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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S 상장… 삼성 ‘경영승계’ 대장정 마무리?

이상일

[디지털데일리 박기록 이상일기자] 시기의 문제였을뿐 국내 최대 ICT기업인 삼성SDS의 상장은 오래전부터 예고됐었다. 특히 삼성SDS의 지분 11.25%를 보유하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삼성그룹 승계구도의 관점에서 봤을때 단순한 기업공개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증권가에선 삼성SDS가 상장되면 이 부회장은 보유 주식 취득가 대비 20배가 넘는 약 1조2000억원대의 시세 차익을 거둘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통해 상속세 등 경영권 승계에 필요한 현금 마련 또는 주식 현물출자 등 다양한 해법이 가능할 것이란 게 삼성에 정통한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향후 주당 삼성SDS 상장 가격을 14만원으로 잡았을 때 이 부회장의 보유주식(870만4312주) 평가액은 1조2100억원대를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앞서 이 부회장은 15년전인 지난 1999년 삼성SDS의 분리형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주당 7150원에 인수했다. 그러나 이는 이후 헐값 BW를 통한 편법 경영권 승계 논란이 제기된 원인이 되기도 했다.

삼성SDS는 8일 이사회를 통해 유가증권 시장 연내 상장 추진을 결의하고, 5월 중으로 대표 주관회사를 선정한뒤 구체적인 추진 일정과 공모방식을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삼성SDS의 상장은 이 부회장의 그룹 승계구도 관점과는 별개로, 글로벌 ICT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회사의 비전에도 부합한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SDS의 이번 상장 추진이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시기적으로 적절하다고 보고 있다. 무엇보다 현재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 주요 계열사들의 글로벌 경영기조가 크게 강화되고 있는 시점이기 때문에 이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기위한 삼성SDS의 글로벌 ICT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내부적으로는 대기업의 공공 IT시장 참여가 여의치 않은 상황인데다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 SI(시스템통합)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해외사업 비중 확대가 절실한 시점이란 점도 상장 추진의 배경이 되고 있다.

◆상장을 통한 자본력 확충, 해외시장 공략위한 포석 = 삼성SDS는 지난해 국내 공공시장과 대외 금융IT시장 철수를 선언했다. 이후 해외 물류 IT, 모바일 등 글로벌 사업 확대에 역량을 집중해 왔다. 하지만 삼성SDS측은 이 과정에서 자본력의 한계를 여실히 느껴왔다는 설명이다.

삼성SDS 윤상우 전무는 “그동안 삼성SDS가 국내 시장에 집중했을 때는 상장 필요성이 없었다”며 “하지만 지난해 7월 이후 해외시장 전략을 수립하다보니 만만하게 갈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다”고 말했다. 이어 윤 전무는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선 기술, 인력을 갖춰야 하는데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다. 자금투자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선 상장이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덧붙였다.

상장이후, 삼성SDS의 해외시장 전략 변화에도 관심이 쏠린다. 앞서 삼성SDS는 올해 경영 목표 중 하나로 해외 매출 50% 달성을 제시한 바 있다. 지난해까지 삼성SDS의 해외매출 비중은 전체 매출의 44% 내외였다.

금융과 공공 대외사업에서 철수한 삼성SDS는 그동안 물류, 융합 ICT 사업 등의 해외시장을 집중 공략해왔지만 해외시장 수주 물량이 대형 SOC(사회간접자본투자)사업의 일부에 편중되는 문제가 있었다.

글로벌 벤치마킹 사례로 꼽은 IBM과 엑센츄어와 같은 기업은 IT컨설팅, SW 사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선전하고 있는데 삼성SDS는 이들 기업과 경쟁을 하기 위해선 사업 다각화하와 기술 내재화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한편 해외사업 개척을 위한 현지법인 체계도 손을 볼 것으로 보인다. 삼성SDS 윤상우 전무는 “해외법인 관련해서 필요하면 조직 확대 및 추가 법인 설립 등을 추진할 것”이라며 “하지만 이러한 전략을 펴기 위해선 상장을 통해 우선 체계가 갖춰져야 한다”며 상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삼성그룹 경영승계, 마무리 수순?= 그동안 시장에선 ‘삼성SDS의 상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삼성그룹 경영승계 그림의 마지막 수순’이란 분석이 제기됐었다.

결국, 지난해 9월이후 삼성그룹 계열사의 합병과 사업재편이 속도감있게 진행됐으며 삼성SDS의 상장 발표로 이제 삼성 내부적으로 그림이 거의 다 그려진게 아니냐는 추론으로 귀결된다.

현재 삼성SDS의 최대주주는 삼성전자(22.58%)이며, 이재용 부회장(11.25%), 이부진 사장(3.9%), 이서현 사장(3.9%) 등이 주요 주주로 등재돼 있다.

한편 삼성SDS의 상장에 대한 기대감은 올 초 전동수 전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사장)이 삼성SDS 신임 대표로 선임되면서 높아졌다. 전 사장은 삼성전자의 핵심 사업부분을 두루 거친 인물로 삼성그룹 경영진의 의중을 잘 아는 인물로 평가된다.

전 대표의 취임은 지난 2009년, SK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는 SK C&C의 기업공개(IPO)를 위해 최태원 회장이 SK텔레콤 CEO를 역임한 김신배 대표를 사장으로 앉힌 것과 같은 맥락이라는 관측이다.

삼성SDS는 이번 상장과 경영권 승계와는 특별한 관련이 없다는 게 공식입장이다. 전동수 사장은 “삼성SDS는 이번 상장을 계기로 글로벌 ICT서비스 선도기업으로 도약하고자 한다”며 “클라우드, 빅데이터, IOT 등 신성장 기술을 확보해 통신, 헬스케어, 리테일 및 호스피탈리티 등 분야의 솔루션 및 서비스를 중심으로 해외사업을 적극 전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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