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장의 백혈병 산업재해 의심 논란과 관련한 심상정 정의당 의원의 제안에 “적극 검토하겠다”고 나섰지만 반올림측(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이 다시 한번 입장을 바꿔 양측 협상이 미궁에 빠지게 됐다.

반올림이 직접 대화를 요구하자 삼성 측이 당분간 지켜보겠다고 한 것이다.

16일 백수현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실 전무는 서울 서초사옥에서 “반올림 측이 당초 합의한 내용이 아닌 직접 협상을 요구해 와 혼란스럽다”면서 “당분간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백 전무는 “9일 심 의원이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선 심 의원, 피해자 및 가족, 반올림이 모두 참석해 제안서와 동일한 내용의 제3의 중재기구 등을 언급했지만 반올림은 말을 바꿔 제3의 중재기구는 합의되지 않은 사안이라며 입장을 다시 한 번 바꿨다”고 말했다.

반올림 측은 삼성전자 경영진이 심 의원의 제안서를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즉각 “제3의 중재기구에는 합의한 바 없다”고 반박했다. 삼성전자가 검토하겠다고 한 제안서가 합의되지 않은 내용이라는 얘기다. 반올림의 이 같은 반대 입장 표명에 따라 삼성전자는 당초 발표키로 한 전향적 해결책 제시를 유보했다.

백 전무는 “전향적 해결책을 검토한 것은 지난 9일 반올림이 참여한 기자회견의 제안을 근거로 한 것인데, 이를 번복한 상황에서는 지켜볼 수 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지난 9일 심 의원과 피해자 가족, 반올림은 삼성전자를 상대로 ▲공식 사과 ▲제 3의 중재 기구 구성 및 합당한 보상 ▲제 3의 기관을 통한 반도체 사업장의 안전 종합진단 실시 등 3가지를 요구했다. 삼성전자는 11일 “제안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며 “이른 시일 내에 삼성전자 경영진이 공식 입장을 말씀드릴 것”이라고 답했으나 반올림 측의 입장 변화로 이를 유보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