고 있을 뿐 나머지 900MHz에서는 서비스를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KT가 경쟁사의 LTE-A를 걸고 넘어진 이유는 주파수 할당 문제 때문이다. KT가 서비스하고 있는 1.8GHz 대역에 인접한 15MHz폭의 경매 여부를 놓고 경쟁사들이 강하게 반대하며 조건부 할당 또는 경매 제외 등이 점쳐지고 있다.

KT가 이 대역을 가져갈 경우 인접대역에서의 광대역화가 가능해진다. LTE-A가 주파수 광대역화 기술이기는 하지만 물리적으로 붙어있는 주파수에 비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KT는 "광대역과 똑 같은 품질의 LTE-A 제공이 가능하면서 발목잡기 식으로 KT의 광대역 LTE 서비스를 지연시키고자 한다면, SKT와 LGU+ 역시 KT가 준비될 때까지 MC 적용을 즉각 중단하고 LTE-A 서비스 출시 일정도 미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SKT-LGU+, “KT가 엉뚱한 데서 생떼쓴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KT의 주장에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이미 확보한 900MHz 주파수를 활용할 생각은 하지 않고 1.8GHz 대역을 받아가기 위해 생떼를 쓰고 있다는 것이다.

경영상의 오판을 정책적 수혜로 만회하기 위한 속셈에 불과하다는 것이 SKT와 LGU+의 생각이다.

특히, SKT-LGU+는 KT가 900MHz 주파수를 활용하지 못하는 이유로 기술기준 개정 지연 및 RFID(무선인식전자태그), 무선전화기 등과의 전파간섭 문제 등을 들고 있지만 이 역시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SKT는 "KT가 지난 주 CA 서비스를 위해 미래부에 중요통신설비 설치승인(CA 적용 3000여 기지국)을 신청해 준비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며 "900MHz를 이용할 수 없다는 주장과는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SKT는 "자사의 경영상 판단 실수와 준비 미흡은 돌아보지 않고, 여러 통신업체, 제조사 등이 벌여온 수년간의 기술개발과 투자 노력을 정책적 수혜로 일거에 만회하려는 것에 불과하다"며 "KT는 준비 실패를 스스로 책임져야 하며 정부 정책을 통해 만회하려고 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 역시 "주파수 할당을 위한 심사과정에서 1위를 한 KT가 900MHz를 선택했다"며 "이미 정부와 KT는 RFID 및 무선전화기의 혼간섭 이슈를 인지하고 있었고 이를 클리어링 하기 위한 기술기준 개정 및 실무작업 등이 진행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LG유플러스는 "하지만 KT는 3년간 기지국 구축을 전혀 준비하고 있지 않다가 갑자기 지난해 하반기부터 RFID 혼간섭을 이유로 1.8GHz 인접대역 할당을 정부에 압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SKT와 LGU+는 오히려 KT 인접대역 요구에 대해 "주파수 할당만을 통해 두배의 속도를 누리는 과도한 특혜"라며 "인접대역 할당 문제를 기술개발과 혁신의 성과인 CA와 연계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KT를 비판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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