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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A2013] 생활가전 본고장 유럽을 점령하라 ②

이수환 기자

 

- 프리미엄과 중저가 동시에 공략해야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유럽 생활가전 시장 공략을 위해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오는 6일(현지시각)부터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IFA2013’을 통해 2015년 전 세계 생활가전 시장 1위 달성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유럽 생활가전 전체로 보면 친환경, 1인 가구 증가로 인한 소형 백색가전 활성화, 그리고 서유럽 시장 정체 및 동유럽의 성장으로 정리할 수 있다. 이 가운데 서유럽은 개인 주택경기의 회복세에 따라 대형 백색가전, 특히 양극화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여 프리미엄 생활가전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성장률이 높은 동유럽은 소형 백색가전과 함께 에어트리트먼트, 그러니까 에어컨과 같은 공조기가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GfK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6년까지 공조기 시장은 규모와 가치 측면에서 각각 4%, 7% 연평균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냉장고, 오븐 등 주방가전 주력=먼저 폴란드는 인원수별 가구 중 1인 가구가 가장 높은 지역이다. 지난 2006년부터 2010년까지 1인 구성 가구비율은 13.3%로 다른 구성인원 가구에 비해 가장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1인 가구에 적당한 흑색가전, 백색가전이 주목받고 있으며 이 가운데서도 소형 백색가전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폴란드 생활가전에서 주요 인기품목 판매 비중으로 드라이어나 고데기와 같은 헤어케어 제품이 1위를 차지했다. 그 다음으로 제모기기, 진공청소기, 냉장고, 식기세척기 순이다. 소형 백색가전 라인업이 빈약한 국내 업체 입장에서 주방가전에 힘을 쏟아야 하는 이유다.

또한 최근 폴란드에 들어서고 있는 신축건물의 주거공간은 주방이 거실과 트여있는 경우가 많아 공간활용도를 높이는 빌트인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는 대형과 소형 백색가전 시장점유율이 낮아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

이웃나라 체코는 어떨까. 시장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TV를 비롯해 냉장고, 세탁기 등 주요 제품을 삼성전자, LG전자가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중국 업체를 압도하고 있다. 품질에 있어서도 현지에서 한 수 위라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창홍이 체코, TCL이 폴란드에 공장을 세우는 등 중국 업체의 현지화 공세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어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생활수준 고려한 제품 라인업 구축=유럽발 경제위기 이후 동유럽은 생활가전 시장성장률이 꾸준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폴란드, 루마니아, 슬로바키아, 체코 등에서 낡은 생활가전을 교체하거나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진 것이 큰 이유다.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식기세척기, 건조기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조금 더 동쪽으로 움직여 우크라이나를 살피면 변화를 확실하게 느낄 수 있다. 경제위기로 인해 국제통화기금(IMF) 지원체제에 있지만 대형 백색가전 위주로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GfK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의 세탁기와 냉동고 매출액이 다른 생활가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이 가운데서 세탁기 판매대수로 LG전자가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5위에 그쳤지만 일렉트로룩스, 보쉬, 핫포인트 등과 큰 격차는 아니다.

우크라이나에서의 한국산 생활가전은 높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다. 2012년 10월 GfK와 마케팅조사업체 MMR에서 실시한 브랜드 선호도 조사에서 삼성전자가 1위, LG전자는 5위에 올랐다. 디자인과 기술력에서 인정받았고 사회공헌활동(CSR)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이 주효한 것으로 풀이된다.

러시아를 포함한 동유럽은 경기가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소형 백색가전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부작용으로 제품 가격의 하락과 시장 포화로 성장률은 2~4%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우리나라 업체가 동유럽 생활가전을 보다 효율적으로 공략하기 위해서는 프리미엄과 중저가 모델을 동시에 내놓는 ‘투트랙’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 더 덧붙이면 이들 지역에서의 전력소비량 증가로 인해 에너지 절감 기능에 대한 요구가 강해지겠지만 문화, 경제 등이 나라별로 차이가 있으므로 정서를 고려한 제품 라인업 구축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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