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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끝낸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시동거나

박기록 기자

[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이달 초 그룹 사장단및 임원인사를 단행한 삼성이 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고 있는 모습이다.

이건희 회장 이후를 대비한 삼성의 3세 경영구조 개편은 이미 시장이 예민하게 주시해왔던 핵심 관심사. 하지만 제도적 한계와 지배구조 개편에 따른 막대한 비용 등 그룹 내부의 사정 등이 복잡하게 얽혀있어 구체적인 방법론은 여전히 베일에 쌓여있다.

다만 크게 보면 삼성에버랜드를 정점으로 삼성생명, 삼성전자로 이어지는 기존 순환출자 구도에 어떤 변화를 줄 것인지 또는 제조, 금융 등 다양한 형태의 지주회사 방식으로 그룹을 분할시킬 것인지 여전히 시나리오만 무성한 상황이다 .

이런 가운데 삼성생명이 지난 13일 공시를 통해 삼성카드 지분 5.81%(739만6988주)을 취득했다고 밝혀 시장의 주목을 끌었다.


삼성생명은 주당 3만5700원씩 총 2641억원을 투입해 삼성전자(37.45%) 보유분을 제외한 기존 삼성전기, 삼성물산, 삼성중공업이 보유했던 삼성카드 지분을 모두 사들였다. 계열사별로 흩어져있던 삼성카드 지분이 삼성생명으로 집중되는 모양새다. 앞서 삼성생명은 기존 삼성카드 지분 28.02%를 소유하고 있었기때문에 이번 추가 지분 5.81% 확보로 보유지분 비율이 34%대로 늘어나게 됐다.

◆지주사 방식, 지배구조 개편 시나리오? = 물론 삼성카드의 최대주주는 여전히 삼성전자이고, 삼성생명은 이번에 지분이 더 늘어났을 뿐 기존처럼 2대 주주 지위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현행 금융지주회사법상 상장회사 지분율이 30%를 넘기면 자회사로 편입해야하기때문에 이 수치가 가지는 의미는 적지않다.

삼성생명측은 이번 삼성카드 지분인수에 대해 단순히 ‘장기투자의 목적’이라고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시장 일각에선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금융부문을 지주회사로 묶는 금융지주회사 전환 시나리오의 첫 단계로 해석하고 있다.

그룹 지배구조 개편에서 핵심적인 역할이 예상되는 삼성생명이 삼성카드에 이어 추가로 삼성증권과 삼성화재 등 삼성그룹내 타 금융 계열사의 지분도 확보하게 될 것이란 전망도 이 때문이다.

다만 일반적인 금융지주회사라기 보다는 기존 삼성에버랜드에서부터 시작되는 순환출자 구도의 큰 틀은 그대로 유지하되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금융부문은 지주회사로 묶어놓는 \'중간금융지주회사\' 방식이 상대적으로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계열사 지분 정비 가속화 = 향후 삼성전자가 보유한 삼성카드 지분까지 삼성생명이 모두 인수한다면 다른 해석이 가능하겠지만 아직은 삼성측이 전격적인 지주사 방식의 그룹분할 시나리오 보다는 기존 순환출자 구조를 정비하는 수준에서 제한적으로 움직일 것이란 관측이 유효해 보인다.


중간금융지주회사제도는 제조부문 지주회사 전환시 금융계열사의 지분을 매각하지 않아도되는 장점이 있어 재계가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다만 이 제도는 아직 법개정이 완전하게 완료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최소한이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한편 앞서 지난 13일 삼성물산도 삼성SDI가 보유하고 있는 삼성엔지니어링 지분 5.09%(203만6966주)를 주당 5만5500원씩 장내취득했다고 밝혀 역시 지배구조 개편의 관점에서 주목을 끌었다.


이번 지분인수로 삼성물산의 삼성엔지니어링 지분은 기존 2.72%에서 7.81%로 크게 놓아졌으며, 그룹내 건설부문 사업 구조조정과 통합을 핵심으로 하는 두 회사의 합병설은 여전히 유효해 보인다.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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