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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프라이즈 IT, 속도와의 전쟁②] 스토리지 업계, 플래시에 빠지다

이상일 기자

국내 엔터프라이즈 IT시장에서 ‘속도’가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기업이 IT를 통해 업무 효율성과 즉시성을 달성한다는 명제는 물론 과거에도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하지만 최근 기업환경 변화가 맞물려 속도 개선에 대한 기업들이 눈높이가 높아지고 있고. 여기에 IT업체들이 적극적으로 부응하면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고객 편의성의 제고, 신상품 출시와 같은 빠른 시장 대응력, 시장 트렌드를 읽어내야하는 빅데이터 분석의 문제 등 최근 제시되고 있는 대부분의 현안들도 결국은 물리적 개념의 속도에서 차별화가 시작된다.

 

<디지털데일리>는 IT시장에서‘속도’가 갖는 의미를 중심으로 최신 IT시장의 동향을 3회에 걸쳐 분석해 본다.<편집자  

 

<글싣는 순서>

 

[엔터프라이즈 IT, 속도와의 전쟁①] 금융권의 화두, 로우 레이턴시

[엔터프라이즈 IT, 속도와의 전쟁②] 스토리지 업계, 플래시에 빠지다

[엔터프라이즈 IT, 속도와의 전쟁③] 빅데이터 분석, 이기종 간 속도경쟁 본격화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기업용 IT시장에 불고 있는 ‘속도’ 경쟁은 지난 수년 간 이렇다 할 진화를 보여주지 못한 스토리지 시장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특히 최근 기존 HDD보다 월등한 속도를 자랑하는 플래시 기반 스토리지 제품이 연이어 소개되면서 이러한 속도 경쟁에 불을 붙이고 있는 형국이다.

 

스토리지 업계의 최근 화두는 누가 뭐라 해도 SSD에 기반한 플래시 스토리지다. 그동안 가격이슈때문에 시장 보급이 다소 늦었지만 엔터프라이즈 시스템에 SSD가 접목돼 빠른 업무 단축효과가 드러나면서 기업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국내에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사례를 들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개인별 보험비 산정 업무에 플래시 스토리지를 도입함으로써 기존 3∼4일 걸리던 산정 업무를 불과 6시간으로 단축하는 효과를 경험했다.

 

또한 IT담당자들의 영원한 고민 중 하나였던 배치작업에 있어서도 플래시 스토리지 도입은 배치작업을 빠르게 완료할 수 있게 해주는 고마운 존재로 부각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존 배치작업의 경우 담당자가 퇴근전에 실행하고 아침에 확인했던 시절부터 지금은 어플리케이션 도입을 통해 반나절에서 4시간 단위로 줄었다”며 “하지만 플래시 도입을 통해 1시간 내외로 배치작업을 완료하는 곳도 있을 정도로 확실한 효과를 보고 있다”고 전했다.

 

금융권에서도 플래시 스토리지에 대한 관심이 크다. 로우 레이턴시(저지연)이 화두인 자본시장 업계에서는 매매체결 시스템에 플래시 도입을 통해 체결속도를 단축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빠른 처리가 관건이 승인계 부분에 있어서도 기존의 인메모리 DB 위주의 시스템에 플래시 스토리지를 장착해 속도를 더욱 빠르게 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금융권 뿐만 아니라 시스템 속도 개선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고민중인 기업에게 플래시 스토리지 도입은 단기간에 체감 성능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HDD에 비해 높은 플래시 스토리지의 가격은 업계는 물론 기업이 넘어야할 산으로 부각되고 있다. 업계에선 수율 문제 때문에 HDD처럼 급격한 가격하락이 플래시 스토리지에서도 이뤄지는 것에 대해 부정적이다.

 

이처럼 플래시 스토리지의 가격이 내려가는 속도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업체들은 ‘중복제거기술’을 통한 데이터의 저장 효율성 강화를 통해 비용문제에 대응하고 있다. 중복제거는 단순하게 중복된 데이터를 하나로 단일화함으로서 데이터가 차지하는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기존에도 HDD 기반의 중복제거 기술은 보편화돼왔지만 HDD보다 가격이 비싼 플래시 스토리지로 무게의 추가 이동하는 경우 플래시 스토리지에 특화된 또 다른 중복제거 기술이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한편 중복제거 기술에서도 ‘속도’는 중요하다. 데이터가 스토리지로 이동하는 동시에 중복제거 기술이 적용돼야 시스템에 주는 부하를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데이터 이동의 속도를 보장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최근 방한한 퓨어스토리지의 제품 총괄 맷 킥스밀러 부사장은 “중복제거 기술은 데이터가 스토리지로 저장되기 전에 데이터 중복 여부를 파악해 필요데이터만 전송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플래시 스토리지가 기업 IT환경에 있어 ‘속도’를 개선시키는 주요 기술로 등장하고 있지만 아직은 비싼 가격탓에 전사로 확대되기에는 어려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업계에선 핵심 업무 및 즉시성이 필요한 시스템에 플래시를 도입하고 비핵심 업무에 HDD를 사용하는 것이 현재 기업 환경을 고려할 때 안정적인 도입방법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플래시 스토리지 관계자들은 “플래시를 한번 도입하면 이를 못잊을 것”이라고 얘기하고 있다. 그만큼 속도에 자신이 있다는 얘기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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