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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아 부사장' 기사만 70개…네이버 뉴스검색개편 효과없나

심재석


[디지털데일리 심재석기자] 지난 주 네이버는 뉴스 검색에 큰 변화가 있었다. 검색 키워드가 포함된 모든 뉴스를 나열하는 방식을 탈피해 유사한 기사를 분류해 하나로 묶는 일명 ‘클러스터링’ 기법을 적용했다.

네이버가 클러스터링 기술이 적용한 가장 큰 이유는 ‘어뷰징 차단’이었다. 어뷰징이란 언론사들이 트래픽 증가를 목적으로 불필요한 기사를 만들어내는 행위를 말한다. 대표적인 것이 실시간급증검색어(이하 실급검)가 포함된 기사를 반복적으로 송고하는 행위다. 실급검은 현재 많은 사람들이 검색하고 있는 키워드이기 때문에 실급검이 포함된 기사는 많은 클릭을 유도할 수 있다.

하지만 클러스터링 기법이 도입되면 이같은 어뷰징 행위의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기대된다. 유사한 기사들은 하나의 클러스터로 묶이고, 클러스터 내에서 3~4개의 기사만 검색결과에 표출되기 때문이다. 아무리 많은 어뷰징 기사를 써도 검색결과에 표출되는 기사는 제한적이기 때문에 실급검을 이용한 어뷰징이 줄어들 것으로 네이버 측은 전망했다.

이같은 네이버의 기대대로 언론사들이 움직이고 있을까.

지난 8일 네이버 실급검에는 ‘조현아 부사장’이 계속 1,2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의 장녀인 조 부사장이 기내 서비스를 문제 삼아 이륙 직전 비행기를 되돌리고 사무장을 하차시킨 행위가 알려졌기 때문이다.

조 부사장의 행위가 처음 보도된 이후 하루동안 네이버에는 '조현아 부사장'이라는 키워드가 포함된 총 1578 건의 기사가 송출됐다. 수치상으로 보면 실급검 따라잡기 행위가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와 제휴를 맺은 언론사들이 평균 10개 이상의 '조현아 부사장' 기사를 쓴 것이다.

특히 기존에 어뷰징을 많이 하던 몇몇 언론사는 검색 개편 이후에도 같은 모습을 모였다.

대표적으로 조선일보는 하루 동안 ‘조현아 부사장’이라는 키워드가 포함된 기사를 70여개나 쏟아냈다. 동아일보나 매일경제도 20여건 이상의 기사를 송고했다. 네이버의 야심찬 클러스터링 기술이 어뷰징을 막지 못하고 있는 모습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아직은 클러스터링 기법이 도입된 지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더 지켜볼 필요는 있다.

인터넷뉴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네이버뉴스 검색이 바뀌었지만, 언론사들은 아직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고 있기 때문에 기존에 하던 대로 하는 듯 보인다”면서 “실급검 따라잡기가 효과가 없다고 판단되면 어뷰징을 멈추고 다른 시도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 관계자도 “아직은 초기이기 때문에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하나의 클러스터로 묶는 기준이 너무 높다아 어뷰징이 여전히 유효한 듯 보인다는 지적도 있었다. 클러스터링을 위해서는 문서끼리 유사도를 분석해 특정 기준 이상의 유사도를 기록한 문서끼리 클러스터를 형성한다. 유사도 기준을 높게 잡으면 하나의 클러스터로 묶이는 문서의 수가 줄어들게 된다.

검색 솔루션 업체 한 관계자는 “네이버가 유사도 기준을 너무 높게 잡아서 그런지 사람이 볼 때 유사한 문서들이 클러스터로 묶이지 않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면서 “유사도 기준을 높게 잡으면 클러스터링의 의미가 사라지고, 너무 낮게 잡으면 검색결과가 너무 줄어드는 문제가 있어 중간 지점을 찾는 게 중요할 듯 보인다”고 말했다.

<심재석 기자>sj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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