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직업병 의심 당사자들 “반올림, 협상진전 의지 없을 시 독자교섭 단행”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삼성전자의 ‘(직업병)우선보상기준마련’ 제안을 수용한 산업재해 주장 근로자 및 근로자 가족 5인이 그간 한 목소리를 내왔던 반올림(반도체노동자의건강과인권지킴이) 측과 결별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25일 송창호씨는 전화통화에서 “교섭 대표 황상기씨를 포함한 반올림 측이 삼성과의 협상에서 제시한 원안에 대해 한발짝도 물러서고 있지 않어 진전이 없다”며 “삼성 제안을 수용한 우리 5인은 반올림에 협상 진전을 위한 수정 협상안을 전달했고, 이 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독자적으로 협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들 5인은 수요일(27일)까지 반올림이 수정안에 대한 답을 주지 않거나 거부할 경우 별도 입장을 발표하고 독자 행동에 나설 예정이다. 입장 발표문에는 “교섭 주체는 반올림이 아니라 피해자 및 피해자 가족이며 삼성도 진정한 교섭 주체와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라는 촉구가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그간 자사 반도체 사업장에서 일하다 백혈병 등에 걸려 숨지거나 투병중인 산업재해신청자 8인(황상기·정애정·김시녀·송창호·이선원·김은경·정희수·유영종)과 보상 관련 협상을 진행해왔다. 이 과정에서 송창호·이선원·김은경·정희수·유영종씨 5인은 삼성전자의 우선보상기준마련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반올림 측은 이들 5인에게 “(협상 대상자에서) 빠지라”는 식의 발언을 해 논란을 샀다. 반올림은 “빠지라고 말한 건 사실이 아니다”라고 공식 부인했으나 삼성과의 교섭을 대표하는 황상기씨는 “(우리와) 목소리가 다른 만큼 삼성에서 이렇게 하든 저렇게 하든 알아서 할 문제”라고 말했다.
송씨와 황씨 등 여러 인물의 발언을 종합하면 반올림은 삼성 측 제안을 수용한 5명과는 앞으로 활동을 함께할 수 없다는 의지를 가진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양측이 이견을 보인 이후 반올림이 주최한 기자회견에는 삼성 제안을 받아들인 5인은 참석하지 않았다. 송씨는 “과거에는 시위나 기자회견 자리에 당사자들이 모두 참여했지만 지난 주와 이번 기자회견에는 부르지도 않았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교섭 당사자인 김은경씨는 “어찌 반올림이 피해자인 우리에게 빠지라고 말할 수 있느냐”며 “교섭 주체가 누구인가에 대해 확실히 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당장 치료가 급한 이들도 있는데, 지금 반올림 측의 협상 방식은 직업병 의심 근로자를 위한 것이 아니라 노동 투쟁에 가깝다”고 말했다.
정희수씨는 “삼성이 요구안 하나를 들어주면 반올림을 더 큰 요구를 하기 때문에 협상에 진전이 없는 것”이라며 “말로는 ‘조속한 대응’을 외치지만 실제로는 삼성이 받아들일 수 없는 협상안을 들이밀며 이슈화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씨는 “반올림이라는 조직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임자운 반올림 측 변호사는 이날 전화통화에서 “5인이 제시한 수정 협상안에 대해 검토는 하고 있으나 어떤 결과를 내놓을 지 지금 말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반올림 대표인 이종란 노무사는 “언론의 그런 질문 하나하나에 우리가 일일이 대응하기 힘들다”라며 “정해진 건 아무것도 없다”고 말을 아꼈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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