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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성 인텔코리아 사장 “아톰 Z3000, 태블릿 양강(삼성-애플) 구도 깰 것”

한주엽 기자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현재 태블릿 시장은 두 개 기업(삼성, 애플)이 장악하고 있습니다. 인텔은 아톰 Z3000 프로세서로 더 많은 기업들이 보다 더 다양한 태블릿을 출시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고, 이는 곧 소비자들의 ‘선택 폭’을 넓혀줄 것입니다.”

이희성 인텔코리아 사장은 17일 오전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아톰 Z3000 출시 발표회에서 이렇게 설명했다. 아톰 Z3000은 개발 코드명 ‘베이트레일’로 알려진 인텔의 신규 프로세서다. 베이트레일은 성능에 따라 코드명이 T와 M, D로 구분된다. T는 태블릿과 2-in-1 등에, M(펜티엄 브랜드)은 노트북, D(셀러론 브랜드)는 데스크톱PC에 탑재된다.

인텔이 밀고 있는 제품은 바로 베이트레일T다. 시스템온칩(SoC) 형태의 이 칩은 22나노 3D 핀펫 공정(인텔 기술명 3D 트라이게이트)으로 생산되며 쿼드코어, 혹은 듀얼코어로 제공된다. 인텔 측은 실버몬트 아키텍처가 적용된 베이트레일T가 이전 세대 제품(코드명 솔트웰)과 비교해 중앙처리장치(CPU) 코어 성능은 2배, 그래픽처리장치(GPU) 성능은 3배 높고 소비전력은 5분의 1 수준으로 낮다고 설명했다. 버스트 테크놀로지 2.0이 적용돼, 필요할 때만 기본 주파수보다 높은 주파수로 작동한다. CPU, GPU, 카메라 등 SoC 내에 적용된 각종 설계자산(IP) 블록은 전력 사용을 공유하는 형태여서 전력 사용 효율성은 높다.


베이트레일T의 출시는 여러 의미를 가지고 있다. 첫 번째는 ARM에 대한 도전이다. 태블릿 프로세서 시장은 ARM 코어 기반 AP들이 장악하고 있다. 인텔은 베이트레일T를 통해 자사 x86 아키텍처를 확산시킨다는 방침이다. 두 번째는 PC 제조업체들의 태블릿 시장 진입이다. 인텔이 아톰 Z3000 시리즈를 발표하자 주요 PC 업체들이 태블릿 신제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선택 폭’을 넓혀준다는 이 사장의 발언은 이러한 움직임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이희성 사장은 자사 x86 실버몬트 아키텍처가 적용된 베이트레일T와 ARM 코어 기반의 퀄컴 스냅드래곤 800, 엔비디아 테그라4와의 성능 비교 수치(안드로이드 OS, 모바일XPRT2013 벤치마크 결과)도 공개했다. 이전 세대 아톰(코드명 클로버트레일+)의 성능을 1로 놓고 봤을 때 스냅드래곤 800은 1.14, 테그라4는 1.28였지만 베이트레일T 코드명의 쿼드코어 아톰 Z3770은 이 수치가 1.70으로 가장 높았다.

베이트레일T는 윈도와 안드로이드 OS를 동시 지원하는 것도 특징이다. 이 사장은 “아톰 Z3000은 다양한 폼팩터, 다양한 OS를 지원한다”라며 “이제까지 소비자들은 한정된 태블릿(갤럭시, 아이패드) 만을 선택할 수 있었지만 아톰 Z3000 시리즈 출시로 보다 많은 태블릿 제품군을 만나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인텔코리아는 베이트레일T를 탑재한 에이수스 태블릿 T100, 에이서 아이코니아 W4, 레노버 MIXX2을 전시했다. 지용호 인텔코리아 상무는 “(베이트레일T 탑재 태블릿은) 삼성전자와는 협력을 진행 중에 있고 LG전자는 조만간 제품이 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텔은 내년 글로벌 프로젝트로 ‘4X 태블릿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다.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달 21일(현지시각) 개최된 연례 투자 설명회에서 “내년 태블릿에 탑재되는 아톰 SoC의 출하량은 올해보다 4배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4X 태블릿 캠페인은 이러한 전망 혹은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인 셈이다.

이희성 사장은 “내년 1분기에는 안드로이도 OS 기반의 베이트레일T 탑재 태블릿이 출시되고, 64비트 베이트레일도 선보여질 것”이라며 “국내 제조업체로 공급되는 베이트레일T 칩의 내년 출하량 역시 4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인텔이 태블릿 등 모바일 시장에 주력하는 이유는 PC 산업이 쇠퇴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데스크톱 및 노트북과 같은 전통적 형태의 PC 출하량은 3억310만대로 전년 대비 11%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내년에도 출하량이 7%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태블릿 출하량은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올해 태블릿 출하량은 1억8443만대로 전년 대비 53% 성장, 내년에도 43%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가트너는 보고 있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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