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업계 첫 인덕턴스 데이터컨버터 기반 센싱 솔루션 TI LDC1000

한주엽 기자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는 17일 전기가 통하는 도체(은, 구리, 알루미늄 등)의 위치, 모션, 구도를 측정할 수 있는 아날로그-디지털 데이터 컨버터 LDC 시리즈(모델명 LDC1000)를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이 제품은 다양한 산업 제품에 탑재될 수 있고, 저렴한 비용으로 고성능의 센싱 정보를 얻어낼 수 있다고 TI 측은 설명했다.

LDC는 인덕턴스(inductance) 방식으로 센싱 정보를 제공한다. LDC 칩과 연결되는 코일, 혹은 스프링에 전류를 흘리면 그 주변에는 자기장이 생긴다. 이 주변으로 도체가 다가오면 자기장에 변화가 생기는데, 그 정도를 측정해 도체의 위치 혹은 모션 등을 측정하는 것이다. TI 측은 아날로그-디지털 데이터 컨버터에 인덕턴스 방식이 적용된 센싱 솔루션이 출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도체의 기계적 움직임을 측정할 수 있기 때문에 적용 분야는 매우 다양하다. 예컨대 냉장고의 문이 제대로 닫혔는지, 닫혔다면 얼마나 꽉 닫혔는지를 LDC를 통해 측정할 수 있다. LDC 칩은 코일 혹은 스프링과 전선 하나로 연결돼 1미터 이상 떨어진 곳에서도 작동한다. 이 덕에 차량 엔진 내부 등 매우 열악한 환경에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TI의 설명이다.

회사 측은 자석을 이용하는 홀(HALL) 센서와 빛의 변화를 활용하는 옵티컬 센서 대비 높은 신뢰성, 저렴한 비용, 고성능, 저전력 특성을 갖춰 기존 센싱 솔루션을 대체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LDC1000의 가격은 1000개 수량 기준 2.95달러다. 내년 상반기에는 신뢰성을 높인 차량용 버전을 출시할 예정이다. 16핀 4X5mm SON 패키지로 제공된다.

16일 존 볼드윈 TI 센서 신호 경로 제품군 매니저는 국내 기자들을 대상으로 LDC의 면면을 소개하는 브리핑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공개된 LDC의 세부 사항을 아래 소개해본다.


LDC는 완전히 새로운 센싱 솔루션이다. 기존 센싱 솔루션 대비 성능과 신뢰성이 높고 전력을 적게 쓴다. 가격 또한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산업용 기기, 차량, 소비자가전, 의료, 모바일 등 매우 다양한 분야의 제품에 적용될 수 있다.


LDC는 버튼이 눌러졌는지를 확인하는 기초적인 센싱부터 차량 엔진 속 등 매우 열악한 환경에도 적용될 수 있다. 자석을 사용해야 하는 홀 센서와는 달리 코일이나 스프링만 있으면 되기 때문에 친환경적이다. 코일과 LDC 칩은 전선으로 연결돼 1미터 가량 떨어뜨려놔도 작동 가능하다. 이 같은 특징은 시스템 설계의 유연성을 제공한다.

기존 센싱 솔루션이 많다. ON/OFF를 측정할 수 있는 OHMIC는 굉장히 저렴하다. 주로 키보드에 탑재된다. 그러나 중간에 오염물이 끼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단점이 있다. 압력 감지 센서인 FSR은 멀리 떨어지면 센싱이 불가능하다는 단점이 있다. 옵티컬이나 초음파 센서는 정교한 센싱이 가능하지만 가격이 비싸고 전력 소모량이 많다. 또 오염이 많은 환경에선 고장이 잘 난다.

