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도 먼저 맞는게”…이통3사 영업정지 순번 눈치싸움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이동통신 3사에 대한 영업정지가 임박한 가운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이통사들의 눈치작전이 치열하다.
이동통신 3사는 3일 SK텔레콤을 마지막으로 영업정지 처분과 관련해 미래창조과학부에 의견서를 제출했다. 업계에 따르면 이통3사는 미래부에 영업정지와 관련해 선처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이통사들은 시장과열 책임을 회피하는 한편, 영업정지 순서를 선택할 수 있는 우선권을 부여해 줄 것도 요청했다.
이번 미래부의 영업정지 처분은 한 달 이상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이통 3사 모두 동일한 기간의 영업정지 처분을 받을 예정이다. 시정명령불이행과 관련해 위반 경중을 가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정부에 선처를 호소해도 나 혼자만 처벌수위가 낮아질 가능성은 없다. 때문에 남은 것은 영업정지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이다.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중 하나로는 영업정지 순번이 꼽히고 있다. 아무래도 영업정지 초반에는 다들 긴장하고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반면, 마지막 순번은 상대적으로 목표를 맞추기가 수월하다.
실제 지난해 이통3사의 영업정지에서 순번은 큰 영향을 미쳤다.
당시 영업정지 기간이 긴 LG유플러스, SK텔레콤, KT 순으로 영업정지에 돌입했는데 결과적으로 첫 순서였던 LG유플러스의 승리, KT의 패배로 마무리됐었다.
영업정지 기간 중 2곳의 이통사들은 영업정지 통신사의 가입자를 유치하는데 집중했다.
영업정지 첫 순서였던 LG유플러스는 영업정지 기간 중 14만명이 빠져나갔지만 SK텔레콤 영업정지 기간 중 18만명, KT 기간 중 12만명 가량을 유치하며 전체 영업정지 기간 중 16만명의 신규 가입자를 유치할 수 있었다.
반면, KT는 LG유플러스 영업정지 기간에 5만명, SK텔레콤 기간에 16만명 가량을 유치했지만 자사 영업정지 기간에 무려 29만명이나 경쟁사에 가입자를 내줘 7만6000명 가량이 순감했다.
당시 LG유플러스의 이탈률은 1.4%인 반면, KT의 경우 1.8%에 달했다. LG유플러스가 영업정지 기간은 제일 길었지만 가장 먼저 영업정지를 맞으며 오히려 전체 영업정지 기간의 승자가 된 것이다.
이 같은 경험 때문에 이통사들은 처음에 영업정지를 맞는 것이 최선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통사 관계자는 “지난해 경험도 있고, 아무래도 처음에 영업정지를 맞는 것이 유리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래부는 영업정지 순번이 지난해처럼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영업정지 기간 중 2개 회사가 과열 마케팅 경쟁을 벌이는 만큼, 이번에는 기간을 나눠, 2개 사업자에 동시에 영업정지를 내릴 방침이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1개 사업자만 마케팅 활동을 하게 되면 눈에 띄기 십상이다. 과거처럼 과열 마케팅을 벌일 수 없을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미래부 관계자는 “이번에는 두 사업자가 영업정지를 하고 한 개 사업자만 영업하기 때문에 불법 행위가 금방 드러날 수 있다”며 “과거처럼 과열 마케팅을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번 영업정지 순번은 어떻게 정해질까. 최문기 미래부 장관의 재량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 장관과 이통3사 CEO는 오는 6일 오전 간담회를 통해 협력방안을 논의한다. 규제기관에 잘 보여야 하는 CEO들이 최 장관 앞에 어떤 보따리를 내놓을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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