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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D램 공급량 공세로 전환… 2분기 매출 성장률 ‘톱’

한주엽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삼성전자가 D램 공급량을 공격적으로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의 매출 성장세는 시장 평균을 밑돌았다.

13일 시장조사업체 IHS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2분기 D램 시장 매출액 규모는 111억4800만달러로 전 분기(100억5000만달러) 대비 10.9%, 전년 동기(87억1400만달러) 대비 27.9% 증가했다. 업체별로는 삼성전자의 성장률이 가장 높았다. 시장 성장률도 크게 상회했다.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의 성장률은 시장 평균을 하회했다. 삼성전자 단독으로 공급량을 크게 늘렸다는 의미다.

삼성전자의 2분기 D램 매출은 43억9200만달러로 전 분기(37억3800만달러) 대비 17.5%, 전년 동기(28억6700만달러) 대비 53.1% 증가했다. SK하이닉스의 2분기 D램 매출은 30억100만달러로 전 분기(27억9700만달러) 대비 7.2%, 전년 동기(25억6100만달러) 대비 17.1% 증가했다. 마이크론(엘피다 통합)은 28억8000만달러의 매출로 전 분기(27억300만달러) 대비 6.5%, 전년 동기(24억5800만달러) 대비 17.1% 성장했다.

삼성전자의 ‘나홀로 고성장’에는 이유가 있다. 이 회사는 지난 1분기부터 36·32(3x)나노 D램 공정을 20나노로 전환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25(2x)나노 공정은 모바일 D램에 집중하고, 새로운 20(2y)나노 공정에서 범용 D램 출하량을 공격적으로 확대했다. 1분기 10%였던 2y나노 D램 공정 제품 비중은 2분기 30%까지 올라온 것으로 나타났다. 올 연말에는 2x나노 55%, 2y나노 45%의 비중을 가질 것이라고 IHS아이서플라이는 관측했다. SK하이닉스도 2분기부터 2y나노 D램의 본격 양산을 시작했다. 2분기 2y나노 D램 비중은 7%였지만 올 연말에는 삼성전자와 동등 수준인 40%대의 비중을 가져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마이크론은 주요 D램 3사 가운데 공정 전환 속도가 가장 느리다. 오는 4분기에나 2y나노 D램의 본격적 양산을 시작할 것으로 IHS아이서플라이는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가장 앞선 공정전환을 통해 D램 공급량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는데다 내년에는 신규 D램 17라인이 가동된다”며 “따라서 내후년에는 삼성전자발 공급과잉이 다시 올수도 있다는 우려가 시장에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선 신규 17라인에서 3~4만장(300mm 웨이퍼 월 투입 기준)의 D램이 생산될 것으로 예측했으나 실제 계획은 이보다 50% 가량 많은 5~6만장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삼성전자 측은 이 같은 정황과는 달리 D램 공급량을 공격적으로 늘릴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 김기남 삼성전자 부품(DS) 부문 반도체총괄 사장은 “(메모리) 공급과잉 상황이 온다면 램프업(생산량 증대) 속도를 조정해 시장 가격이 안정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시장 안정화’ 어조는 내년 이후에는 변할 수도 있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종합적 진단이다. 이미 삼성전자의 메모리 사업은 강공 태세로 전환됐다는 얘기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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