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SK하이닉스, 시스템반도체 사업 확대 방향 가닥… 파운드리부터

한주엽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사업을 본격 확대한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경기도 이천의 300mm D램 공장(M10) 일부를 파운드리 용도로 전환할 계획이다. 현재 짓고 있는 신규 D램 공장인 M14가 내년 중반께 완공되면, 새로운 D램 장비 입고를 마친 뒤 M10의 용도 변경을 시도할 예정이다. 2016년 상반기부턴 본격적으로 300mm 파운드리 공장을 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자체 브랜드의 시스템반도체 생산과 파운드리 사업 확대를 놓고 고심을 거듭했으나 우선 파운드리를 통해 안정적 수익 기반을 달성하겠다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다만 M10의 전체 생산용량(300mm 웨이퍼 투입 기준 월 약 14만장)을 파운드리에 할당하지는 않을 계획이다. 파운드리 외 메모리 일부 생산 및 연구소 확장 등 다양한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초 SK하이닉스로 영업된 서광벽 사장이 이 같은 파운드리 사업 확장 계획을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서 사장은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팀장 출신으로 과거 삼성에서 함께 일했던 파운드리 공정 프로세스디자인키트(PDK) 엔지니어들을 두루 영입하고 있다. 이 가운데에는 임원급 인사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PDK는 파운드리 업체가 팹리스 반도체 설계 업체에 제공하는 설계지원 툴이다. 해당 제조공정에 최적화된 반도체를 설계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천 M10 공장에선 아날로그, 혼성신호, 전력반도체, 무선주파수(RF), 이미지센서 등 다양한 파운드리 공정이 도입될 예정이다. 노후 D램 장비를 파운드리 생산 용도로 전환하는 것은 과거 삼성전자의 전략을 그대로 따라가는 것이지만 사업 방향은 소품종대량생산이 아닌 ‘다품종소량생산’에 맞춰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과 모뎀칩 등 파운드리 생산품목이 일부 제품군으로 한정돼 있었다. 업계 관계자는 “대만 TSMC가 유독 국내 팹리스 업체들에게 비싼 가격을 받아왔던 만큼 SK하이닉스의 이 같은 추진 전략은 한국 반도체 생태계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현재 청주 M8 공장에서 시스템 반도체 파운드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생산 용량은 200mm 웨이퍼 투입 기준 월 10만장이다. SK하이닉스는 이 공장에서 CMOS이미지센서(CIS)와 디스플레이구동드라이버(DDI) 등을 생산하고 있으나 외형을 크게 키우려면 300mm 증설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SK하이닉스는 2016년 상반기까지 서 사장을 중심으로 관련 인력보강, 공정 지적재산권(IP) 확보, 국내외 고객사 유치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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