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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지않은 벙커형데이터센터 구축, “환경 변화에 대한 고민 필요”

이상일 기자

- 전력 및 네트워크 비용 추가 소요, 비용효율적 선택 중요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탄광이나 동굴이 일정한 낮은 온도로 데이터센터 냉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미국 데이터센터 구축 업체인 아이포트리스의 제리 라이언(Jerry Lyons) CEO<사진>는 최근 국내에서 검토되고 있는 벙커형 데이터센터 구축에 있어 특수한 환경과 비용효율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국내에서는 그동안 생소했던 벙커형 데이터센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안전행정부가 충남 공주에 백업센터 구축 계획을 수립 중으로 이 백업센터는 벙커형 데이터센터로 지어질 예정이다.

 

또 금융권에서도 금융당국과 각 은행을 중심으로 은행 공동 백업센터를 벙커형으로 구축하는 방안이 모색되고 있는 등 2015년을 전후해 국내 데이터센터 구축의 다변화를 이끌어낼 것으로 전망된다.

 

벙커형 데이터센터는 외부에서의 물리적 공격 및 사람의 출입통제를 강화해 데이터센터의 안정성을 보다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따라서 탄광이나 동굴 등 굴착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장소가 구축 예정지로 떠오르고 있다.

 

다만 국내의 경우 아직 벙커형 데이터센터 구축 경험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따라서 다양한 외국 사례와 우리 환경에 맞는 구축 방법론이 적용돼야 한다.

 

국내에선 코오롱과 아이포트리스의 합작법인인 코오롱아이포트리스를 통해 시장에 접근하고 있는 이 회사는 골드만삭스의 벙커형 데이터센터 구축 경험을 가지고 있다.

 

특히 아이포트리스는 벙커형 데이터센터에 대해 장소보다는 데이터센터 본연의 기능에 충실한 설계가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제리 라이언 CEO는 “서버 등 IT장비는 외부환경에 민감하다. 특히 지하와 같이 한정된 공간에서 시스템을 운영할 경우 확장 가능성과 외부 공사시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상과는 다른 환경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동굴과 탄광은 공기에 습기가 섞여 있고 바닥에 물이 흐르고 먼지가 나는 등 환경 자체로는 조건이 좋지 않다. 물론 이는 지상에서도 흔히 있을 수 있지만 동굴과 탄광 안에선 더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

 

제리 라이언 CEO는 “동굴이나 탄광이 낮은 온도가 일정하게 유지된다는 장점이 있지만 축축한 벽면에 페인트를 칠하는 등 사람의 손이 닿는 순간 온도를 유지하는 자연의 효과가 없어져 버린다”고 지적했다. 또 “서버에서 발생하는 열도 동굴안의 온도에 영향을 미쳐 외기를 이용한 공조가 어렵다”고 덧붙였다.

 

또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필수조건인 ▲비용 ▲전력 ▲네트워크를 놓고 봤을 때 전력과 네트워크에 약점을 가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탄광이나 동굴은 전력과 네트워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경우가 많아 여기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경우 전력과 네트워크를 끌어오는데 비용이 소용된다. 따라서 이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탄광이나 동굴에 지어지는 벙커형 데이터센터는 보안에 강점을 가진다는 면에선 긍정적이다. 폐광이나 동굴은 출입구가 두 개 이상 있는 경우가 없어 물리적 방어에 유리하고 장소가 노출되지 않아 보안이 중요한 데이터센터의 경우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아이포트리스는 미국의 각 정부부처 통합 벙커형 데이터센터 구축 작업을 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9.11 테러 이후 각 행정부처들의 데이터센터가 재난에 대비한 요건을 갖출 것을 법으로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모처에 120미터 깊이의 지하에 10만 평방미터 면적을 활용한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있다. 이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제리 라이언 CEO는 “3년에서 5년에 걸쳐 이 공간에 300 평방미터짜리 모듈형 데이터센터를 60개에서 100개를 짓게 될 예정”이라며 “공간은 같이 쓰되 시스템은 각자 운영하는 컨셉”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는 국내의 경우도 적용이 가능하다는 게 제리 라이언 CEO의 조언이다.

 

그는 “미국의 정부부처들도 공동 시스템을 사용하는데 부담을 가지고 있다”며 “동굴이라는 공간은 같이 쓰되 데이터센터는 모듈형으로 독립시켜 따로 사용하는 것으로 한국의 경우 데이터센터를 공유하는데 보수적인 금융권에서도 이러한 방식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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