정전용량(Capacitive) 센서 역시 정교한 센싱이 가능하지만 물에 약하다. 자석, 그리고 자기장을 이용하는 홀(HALL) 센서는 여러 센싱 솔루션 가운데 가장 앞서있다. LDC의 최대 경쟁 솔루션도 바로 홀 센서다. 홀 센서의 핵심은 바로 자석. 정교한 센싱을 위해서는 좀 더 비싼 자석이 필요한 데, LDC는 자석이 필요 없다는 게 핵심이다. 홀 센서는 자석을 이용하기 때문에 센서와 자석 간 거리도 짧아야 한다. 이는 설계의 유연성을 해친다. LDC는 코일과 1미터 거리까지 떨어져도 정상 작동한다.

LDC의 작동원리는 이렇다. LDC 아날로그 디지털 컨버터 칩과 센싱을 담당하는 코일이 한묶음이다. 일반 스프링이나 은박 포장지(Pressed foil), 전기가 통하는 잉크 등을 코일 대신 사용할 수 있다. 코일에 전류를 흘리면 코일과 비슷한 지름의 자기장이 생긴다. 전도성 물체가 코일과 가까워지면 자기장에 변화(전도 대상이 전기를 뺏어가는 현상)가 생긴다. LDC는 이 손실 정도를 측정하는 것이다.

LDC 칩은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수 있도록 5kHz~5MHz의 발진 주파수(Oscillation frequency)를 지원한다. 인덕턴스 측정은 24비트로, 전류 손실률 측정인은16비트로 한다. 전류값은 1.7mA, 지원 전압은 5V다.

코일을 사용한 LDC로 강철 합금의 거리를 측정해본 결과다. 가로축은 거리, 세로축은 정확도다. 코일과 강철 합금 사이의 거리는 0.8mm에서 정확도는 0.25마이크로미터였다. 이 같은 정확도는 옵티컬 센서와 맞먹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센서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일단 도체와 코일간의 거리를 잴 수 있다. 코일을 두 개 배치한다면 도체가 움직이는 각도 역시 측정 가능하다.

도체가 코일 앞으로 지나가는 모션도 측정할 수 있다. 코일을 두 개 배치한다면 왔다갔다, 두 가지를 모두 측정할 수 있다. 초점거리에 따라 경통의 길이가 변하는 DSLR 카메라 렌즈 등에 이 같은 센싱 솔루션을 적용할 수 있다.

코일 앞에서 도체가 회전하는 모션도 센싱 가능하다. 코일 3개를 넣으면 도체가 회전할 때의 절대값을 알아내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를 보정하는 기능도 넣을 수 있다.

코일 위로 톱니가 지나갈 때, 혹은 마주보며 돌아갈 때의 움직임을 측정할 수 있다. 코일 위로 톱니가 지나갈 때는 톱니의 수도 측정할 수 있다. 톱니의 수를 측정하는 건 파인 곳과 파이지 않은 곳의 거리를 재는 것이다. 자기성만을 측정하는 홀 센서는 이것이 불가능하다.

스프링도 센서로 사용 가능하다. 의자 스프링에 LDC를 붙이면 앉은 사람의 몸무게가 얼마인 지 알 수 있다. 병원 침대에 사용하면 스프링의 움직임으로 환자가 제대로 숨을 쉬고 있는 지 측정 가능하다. 전류 손실값과 인덕턴스를 동시 측정하기 때문에 (사전에 그 값을 정의해둔다면) 인접한 도체가 금속인지도 알 수 있다. 금속마다 특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예컨대 여러 종류의 동전을 한꺼번에 쏟아넣어도 이를 구분해낼 수 있다. 아이디어를 짜내면 위폐 감별도 가능하다. 지폐의 두께는 일정하기 때문에 금속 판 사이로 지폐를 통과시켰을 때 판 사이의 거리를 측정하면 위조 지폐인지 확인할 수 있다.

TI는 LDC1000을 고객사가 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레퍼런스 보드인 LDC1000EVM을 출시했다. TI의 웹벤치 디자인툴을 사용할 수 있다. 가격은 29달러다. LDC1000과 LDC1000EVM은 이미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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