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정조준한 일렉트로룩스, 동부대우와 협력 강화
- 국내 대형 백색가전 시장에 초점
- OEM 형태로 제품 공급받아 판매 확대에 나설 전망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스웨덴 생활가전 업체 일렉트로룩스가 동부대우전자와의 협력을 통해 국내 대형 백색가전을 적극적으로 두드린다. 일렉트로룩스는 세계적인 종합생활가전 브랜드이지만 국내에서는 진공청소기와 커피메이커, 다리미, 블렌더, 전기주전자 위주의 소형 생활가전에 매진해왔다.
진공청소기 분야에서는 오랫동안 시장을 두드렸고 핸디형이나 코드리스와 같은 틈새시장에서 나름대로 선전했다. 삼성전자, LG전자를 제외하고 해외 업체 가운데 가장 높은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을 정도다.
이와 달리 냉장고, 세탁기와 같은 대형 백색가전에서는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국내 업체가 90% 이상의 시장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대응하지 않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최근에는 상황이 꽤 달라졌다. 삼성전자, LG전자가 오는 2015년 전 세계 생활가전 시장 1위 달성을 위해 유럽을 공략하고 있을 때 이들 업체의 본사가 위치한 한국에 역공을 가하는 모양새다. 여기에 프리미엄 생활가전 시장이 활성화된 것도 이유 가운데 하나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일렉트로룩스는 동부대우전자로부터 냉장고, 세탁기 등 대형 백색가전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으로 공급받아 국내에 판매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렉트로룩스가 동부대우전자에서 OEM 형태로 제품을 공급받아 국내에 판매할 것으로 안다”며 “공장이 광주에 위치해있어 물류비, 생산비 등에서 이점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동부대우전자 관계자도 “일렉트로룩스에는 그 동안 OEM으로 제품을 공급해왔다”며 “제공한 냉장고, 세탁기 등을 국내에 판매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국내 대형 백색가전 시장에 본격적으로 출사표를 던진 것이나 다름없다. 이는 삼성전자, LG전자와 직접적인 경쟁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일렉트로룩스의 움직임은 여러 의미를 가진다. 첫 번째는 시장성이다. 국내 업체 일색이던 대형 백색가전이 프리미엄으로 이동하고 있고 수익성이 높아지면서 외국계 업체가 사업을 펼치기에 적당한 조건이 마련됐다.
두 번째는 타이밍. 일렉트로룩스코리아의 매출은 2010년 353억원, 2011년 441억원, 2012년 584억원으로 계속해서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작년 영업이익은 65억원으로 이익률이 낮은 생활가전 분야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상당한 수준이다. 대형 백색가전 시장에서 연착륙이 이뤄지면 상당한 수익을 기대해 볼 수 있다. 브랜드 인지도, 상품성, 가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내부적으로 판단한 것으로 봐야 한다.
이와 함께 일렉트로룩스는 국내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는 진공청소기 시장도 지속적으로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올해부터는 산하 브랜드인 아에게(AEG) 마케팅도 강화할 것으로 전해졌다. 대형 백색가전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둘 경우 자누시, 프리지데어와 같은 다른 산하 브랜드 도입도 조심스럽게 고려해 볼만하다. 물론 당분간은 일렉트로룩스 브랜드로 일관성 있게 사업을 진행할 가능성이 더 높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규모로 보면 한국이 결코 크다고 말하기 어렵지만 프리미엄과 틈새시장은 나름대로 시장성이 있다”며 “외국 생활가전 업체가 오랫동안 진공청소기, 소형 생활가전에서 쌓아온 브랜드 이미지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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