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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전쟁 시작? ‘코웨이 vs 청호나이스’ 얼음정수기 특허전 발발(종합)

이수환

- 청호나이스, 제빙기술 베낀 것
- 코웨이, 이번 기회에 기술 차별성 증명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국내 1‧2위 정수기 업체간 특허소송전이 시작됐다. 15일 청호나이스는 코웨이가 얼음정수기 특허 기술을 침해했다며 서울중앙지법에 특허권침해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코웨이가 지난 2012년 선보인 얼음정수기 ‘스스로 살균’에 자사 보유한 ‘증발기 1개로 얼음과 냉수를 동시에 얻을 수 있는 냉온정수시스템’ 특허기술을 침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청호나이스는 해당 제품의 정확한 판매액은 알기 어렵지만 대략 660억원 정도로 보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우선 추정손해액의 일부에 해당하는 100억원대 소송을 먼저 진행한 것.

해당 특허의 원리는 다음과 같다. 정수기는 몇 가지 정수단계를 거친 물을 정수탱크로 보낸다. 정수는 말 그대로 최초로 유입된 물을 단순히 정수한 것을 말한다. 이후에 온도에 따라 온수와 냉수탱크에 각각 저장된다.

얼음은 정수탱크의 정수를 증발기를 통해 냉각시킴과 동시에 얼음탱크에 저장된다. 청호나이스는 이 특허기술을 2007년 6월(특허번호 제10-0729962)로 등록한 데 이어 중국(2009년 2월)·미국(1009년 11월)·일본(2010년 8월)에 차례로 등록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코웨이는 오히려 잘 됐다는 반응이다. 이번 기회에 2위 업체와의 기술적 차별성을 보여주겠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코웨이 관계자는 “얼음을 얼리는 제빙은 일반적인 기술이며 청호나이스에서 주장하는 특허는 설계 당시 인지하고 있었다”며 “당사 시스템은 청호나이스 주장과 달리 얼음과 냉수 생성이 분리되어 있는 만큼 이번 기회에 차별성을 입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호나이스가 코웨이에 소송을 제기한 이유는 복합적이다. 이 회사는 얼음정수기를 국내에 처음으로 선보이면서 상당한 프리미엄을 누렸다. 청호나이스 말고는 다른 제품을 선택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시장 성장이 가속화된 것은 2011년 이후부터다. 각 업체별로 조금씩 다르지만 얼음정수기 비중이 10~15% 이상을 차지하면서 수익화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전체 시장으로 봤을 때 냉온정수기 비중이 더 높지만 얼음정수기를 통한 차별화를 꾀했다고 보면 된다.

문제는 얼음에 대한 소비자 요구가 늘어나면서 정수기 업계 전반적으로 얼음정수기를 잇따라 출시했다는 점이다. 업계 선두인 코웨이를 비롯해 쿠쿠전자, LG전자 등이 얼음정수기를 내놨다. 제품 선택의 폭이 그만큼 넓어졌다는 얘기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냉온정수기에서 상대적으로 열세인 청호나이스의 입지가 계속해서 줄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시장이 커진 만큼 청호나이스 얼음정수기 판매가 크게 늘어나지 못했다는 것.

시장 자체는 청호나이스가 열었지만 후발 주자에게 위협을 받고 있는 형국이다. 특히 홈쇼핑파워를 등에 업은 쿠쿠전자가 빠른 속도로 시장점유율을 늘리면서 냉온정수기 시장에서의 경쟁도 한층 치열해졌다. 이런 부분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1위 업체인 코웨이를 견제하면서 기술적 차별성과 원조 이미지를 부각시키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그 동안 생활가전 특허소송은 1년 이내에서 결론이 나는 경우가 많았다. 삼성전자-LG전자 냉장고 용량 경쟁, 쿠쿠전자-리홈쿠첸 전기밥솥 특허소송이 그랬다. 코웨이의 구체적인 대응이 나오는 시점을 고려했을 때 이르면 올해 말 승부가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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