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결산 ④가전] UHD 시대 본격화, 스마트홈 진화 앞둔 생활가전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흑색가전 대표주자인 TV는 올해부터 본격적인 울트라HD(UHD) 시대를 맞이했다. 이전에도 관련 제품이 출시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가격이 비싸 대중화와는 거리가 있었다는 점에서 본격적인 UHD TV 시대가 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덕분에 시장규모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2015년 전 세계 UHD TV 시장은 올해보다 135% 늘어난 2990만400대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전체 평판TV에서의 비중은 13%까지 늘어나며 2016년 20.1%, 2017년 26.2%, 2018년 28.3%까지 존재감을 높인다.
커브드(곡면)와 같은 형태적 변화도 눈여겨 볼만한 부분이다. 곡면 TV는 이 시장 1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전자가 주도하고 있다.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기술력 차이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차별화를 시도하고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의도다. 디스플레이서치는 글로벌 곡면 TV 시장규모는 올해 120만대에서 2015년 510만대, 2016년 830만대로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2017년 840만대로 정점을 찍은 이후 2018년 670만대로 역성장이 예상된다.
가장 큰 이유는 곡면 자체가 가지는 성장 동력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과거 사례만 보더라도 발광다이오드(LED) TV도 5년 이상 시장을 견인하지 못했다. 이후에 선보인 3D TV나 스마트TV도 마찬가지다. 물론 상황은 꾸준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시대에서는 곡면이 기본으로 적용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OLED TV는 LCD TV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곡면 적용이 손쉽다.
점차 커지고 있는 화면크기도 올해 TV 시장을 말하는데 있어 빠질 수 없는 요소다. 디스플레이서치는 내년 LCD TV 패널 출하량을 올해 예상치(2억4900만대) 대비 3% 늘어난 2억5700만대로 전망했다. 이 가운데 50인치 이상 화면 크기를 가진 LCD TV 패널 출하량은 5520만대로 관측됐다. 지난 2013년만 하더라도 50인치 이상 LCD TV 패널 규모는 2890만대에 불과했다.
내년 TV 시장은 UHD와 함께 화면크기의 대형화, 그리고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각광받는 퀀텀닷(Quantum Dot, QD) 기술이 적용된 LCD TV로 인해 더욱 활기를 띌 것으로 예상된다. 2년 연속 역성장에서 벗어나 올해부터 받은 탄력이 계속해서 유지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생활가전, IoT 더해 스마트홈으로 진화시작=글로벌 생활가전 시장은 합종연횡이 핵심이었다. 먼저 제너럴일렉트로닉스(GE)와 지멘스가 생활가전사업부를 각각 일렉트로룩스, 보쉬에 매각했다. 두 업체는 이 시장에서 나름대로의 입지를 구축하고 있으나 ‘세계화’와는 다소 거리가 있던 것이 사실이다. 이는 지역에 따라 특성이 제각각인 생활가전 사업의 일반적인 모습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2015년 생활가전 1위를 외친 삼성전자, LG전자의 입장이 난처해졌다. 매출은 물론 냉장고, 세탁기 등 주요 제품의 시장점유율을 내세우기가 어려워졌다. GE만 하더라도 2013년 기준 전 세계 생활가전 매출이 188억달러(한화 약 19조6000억원)로 1위에 올랐는데 여기에 일렉트로룩스는 같은 기간 동안 135억달러(13조8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둘을 더하면 삼성전자(166억달러), LG전자(160억달러)를 가뿐히 넘어선다. 다가오는 2015년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주요 트렌드로는 스마트홈이 빠질 수 없다. 국내외를 대표하는 거의 대부분의 업체가 스마트홈을 내세웠고 예전과 달리 플랫폼과 플랫폼, 서비스와 서비스를 연계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사물인터넷(IoT)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생활가전도 스마트홈으로의 진화가 일어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스마트홈은 집안에 설치되어 있는 각종 전자제품, 스마트 기기 등을 활용해 사용자에게 보다 앞선 라이프스타일을 맛볼 수 있게 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동안 스마트홈 구축을 위해 인프라부터 플랫폼, 개발자 생태계 구축에 이르기까지 서로 각자의 주장만 내세워 호환이 어려웠으나 내년부터 상황이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구글과 애플의 행보도 눈여겨봐야 한다. 구글은 네스트를 비롯해 스마트홈 관련 업체의 인수합병(M&A)에 적극적이고 애플의 경우 주택의 문, 온도 조절기, 전등, 카메라, 전기 플러그, 스위치 등을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 ‘홈킷’을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삼성 홈 프로토콜’로 개발자 참여를 독려하고 있으며 LG전자는 대화형 스마트홈 서비스 ‘홈챗’이 핵심이다.
업계에서는 각각의 분야에서 업체들이 잘할 수 있는 분야가 명확한 만큼 합종연횡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협회나 전략적 제휴(MOU), 혹은 M&A가 적극적으로 일어나리라고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글로벌 스마트홈 시장 규모가 올해 480억달러(약 49조원)를 넘어서고 2019년 2억2400만 가구에 관련 시스템이 적용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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