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IT

금융 구조조정 한파속… PI시스템 고도화 ‘분출’ 될까

박기록 기자

[진단/금융IT] 금융권 구조조정, PI시스템의 역할 (上)

 

[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극심한 실적하락으로 내년 금융권의 IT투자 위축이 우려되고 있지만 한편으론 향후 1~2년간 PI(프로세스 혁신) 투자에 대한 기대감은 상대적으로 높게 형성되고 있다.

 

금융권 전 분야에 걸친 구조조정과 함께 업무 프로세스 혁신을 통한 비용절감 요구가 결국 PI시스템에 대한 고도화로 분출될 것이란 예상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금융권 PI/BPR 분야는 지난 97년말 IMF사태 발생이후 금융권 구조조정 과정에서 시작해 지금까지 다양한 형태로 진화해왔다. 처음에는 가급적 PI의 역할이 창구 인력을 대신하는 차원에서 시도됐지만 최근 2~3년 전부터는 모바일 기반의 업무 프로세스가 확장되면서 업무 효율성과 함께 새로운 수익 창출에도 포커스가 맞춰지고 있다.

 

한편 최근에는 금융권의 보안 위협이 크게 확산되고 있는데, 이것도 PI의 고도화를 추진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다만 금융권의 PI프로젝트는 기존과는 달리 다양한 형태로 확장되고 있다.

 

과거에는 주로 수백억원이 소요됐던 BPR(Business Process Innovation)을 의미했다면 현재는 페이퍼리스(Paperless), 스마트 브랜치(Smart Branch), ODS(Outdoor Sales) 등으로 세분화되고 있고, 추구하는 목적도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국내 금융권의 PI시스템 투자 현황과 역할을 중심으로 2회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
 
◆소리없는 구조조정, PI 역할 주목 = 구조조정의 과정은 혼미하지만 그 절차가 완료되면 프로세스 혁신(PI)이 불가피하게된다. 

 

올해 국내 은행권에서는 수백억원대가 투입되는 대형 PI 프로젝트는 없었다.‘포스트 차세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기업은행이 스캐너 장비 도입과 서류관리 업무 프로세스를 재구축하기위한 BPR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외환은행이 G2G로 명명된 PI사업을 올해 진행한 바 있다.

 

다만 은행권에서는 내년 우리은행 매각에 따른 IT통합 이슈를 비롯해 하나-외환은행의 IT조기 통합 가능성 등으로 PI 고도화 사업이 진행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대규모의 IT통합은 후속으로 업무 프로세스 통합으로 이어지게된다는 점에서 그렇다.
 

앞서 경남은행은 올해 초 차세대시스템과 PI, e뱅킹 프로젝트를 포함 1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다만 경남은행의 경우 매각 이슈가 겹쳐있어 프로젝트 추진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이와함께 대규모 PI프로젝트는 없었지만 페이퍼리스, ODS, 스마트 브랜치 등 PI범주에서 봐야할 혁신 사업들은 존재한다. 페이퍼리스의 경우, 이미 금융당국이 오는 2015년까지 종이문서를 50%이하로 줄일 것을 권고하면서 비교적 활발하게 관련 장비 도입이 이뤄지고 있다.

 국민은행은 앞서 100억원을 투입해 2011년부터 전자문서화를 위한 ‘그린뱅크’화 사업을 올해도 연속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다.  앞서 우체국금융은 지난해 9월, 전국 2800개 우체국에 창구 페이퍼리스 시스템을 적용함으로써 전표 및 장표류, 신분증 사본 등을 종이 출력없이 전자문서로 보관하는 체제를 갖췄다.

 

◆포터블뱅킹 - ODS, 잠재력 폭발할까 = 포터블뱅킹(Portable Banking) 장비를 활용해 ‘직접 찾아가는 금융서비스(ODS)’가 현재 금융권에서는 가장 관심을 받고 있다.

 

은행권의 경우 기업은행과 농협, 신한은행 등에서 시범적으로 선보인 포터블뱅킹 서비스가 기존 오프라인 채널의 생산성에 어느정도 부합할 수 있을 것인지가 관건인데, 아직까지는  ‘좀 더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포터블 브랜치를 금융회사의 우수 고객을 대상으로 한 PB(프라이빗뱅킹)용으로 활용할 것인지 아니면 산간 오지나 피서철의 이동 점포의 대체재로 활용할 것인지에 아직 뚜렷한 방향성이 제시되지는 않고 있으나 어떤 식으로든 방향성이 결정된다면 시장 수요의 잠재력은 높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부터 ODS를 강화하고 있는 증권업계의 행보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권업계는 증시침체의 여파로 실적이 악화되면서 이미 올해 상반기부터 삼성증권, 우리투자증권 등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인원감축 및 점포정리에 착수했다.

 

증권업계의 상시 구조조정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이제는 업황의 변화에 따른 탄력적인 변화보다는 아예 ODS와 같이 IT를 활용한 비용절감형의 새로운 채널 모델을 모색하고 있는 듯 하다. 점포정리에 따른 채널 공백을 완화하기위한 방편으로 태블릿PC를 활용한 ODS 모델은 증권업계 내부적으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앞서 금융 당국은 그동안 ‘불완전판매’의 위험성과 증권업계간 과열경쟁의 우려때문에 허용하지 않았던 모바일 증권계좌 서비스를 허용한 바 있다.  

 

그러나 올해 3월 공정거래위원회가 증권사의 ODS가 방문판매법 적용 대상이라는 유권해석을 내놓으면서 확산이 다소 주춤한 상황이다. 현재로선 방판법의 예외적용을 받아 방문을 통해 계좌개설만 하는 정도의 서비스에 그치고 있다.

 

따라서 ODS를 통해 파생상품 판매 등 증권 점포를 대체할만큼의 핵심 모델로 발전하기위해서는 모바일 환경에서 취급이 가능한 업무가 기존보다 크게 확장돼야하는데 이를 위한 방문판매법 개정안이 되진않는다면 현실적으로 쉽지않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라고 하더라도 점포축소에 따른 보완재로서 ODS는 충분히 가치를 부여할만하다는 게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한편 기존의 오프라인 점포형태를 띠지만 최첨단 IT장비를 통해 고객에게 셀프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동시에 점포 운영인력을 최소화한 \'스마트 브랜치\'는 은행권에서 이미 1~2년전부터 다양한 모델이 선보였다.

하지만 올해는 \'스마트 브랜치\'에 대한 수익성(ROI)이 의문시되면서 전반적으로 확산세가 주춤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아직까지는 은행 홍보 차원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스마트 브랜치는 언제든지 비즈니스 모델의 수정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최근 제기되고 있는 수익성 모델 논란은 어디까지나 제한적일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어디까지나 스마트 브랜치의 핵심이 ‘셀프 금융서비스’에 맞춰지고 있는 만큼 그에 부합하는 PI 혁신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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