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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제대로 알고 비판하자①] 광고가 제일 뒤에 나오는 검색엔진?

심재석 기자
네이버가 위기다. 매출과 이익이 줄어서가 아니다. 대한민국에서 내로라하는 언론사들이 네이버에 대한 비판 기사를 잇달아 쏟아내고 있다. 특정 기업에 주류 언론들이 번갈아가며 십자포화를 퍼붓는 사례는 언론사(史)에서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기업과 사회를 위한 대한 건강한 비판이 아니라 무언가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고 의심스러울 정도다.
그렇다손 치더라도 비판이 사실에 기반해 있고, 합리적인 논거를 따르고 있다면, 그 비판은 정당하다. 그러나 <디지털데일리>는 일련의 비판 기사의 팩트(사실관계)가 진실과 다른 면이 많고, 반론이 충분히 담겨있지 않다고 판단한다.

이에 <디지털데일리>는 주류 언론사들이 제기해 논란이 되고 있는 몇 가지 문제에 대해 사실과 다른 부분이 무엇인지,  오해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살펴보기 위해 ‘네이버, 제대로 알고 비판하자’ 특별기획을 진행한다. <편집자주>

 

#1
네이버에 접속해 ‘꽃배달’을 검색해 보자. 화면에 보이는 모든 결과가 광고다. 광고는 총 15개다. 광고가 아닌 다른 검색 결과를 보기 위에서는 스크롤을 한참 내려야 한다.

#2
이번에는 구글에서 ‘꽃배달’을 검색해 보자. 검색 상단에 3개의 광고가 나타난다. 화면 오른쪽에도 8개의 광고가 포진해 있다. 구글에서는  스크롤을 내리지 않아도 광고가 아닌 몇 개의 검색 결과를 볼 수 있다.

네이버는 이 때문에 검색 결과보다 광고가 우선한다는 비판을 자주 받는다. 검색 결과를 보고 싶었는데, 광고만 나온다는 지적이다. 혹자는 “네이버는 검색엔진이 아닌 광고엔진”이라고 비난하기도 한다.

구글에도 적지 않은 광고가 나오지만, 네이버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광고가 적은 것이 사실이다. 네이버 검색 결과에서 보여지는 광고는 최대 15개다. 구글은 11개다.

모든 검색어에 15개의 광고가 붙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서울 꽃배달’은 15개의 광고가 나타나지만, ‘경상도 꽃배달’에는 광고가 3개밖에 없다.

네이버에서 15개의 광고가 뿌려지는 검색어는 전체 검색어의 2.5%다.  광고가 1개라도 붙는 키워드는 30% 정도다. 검색어의 70%에는 광고가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

특정 키워드에 광고가 더 많이 붙는 이유는 당연히 광고를 하고자 하는 사람이 많아서다. 광고 효과가 좋은 키워드임을 의미한다. 이는 곧 사람들이 광고를 많이 클릭하는 키워드임을 나타낸다.

검색어를 입력한 사용자가 업체를 찾는 경우가 대부분 이에 해당한다. 어버이날 부모님께 꽃배달하고 싶은 사람이 검색어로 ‘꽃배달’을 입력했을 때 나타나는 꽃배달 업체 광고는 광고일 뿐 아니라 곧 정보다. 이는 사용자에게 매우 유익하다.

NHN 한종호 정책이사는“만약 빅사이즈라는 키워드를 네이버에 입력하는 사람은 빅사이즈가 뭔지 궁금해서 검색하는 경우보다 빅사이즈 옷을 파는 업체를 알고 싶은 경우가 많다”면서 “광고로 인해 불편하다면 이용자들은 금방 떠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3
이번에는 네이버에 ‘상어’라고 입력해보자. TV프로그램 정보가 최상단에 나타난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드라마 ‘상어’ 때문이다. 그 아래는 뉴스, 블로그, 동영상, 이미지 등의 검색 결과가 이어진다. 검색 결과의 맨 아래를 보자. ‘파워링크’가 나타난다. 광고가 검색 결과의 제일 하단에 노출되는 것이다.

네이버는 왜 직접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광고를 제일 아래에 보여줄까? 매출에 관심이 없어서? 그럴리 없다.

현재 ‘상어’라고 검색한 사람들이 찾는 정보는 대부분 ‘건어물 가게’가 아니라 드라마에 대한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찾는 정보가 상단에 먼저 노출되는 알고리즘이 반영된 것이다. 이런 경우에는 설령 광고라 해도 우선순위가 뒤로 밀리게 된다.

이처럼 네이버 검색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광고도 다른 콘텐츠와 순위 경쟁을 한다는 점이다. ‘상어’라는 키워드를 구매한 광고주는 광고가 제일 상단에 나타나길 기대하겠지만, 이 때 건어물 가게 광고는 정보로서의 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결과가 나오는 것은 네이버가 컬렉션 별로 검색 결과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컬렉션이란 뉴스, 블로그, 지식iN, 동영상, 사진, 광고 등 콘텐츠의 종류를 말한다.

특히 네이버는 콘텐츠 자체의 중요도뿐 아니라 컬렉션도 랭킹을 결정하는 알고리즘을 보유하고 있다. 키워드 A는 뉴스 컬레션이 제일 먼저 나타나고, 키워드 B는 블로그 컬렉션이 먼저 나오기도 한다. C는 동영상이 먼저 나올 수도 있다. 네이버 측에 따르면, 이는 이용자의 검색 행태를 근거로 클릭 만족도를 분석해 ‘만족 클릭’만을 선별하고, 만족 클릭이 많은 컬렉션이 상위로 올라가도록 돼 있다.

검색어 ‘상어’의 경우 광고 컬렉션이 ‘TV 프로그램 정보’를 비롯한 다른 컬렉션보다 우선순위가 밀려서 맨 아래에 노출됐다는 것이다.

인터넷 업계 한 관계자는 “사용자에게 필요 없는 광고를 많이 보여주면 당장 매출은 올라갈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사용자 만족도가 떨어져 이용자들이 줄게 된다”면서 “네이버가 지난 수년 동안 광고수익을 계속 증가시키면서도 인터넷 검색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는 점에서 광고와 검색의 줄타기를 잘 하고 있다고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심재석 기자>sj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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