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네이버·LG “무서운 중국 ICT…그러나 기회도 중국에”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중국을 방문 중인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18일 베이징 차이나월드호텔서 베이징 현지기업인 조찬 간담회를 열고 중국시장 진출전략을 공유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기업인들은 “중국은 만만치 않은 시장”이라고 입을 모았다. 현지 정부의 폐쇄적인 정책, 현지 기업과의 경쟁으로 시장에 안착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세계의 공장이라는 명칭에 걸맞지 않게 인건비도 많이 상승해 제조공장으로서의 가치도 예전만 못했다. 하지만 기업인들은 중국시장 진출이 결코 여의치 않지만 도전은 필수라는 데에도 의견을 같이했다.
고영화 에버트란 중국지사장은 “중국에서 성공하면 세계화의 절반은 성공한 것”이라며 “이제는 중국 현지의 자본과 마케팅을 바탕으로 (우리 기업을) 중국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창영 SK텔레콤 차이나 대표는 “통신이 규제산업이다보니 많은 성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다”면서도 “중국 산업의 다이나믹함을 바탕으로 사물인터넷 등의 분야에서 사업기회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강준영 삼성 중국본사 상무는 “중국 내수시장의 확대로 우리도 중국사업 전략을 수출 생산기지에서 내수겨냥으로 바꿨다. 상품 기획개발과 디자인에서 애프터서비스(AS)까지 현지화를 위해 모두 바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장관은 이에 대해 “중국에서 사업을 시작해 셰게화로 가는 것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현실”이라며 “예전과 다른 패러다임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국 기업에 대한 두려움도 찾을 수 있었다.
한지원 LG CNS 법인장은 “가장 무서운 것이 중관촌의 스타트업들이다. 실리콘밸리가 중관촌으로 넘어와서 곧바로 인큐베이팅이 된다. 이미 중국은 중국 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을 리드하는 수준이다"고 평가했다.
이어 한 법인장은 “중국 기업들 수준이 한국 기업 수준에 상당히 많이 쫓아왔다. 결국 우리는 중국이 생각하지 못하는 서비스를 개발해야 한다. 사물인터넷 기반과 빅데이터 플랫폼, 클라우드 서비스 지원 등은 중국에서는 아직 발전되지 않은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강준영 삼성 중국본사 상무는 “위기감을 갖고 있다. 한국 대표기업으로서 역할을 더 잘 해야겠다는 책임감을 갖고 있다. 올해는 좀 힘들었다. 내년에는 힘을 내서 샤오미 보다 훨씬 나은 회사가 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상헌 네이버 대표는 “지금까지는 중국을 낮게 봤지만 이제는 금융서비스 등 선도기업으로부터 많이 배워야 한다. BAT(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출신 사람들을 많이 뽑고 있다. 베이징에서는 글로벌 사전(30개국 이상 언어사전)을 만드는데 여기서 핵심사업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요청도 이어졌다.
서만교 포스코ICT 중국법인장은 “중국에서 특허취득이 쉽지 않다. 기술적 성공을 하더라도 한국 기업이 문닫는 게 바로 특허 문제와 가격경쟁력 이다. 한국 기업이 중국에서 빨리 특허를 받을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해주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창영 SKT 차이나 대표는 “가장 큰 책임과 역할은 기업에 있지만, 정부가 민간기업들이 외롭게 현지에서 중국 정부 및 기업들과 전쟁을 수행하는 데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 지 많이 고민해 달라”고 요청했다.
최 장관은 “한국 ICT의 재도약을 위한 국가차원의 전략이 필요하다”며 “모든 부분에서 중국이란 변수가 위협이면서 또한 기회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중국을 반드시 잘 이해하고 틀 속으로 끌고와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최 장관은 기업들의 애로사항에 대해서도 “특허 규제 등 보이지 않은 제약이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며 “중국 정부와 최대한 협의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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