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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선충전? 무선급전으로 고속열차 운행

채수웅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무선으로 고속 열차에 전기를 공급해 운행하는 시험이 성공했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원장 김기환)은 20일 의왕시에 위치한 무선급전시험선에서 무선전력전송 기술을 고속열차에 적용해 운행하는 시험을 언론에 공개했다.

무선으로 자동차나 철도에 전력을 공급하는 기술은 그다지 특별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철도연이 이번 시연에서 보여준 기술은 충전 배터리 없이 무선으로 집전된 전력만으로 1MW급 대전력이 필요한 고속열차를 움직였다는데 의의가 있다.

이번에 철도연이 시연에 사용한 열차는 차세대 고속열차 '해무'로 약 120m를 무선전력공급을 통해 열차를 움직였다.

'해무'처럼 대전력이 필요한 고속열차를 움직이기 위해서는 1MW급의 대용량 전기가 공급돼야 한다. 이는 무선충전형 전기버스 용량의 100kW보다 10배 높고, 무선급전용 트램의 180kW보다 5배 이상 높은 용량이다.

또한 고속열차를 움직이기 위해서는 2800V의 대용량 고전압이 필요한데, 이를 제한된 공간 내에서 무선으로 전송하는 경우 고전압 상태에서 절연 파괴 현상이 발생하는 문제점이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압 분산형 구조를 개발했고, 절연 설계를 최적화 하는 방법 등도 적용됐다.

무선으로 전기를 공급해 열차를 움직이게 되면 어떤 장점이 있을까. 우선 열차 하부를 통해 전기선과 접촉하지 않고 전력을 공급하기 때문에 기존 전차선 설비와 관련한 비용지출이 필요없다. 지상에서 보수작업이 가능하기 때문에 유지보수 비용도 줄어든다.

미관상으로도 훨씬 좋다. 복잡하게 얽혀있는 전깃줄을 지중화한 것과 비슷하다. 전차선 설비가 필요없기 때문에 터널의 단면적도 축소된다. 건설비를 줄일 수 있고 2층 열차 등 복층구조 설계도 용이해진다.

철도 이외의 산업에 적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대표적인 것이 전기 자동차다. 충전시설 확보가 관건인 전기자동차의 경우 주차장 등에 이 같은 시설을 구축하면 시장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철도의 경우 가선시스템으로 충전할 경우 50분이 소요된다면 무선으로 급속충전할 경우 30분이 소요된다는 것이 철도연의 설명이다.

또한 클린룸 등 분진에 민감한 장소에 무선전력공급 기술을 적용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물류 이송장치나 크레인 등이 수시로 움직여야 하는 항만 등에도 무선기술은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철도 무선전력전송 기술이 상용화되려면 기술의 고도화와 함께 비용적인 면에서 강점을 가져야 한다. 현재 기술로는 Km당 25억원의 구축비용이 소요된다. 기존 지상위의 가선시스템은 15억원이다. 구축비용 측면에서 아직은 기존 시스템에 비해 우위를 확보하지 못했다.

철도연은 이 무선집전기술을 우선 경전철에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경산에 위치한 시험소에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상용화에는 4~5년 가량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해무'같은 고속열차에 적용되는 시간은 더 오래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준호 철도연 박사는 "무선전력전송기술의 실용화를 위해서는 집전장치의 소형화와 무선전력의 원활한 송수신 기술 확보, 비용 절감을 위한 최적의 설계기술 개발 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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