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네트웍스 IT사업 분할 매각나서…독자생존 여부에 주목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지난달 25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부는 동양네트웍스의 IT사업부 분할 매각 계획안을 허가했다.
이후 지난 5일 동양네트웍스는 IT사업부 매각주관사를 선정하기 위한 입찰제안서(RFP) 접수를 마감하면서 분할매각에 본격 착수했다.
IT사업부 분할 매각 계획안은 지난달 18일 서울지방법원에 제출한 ‘회생계획안’과는 별도로 제출된 ‘회생계획안 인가 전 구조조정 방안’에 포함된 것으로 동양네트웍스 측은 회생 관련 여러 경우의 수를 감안해 다양한 방안이 담긴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IT사업부 분할 매각은 이전에도 꾸준히 거론됐던 사안이다. 당시 동양네트웍스는 IT사업부 매각을 위해 한국IBM과 협의를 진행했지만 결과적으로 무산되고 말았다. 하지만 다시 IT사업부 매각 얘기가 거론되는 것은 그만큼 알짜배기라는 의미다.
동양네트웍스는 동양그룹의 다양한 사업을 흡수해온 만큼 사업분야가 복잡하다. 골재사업부터 유통사업, 기업소모성자재 등 MRO 사업까지 ‘네트웍스’라는 사명처럼 다양하게 사업을 진행해 온 것.
다만 매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던 MRO는 동양그룹이 와해되면서 사업이 사실상 사라졌으며 온라인 쇼핑 및 골재사업 정도가 수익사업으로 꼽힌다. 하지만 기업의 미래가치라는 측면에선 동양네트웍스의 주력이었던 IT사업부분의 상징성은 상당히 크다고 볼 수 있다. 실제 사업규모로도 전체 매출에서 IT서비스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40% 내외다.
앞서 회생 조사위원인 대주회계법인은 지난달 9일 열린 1차 관계인집회에서 동양네트웍스 존속가치가 청산가치보다 229억원 가량 더 크다고 법원에 보고했다.
존속가치란 현재 시점에서 기업이 지속적인 영업을 한다고 가정해 자산을 평가하는 것을 말한다. 그런 의미에서 동양네트웍스가 회생에 성공하더라도 미래 사업을 위한 무기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존속의 의미는 퇴색될 수 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동양네트웍스의 IT사업부문 매각은 동양네트웍스의 사업 영속성을 유지하는 데 향후 약점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기업의 핵심 자산을 팔아 채권을 변제하겠다는 것인데 우선 당장의 채무를 청산하는데 도움은 되겠지만 향후 기업의 성장동력 중 큰 축을 잃어버리게 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동양네트웍스는 전통적으로 보험 IT업무에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동양네트웍스가 운영을 맡아온 동양생명은 국내에서 브랜드 및 규모면에서 10위권 안을 유지해 온 업체로 IT시스템 면에서도 동종 업계에서 선도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밖에 증권 등 2금융권에의 동양네트웍스의 금융 IT운영 역량은 업계에서도 인정받아왔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IT서비스기업의 공공IT 사업 참여 제한으로 이들 업체들은 이제 제조 및 금융 시장에 진출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금융IT 시장에서의 동양네트웍스의 역량은 향후 업체간 경쟁에 있어 큰 자산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동양네트웍스의 경우 그룹이 와해되면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서 제외될 가능성도 높다. 그런면에선 공공 대외사업을 노려볼 수 도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IT사업부문 매각이 현실화되면 이마저도 없던 얘기가 돼버린다.
이래저래 동양네트웍스가 IT사업부문을 매각하게 되면 여러가지 사업기회를 놓칠수 밖에 없다.
한편 동양네트웍스는 오는 14일 서울중앙지법 종합청사 3별관 제1호 법정에서 관계인 집회를 연다. 이날 관계인 집회에서는 회생계획안 심리와 결의, 추후 보완된 회생채권 조사 등이 이뤄질 예정이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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