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와인물

AMD “HSA는 궁극진화형 컴퓨팅 모델, 인텔 엔비디아도 참여를”

한주엽 기자
- 필 로저스 AMD 선임연구원 & HSA 협회장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필 로저스 AMD 선임연구원이자 혼합기종 시스템 아키텍처(HSA, Heterogeneous System Architecture) 협회장은 “인텔과 엔비디아에 HSA 협회에 합류할 것을 요청했다”며 “두 업체의 참여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로저스 연구원은 23일 HSA의 면면을 소개하는 컨퍼런스콜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그는 25일(현지시각) 미국 스탠포드 대학에서 개최된 ‘핫칩스 2013’ 기조강연에 앞서 이러한 사실을 세계 기자들에게 알렸다. AMD를 주축으로 움직이는 HSA 협회가 (AMD의 직접적 경쟁사인) 인텔과 엔비디아의 합류를 요청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로저스는 “모두가 힘을 합쳐 HSA 표준을 정립한다면 산업계, 소프트웨어 개발자, 최종 사용자 모두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HSA는 다양한 기종이 혼합된 반도체 칩을 100% 활용하기 위한 소프트웨어 설계 도구, 혹은 방법론을 의미한다. 현재 대부분의 프로그래밍 모델과 툴은 중앙처리장치(CPU) 연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디지털신호처리장치(DSP) 등이 하나로 통합되는 혼합기종 칩이 ‘대세’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CPU 연산에만 의존하도록 설계된 소프트웨어는 하드웨어의 제 성능을 끌어내지 못한다는 의미다.

HSA 협회는 AMD를 주축으로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미디어텍, ARM, 이매지네이션 등 내로라하는 반도체 설계, 생산, 지적재산(IP) 업체들이 모여 지난해 6월 결성됐다. HSA의 중요성을 인지한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부문과 퀄컴도 이 단체에 합류했다.

HSA 협회의 역할은 ‘혼합기종 소프트웨어 생태계 확대’다. 보다 많은 프로그래머들이 더 쉽고 간편하게 혼합기종 칩의 제능력을 끌어내는 소프트웨어를 설계할 수 있도록 각종 툴과 방법론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혼합기종 칩의 성능을 100% 활용하는 소프트웨어가 많아진다면 이는 곧 CPU 및 GPU(AMD, ARM, 이매지네이션, 삼성전자, 미디어텍), DSP(TI) 업체들에게도 이익이라는 게 HSA의 설명이다.

독자 GPU 성능이 미진한 인텔은 이러한 HSA 기술 개발에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엔비디아의 경우 GPU 프로그래밍 언어로 자사 독자 기술인 ‘쿠다’를 내세우고 있지만 다른 GPU에는 사용할 수 없어 범용성이 떨어진다. ‘어렵다’는 단점도 있어 많은 개발자들이 쉽사리 접근할 수도 없다. 공개 언어인 오픈CL(Open Computing Language)은 범용성을 갖췄지만 이 역시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HSA 협회는 공개 언어인 오픈CL을 기반으로 쿠다 및 오픈GL 등과도 호환되는 고급 프로그래밍 언어를 개발해 프로그래머들이 혼합기종용 소프트웨어 설계를 쉽게 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이미 HSA는 중간 계층 언어인 HSAIL과 프로그래머 표준 설명서를 배포하고 있다. 로저스 연구원은 “C++ AMP와 오픈CL을 지원하는 볼트사의 병렬 프로그래밍 라이브러리를 제공해 개발을 용이하게 할 것”이라며 “향후 출시될 자바의 새 버전인 수마트라에는 HSA 파이널라이저가 기본 포함돼 자바 쪽 지원도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HSA는 아울러 CPU와 GPU가 메모리를 공유하고, 메모리 사용 방법을 통일하는 방법론을 핵심 과제로 선정, 개발하고 있다. 각 기종이 메모리 주소를 공유하면 데이터를 저장하고 꺼내오는 데 드는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날 로저스 연구원은 HSA를 활용한 얼굴인식 소프트웨어(Haar)를 돌려본 결과 성능이 250% 높아지고 전력소모량은 250% 감소한다는 테스트 결과를 공개했다. 클라우드 서버에서 비정형 텍스트 데이터 처리 성능은 580% 증가했고, 전력 소모는 500%나 감소했다고 그는 강조했다. 반면, HSA 볼트 라이브러리로 만든 프로그램 코드 라인 수는 오픈CL C, C++, C++ AMP 대비 절반 혹은 그 이하 수준으로 낮았다.

로저스 연구원은 “하나의 아키텍처로 스마트폰부터 슈퍼컴퓨터까지 확장 가능한 HSA는 컴퓨팅 업계가 지향해야할 성공 모델”이라며 “HSA의 초기 목표는 CPU와 GPU의 통합 사용이지만 이후로는 DSP 등 다른 가속 장치로 확장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한주엽 기자
webmaster@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