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짚고 헤엄치기는 옛말…통신사, 휴대폰 이익 ‘급감’
- 시장 안정화 여파…KT·LGU+, 전체 실적도 위태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지난 2분기 통신사 및 관계사 단말기 매출과 이익이 급감했다. 땅 짚고 헤엄치기였던 통신사의 단말기 유통 사업 위기가 현실화 되고 있다. 유통불패도 옛 말이다. 단말기 시장 축소는 제조사뿐 아니라 통신사 실적에도 악영향이다. 특히 KT와 LG유플러스가 그렇다. 10월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말기 유통법)’ 시행은 이런 추세에 가속도를 붙일 전망이다.
5일 각사 홈페이지에 공개한 SK네트웍스 KT LG유플러스의 2014년 2분기 실적발표 자료에 따르면 이 기간 3사의 단말기 매출액은 총 2조7432억원 영업이익은 총 542억원이다. 전기대비 매출액은 20.3% 영업이익은 79.2% 줄어들었다. 통신사는 휴대폰 유통 창구 역할을 한다. KT와 LG유플러스는 직접 SK텔레콤은 SK네트웍스를 통한다. 제조사는 통신사 또는 통신사 관계사에 제품을 팔고 소비자는 이들에게 물건을 사는 구조다.
3사 단말기 관련 매출액과 이익이 큰 폭으로 하락한 이유는 이동통신 시장 안정 탓이다. 아이러니다. 지난 2분기 SK텔레콤은 45일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26일 동안 단말기를 제대로 팔지 못했다.
SK텔레콤 휴대폰을 유통하는 SK네트웍스 정보통신부문의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1457억원과 177억원이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각각 전기대비 34.0%와 46.5% 떨어졌다. KT 별도기준 2분기 상품매출액은 8842억원 상품구입비는 9106억원이다. 264억원 적자다. LG유플러스 연결기준 2분기 단말매출액은 7043억원 단말이익은 629억원이다. 매출액은 전기대비 7.4% 이익은 전기대비 67.8% 내려갔다.
향후 3사의 단말기 매출은 현상 유지 또는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10월 단말기 유통법 시행을 앞두고 단말기 시장은 출고가를 낮추고 보조금을 줄이는 방향으로 재편되고 있다. 단말기 시장 40% 정도를 차지해 온 번호이동시장 규모도 축소가 불가피하다. KT와 LG유플러스의 단말사업도 먹구름이다. KT 전체 매출에서 상품매출 비중은 ▲2012년 23.3% ▲2013년 20.5%다. LG유플러스 전체 매출에서 단말매출 비중은 ▲2012년 35.6% ▲2013년 31.4%다.
매출축소도 문제지만 이익 감소가 더 큰 문제다. 2분기 KT의 단말 사업 적자는 제조사가 장려금을 더 지급하지 안않는데도 KT가 인하를 단행해서다. 유통업계 폭탄 세일을 연상하면 된다. KT는 단말기를 미끼상품으로 무선 가입자를 늘렸다. 경쟁사는 이를 두고 KT가 변칙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2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KT의 출고가 인하는 변칙 보조금이 맞다. 소비자에게 직접 돈을 주지는 않았지만 KT가 손해를 감수했기 때문이다.
최근 불거진 팬택 문제도 이런 구조적 불합리성을 빼놓고 얘기하기 어렵다. 눈물의 땡처리를 하려해도 할 수 없다. 제조사 눈물의 땡처리 수혜는 통신사가 본다. 일반 소비자에게 연결되지 않는다. 출고가가 낮다고 통신사 이익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그만큼 보조금도 덜 든다.
이에 따라 하반기 통신사업 향배와 별개로 KT와 LG유플러스의 경우 전체 매출 성장이 정체되거나 떨어질 확률이 커졌다. 국내 시장에서 휴대폰 출고가는 통신사 제조사 모두의 필요성에 인해 고가로 유지돼 왔다. 높은 출고가는 통신사도 제조사도 매출 성장을 하기 가장 손쉬운 방법이었다. SK텔레콤은 앞서 언급했듯 단말기 관련 실적은 SK텔레콤과 관련 없다. 보조금 감소에 따른 영업비용 감소 효과가 그대로 실적에 연동된다. SK네트웍스의 문제지 SK텔레콤의 문제가 아니다. 출고가 인하와 마케팅비 축소에 따른 득실은 비슷하다. 보조금은 통신사 영업비용이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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