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분석

KT, 명예퇴직 빼고도 암울했던 2분기…위기 여전(종합)

윤상호

- 2분기 영업손실 9565억원…통신 부진 이어져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KT의 위기는 진행형이다. KT가 지난 2분기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8000여명의 직원을 자른 탓이다. 명예퇴직 비용이 없었어도 흑자를 자신할 수는 없었다. 통신사업 경쟁력 회복이 좀처럼 쉽지 않은 모양새다. 무선은 선전하고 있지만 유선의 추락을 막는 수준이 되려면 멀었다. 마케팅비 통제도 쉽지 않다. 순이익은 3분기 연속 적자다.

29일 KT는 지난 2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 KT의 2분기 매출액은 5조8955억원 영업손실은 8130억원이다. 계열사를 제외한 별도기준 KT의 2분기 매출액은 4조4425억원 영업손실은 9565억원이다. KT의 통신사업 현재와 미래는 별도기준 실적이 좌우한다.

별도기준 매출액은 전기대비 0.4% 감소 전년동기대비 1.9% 확대다. 영업이익은 적자전환이다. KT는 지난 2분기 8000여명의 직원을 내보냈다. 작년 2분기 6350억원 지난 1분기 6311억원 등 연간 분기별 평균 6300억원대었던 인건비가 1조5658억원으로 불었다. 2분기 손실은 이 영향이 가장 크다.

그러나 명퇴가 없었어도 2분기 이익을 내기 쉽지 않았다. KT는 명퇴비용으로 9200억원 가량을 지급한 것으로 추정된다. 2분기 돈을 하나도 벌지 못했다 가정해도 영업손실과 365억원 차이가 난다. 작년 첫 연간적자에 이어 이번 분기도 기존 부실을 함께 털어내는 전략을 취했거나 통신사업 부진 지속 둘 중 하나다.

일단 지난 2분기 KT의 단말기 판매 수익이 신통치 않았다. KT의 2분기 상품매출은 8884억원이다. 같은 기간 상품구입비는 9106억원이다. 스마트폰을 팔아 이익을 거두기 보다 손해를 봤다는 뜻이다. 애플 아이폰 할인판매 여파다. KT는 2분기 경쟁사 사업정지를 이용해 물량공세를 펼쳤다. 보조금 제한을 받지 않는 기기는 거의 공짜로 뿌렸다. 애플은 국내 제조사와 달리 보조금 지원을 하지 않는다.

KT의 지난 2분기 마케팅비는 8233억원으로 전기대비 6.2% 전년동기대비 31.7% 더 썼다. 3배 빠른 롱텀에볼루션(LTE) 즉 광대역 롱텀에볼루션 어드밴스드(LTE-A) 투자는 실적 악화와 별개다. KT는 2분기 5627억원을 투자에 썼다. 전기대비 57.5% 많지만 전년동기대비 6.8% 적다. 투자도 ▲유선 2281억원 ▲기타 1934억원 ▲무선 1822억원 순이다.

사업 면에서는 무선은 나름 선방했지만 유선은 부진 탈출이 요원하다. KT의 6월 무선 누적 가입자수는 1677만4000명이다. 전기대비 1.83% 늘었다. 가입자당평균매출액(ARPU)은 3만3619원으로 전기대비 717원 불었다. 다만 경쟁력 회복으로 보기는 이르다. 지난 2분기는 사업정지 영향으로 SK텔레콤 45일 KT LG유플러스 각각 26일 정상 영업을 하지 못했다. 상품수익을 희생한 면도 있다. 3분기도 2분기 모습을 보여야 부활을 기대할 수 있다. 유선은 전화와 인터넷 모두 실적에 별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인터넷TV(IPTV)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시장과 규제환경 모두 KT에 불리하다.

한편 KT는 지난 2분기 신용등급 하락이라는 수모까지 겪을 뻔했다. 대신 KT계열사는 줄줄이 등급이 떨어졌다. 신용등급은 기업 재무 건전성 지표다. KT는 지난 2분기 연결기준 부채비율 188.3%로 민영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 KT는 KT렌탈과 KT캐피탈을 매각할 방침이다. 단 아직 매각주관사 선정도 이뤄지지 않았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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