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

동양네트웍스 IT사업 인수전 본격화, 제값받기가 관건

이상일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동양네트웍스가 IT사업부 매각주관사로 삼정KPMG회계법인을 선정하고 본격적인 매각 절차에 착수한다.

다만 IT사업부 매각의 경우 동양네트웍스가 법원에 제출한 ‘기업 회생안’에 들어가 있지 않았기 때문에 적정한 가격이 제시되지 않는 한 매각을 무리하게 진행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IT사업부 매각이 성공하면 동양네트웍스 입장에선 채무변제를 위한 첫 단추를 성공적으로 꿸 수 있다는 점에서 매각을 위한 적극적인 행동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동양네트웍스는 이상적인 적정 매각금액에 대해서는 말하기 조심스러워 하는 눈치다. 결국 채권단 과 법원이 적정 가격 이하의 매각에 대해서는 허가를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얼마만큼 제값을 받을 수 있느냐가 매각 성공의 우선 조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동양네트웍스를 둘러싼 상황은 그리 좋지 않다. 우선 법정관리에 들어간 후 외부 사업 수주가 힘들어졌다. 동양네트웍스 내부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법정관리에 들어간 이후 외부 사업 수주가 사실상 멈췄다는 전언이다.

특히 사업 완료 후 지급 조건 등 파격적인 수주 요건을 걸어도 사업을 따내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IT아웃소싱을 맡기는 경우 운영 업체에 대한 신뢰성이 중요한데 법정관리에 들어간 기업에 업무를 맡기는 것에 기업들이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인력 유출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IT서비스업계에선 동양네트웍스의 인력 이탈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시스템 통합(SI)나 운영(SM)이 결국 인적 자원에서 경쟁력이 결정된다는 것을 감안하면 인력이탈을 막아야 하는 것이 동양네트웍스로선 숙제다.

하지만 이에 대해 동양네트웍스 관계자는 “현재 종금과 증권 등의 IT운영 인력은 그대로 보유하고 있고 경력이 오래된 직원들의 경우도 현재 잔류하고 있다. 다만 2-3년차의 신입직원들의 경우 일부 퇴사가 이뤄진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한편 동양네트웍스 IT사업부에 관심을 가지는 업체들은 크게 3부류로 나뉜다. ▲자체 IT관리 역량 강화를 노리는 펀드 ▲금융IT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IT서비스 업체 ▲ IT서비스 분야 신규 진출을 꾀하는 기업 등이 그것이다.

대형 펀드들의 경우 IT역량을 바탕으로 한 관리체계 개선을 위해 동양네트웍스의 IT사업부를 지켜보고 있다. 하지만 외부사업이 아닌 내부역량 강화를 위해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 관건이다.

IT서비스업체의 경우 금융 관련 인력 확보 및 IT아웃소싱 사업 확대를 위해 동양네트웍스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다만 최근 IT서비스업체들의 경영 활동이 위축돼있어 대규모 투자가 진행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또, IT서비스 산업에 신규 진출하기 위한 방안으로 동양네트웍스 IT사업부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곳들의 경우도 ‘동양 브랜드’를 유지하기 힘든 상황에서 동양네트웍스 인수 후 독자적인 브랜드로 IT서비스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가 문제다.

IT서비스업체가 법정관리에 들어가 회생한 사례가 많지 않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관측이다. 동양네트웍스가 IT사업부 매각을 바탕으로 회생에 성공하더라도 IT서비스 업을 영위하는 것이 불가능해지는 만큼 IT서비스 업계의 회생 성공사례로 기록되지 못한다는 것도 아이러니로 남을 전망이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이상일
2401@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