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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DB, 오라클이 독점한 국내 시장서도 뜰까

심재석

[디지털데일리 심재석기자] 기업의 정보시스템 중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일까. 아마 많은 사람들이 DB라고 답할 것이다. DB는 데이터의 집합이고, 데이터를 잘 가공하면 정보(Infomation)가 된다. 정보기술(IT) 분야에서 DB가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다.

소프트웨어 분야 중 DB를 관리하는 DB관리시스템(DBMS) 시장이 큰 것도 역시 DB의 중요성을 대변한다. 오라클은 DBMS 기반으로 세계 3대 소프트웨어 업체로 떠올랐다.

이 가운데 최근 DBMS 시장에 중요한 변화가 나타났다. 지난 몇 년간 IT 업계를 강타하고 있는 클라우드 컴퓨팅이 DB분야에까지 영향력을 미치기 시작한 것이다. 기업 내에서 최고의 성능과 안정성을 필요로 하는 시스템인 DB까지 클라우드의 품에 안긴다면 클라우드에 대한 의구심은 더이상 없을 것이다.

시장조사 전문기관들은 DBaaS의 급성장을 예견하는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451 리서치는 2016년까지 1조8000억원의 시장규모를 예상했다. 연간 성장률을 무려 86%나 내다봤다. 마켓앤카멧은 2019년 DBaaS의 시장규모가 14조원가 될 것이라고 발표했고, 레포트레포트는 2019년까지 연평균 67.30%의 성장을 계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조시가관들이 DBaaS의 성공을 예언하는 이유는 자명하다. DBaaS가 기존 DB 시스템을 직접 구축하는 것보다 훨씬 편리하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DB 시스템을 하나 구축하려면 하드웨어 선정부터 설치, 테스트, 튜닝 등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하지만, DBaaS를 이용하면 클릭 몇 번 만으로 이용할 수 있다.

또 DB를 클라우드에 통합함으로써 업무별로 무분별하게 산재돼 있는 DB 시스템을 정리할 수 있다. 이같은 무분별한 DB 확산을 방지하는 것은 보안에도 도움이 된다. 보안 관리자의 눈 밖에 있는 구멍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DB를 하나의 관점에서 관리할 수 있어 관리 비용과 시간도 대폭 절약된다.

이 때문에 DBaaS에는 거의 모든 클라우드 기업들이 뛰어들었다.

클라우드 업계의 대표주자 아마존웹서비스(AWS)는 RDS라는 상품을 통해 DBaaS를 서비스하고 있다. RDS는 NoSQL과 관계형DBMS를 클라우드 상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다. 마이SQL, 포스트그레SQL 등 오픈소스 DBMS부터 오라클 DB, MS SQL 서버 등 사용 제품까지 RDS에서 이용할 수 있다. AWS는 특히 최근 ‘오로라’라는 자체 DBMS를 서비스하기 시작했다.

이 외에 구글도 ‘구글 클라우드SQL’라는 서비스를 개시했으며, MS는 윈도 애저를 통해 자사의 SQL 서버를 DBaaS 방식으로 서비스하고 있다.

이같은 다양한 DBaaS 서비스 중 가장 주목되는 것은 오라클이다. 오라클은 클라우드 서비스 분야에서는 후발주자에 속하지만, DBMS 시장에서는 전 세계 최강자다. 국내에서는 5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고, 세계적으로도 경쟁사를 압도해 왔다.

이런 오라클은 지난 해 가을 오픈월드 2015에서 클라우드 DB 서비스인 DBaaS(DB as a Service)를 출시했다. 래리 앨리슨 오라클 창업자겸 CTO는 “DB는 우리의 가장 큰 소프트웨어 사업이지만, DB는 앞으로 가장 큰 서비스 사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오라클도 20일 국내에서도 본격적으로 DBaaS 사업을 펼칠 것을 선언했다. 한국오라클은 이날 잠실롯데호텔에서 DBaaS를 소개하는 세미나를 개최했다.

지금까지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오라클 DB를 애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안정성’이었다. DB 시스템은 워낙 중요하기 때문에 오라클을 안 쓰면 불안하다는 심리가 있는 것이다. 국내 기업의 IT담당자들은 이같은 생각이 더욱 확고한 편이다. 세계적 평균에 비해서도 국내에서 오라클의 점유율이 높은 이유다.

이같은 안정 추구 심리는 DBaaS의 장벽이다. 가장 중요한 정보 시스템인 DB를 남의 손에 맡기는 문화가 쉽게 형성되기 어려운 것은 당연하다.

한국오라클은 이같은 장벽을 우회하기 위해 그룹 IT서비스(SI) 업체들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그룹내 SI업체들이 오라클 DB 및 관리를 위한 솔루션 라이선스를 구매하고, 자체적으로 DBaaS 환경을 구축하고 계열사들에게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오라클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DBaaS는 중요한 데이터 보다는 상대적으로 중요도가 덜한 테스트 DB나 개발과정에서 쓰는 DB용으로 접근할 방침이다.

한국오라클 데이터베이스 사업부 장성우 본부장은 “기업은 데이터베이스를 프라이빗, 퍼블릭 혹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로 이전함으로써 클라우드가 제공하는 우수한 성능과 효율성을 적극 활용해 비즈니스 민첩성을 높일 수 있다”며 “오라클은 오라클 DBaaS 솔루션의 차별화된 안정성과 보안성 및 편리성을 바탕으로 고객들이 보다 쉽고, 안전하게 자사의 클라우드 전략을 실현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심재석 기자>sj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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