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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TV 디스플레이 패권 경쟁… LCD vs. OLED

한주엽

[전자부품 전문 미디어 인사이트세미콘]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을 놓고 액정표시장치(LC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의 경쟁 레이스가 펼쳐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생산 수율 향상, 원가절감이 이뤄지면 OLED가 LCD를 시장에서 밀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OLED는 백라이트가 없어 LCD 대비 공정 수가 짧다. 동일 수율이라면 OLED의 생산 효율이 높아 원가가 낮을 수 밖에 없다는 의미다. 이미 휘지않는(Rigid) 중소형 OLED 패널은 LCD와 비교해 생산원가가 비슷해졌고, 올해를 기점으로 확산의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러나 대형 분야에선 LCD의 반격이 만만치가 않다. OLED가 LCD를 누르고 주류로 떠오를 시기는 과연 언제일까.

글 한주엽 기자 powerusr@insightsemicon.com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소비자가전쇼(CES)에서 삼성전자는 ‘SUHD’ 브랜드를 단 퀀텀닷(Quantum Dot, QD) 발광다이오드(LED) 백라이트 LCD TV를 선보였다. QD는 수 나노미터(nm) 크기의 구 형태 반도체 입자로 크기에 따라 다양한 색을 내는 발광 특성을 갖고 있다. 삼성전자 SUHD TV와 같은 QD LCD TV는 적색(R)과 녹색(G) QD가 분포된 퀀텀닷성능향상필름(Quantum Dot Enhancement Film, QDEF)을 청색 LED 백라이트 앞에 부착한 형태로 설계된다. 이런 설계라면 NTSC 기준 색재현율(Color Gamut)이 100% 이상, 혹은 100%에 가까운 수준까지 높아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기존 LCD TV의 색재현율은 70%대에 불과했다. QD 기술을 통해 큰 약점 하나를 덜어낸 셈이다.

소니의 초슬림 LCD TV도 화제를 낳았다. 소니는 올해 CES에서 두께가 4.9mm로 얇은 초슬림 LCD TV ‘XBR X900C’ 시리즈를 선보였다. 소니는 기존 플라스틱 도광판(Light Guide Plate, LGP) 대비 두께가 절반 이하로 얇은 코닝의 유리 LGP 아이리스 글래스를 채택, 이 같은 초슬림을 구현해냈다. LG전자가 올해 내놓은 OLED TV 가운데 가장 얇은 제품(모델명 55EA9700)의 두께도 소니 X900C 시리즈와 같은 4.9mm였다.

자연색에 가까운 높은 색재현성과 얇은 두께는 그간 OLED만의 장점으로 여겨졌었다. 그러나 LCD도 OLED의 장점을 그대로 흡수하면서 프리미엄 시장에서의 입지를 굳히려는 모양새다. OELD는 코너에 몰렸다.

장점 희석된 값비싼 OLED

지난해 출시된 LG전자 65인치 울트라HD(UHD) OLED TV의 현재 시장 판매 가격은 1000만원이 조금 넘는 수준이다. 같은 사양의 삼성전자 65인치 커브드 UHD LCD TV의 가격은 500만원선. 가격 차이가 딱 2배다. 올해도 이러한 격차는 크게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출하량은 어떨까. 시장조사업체 IHS디스플레이서치는 OLED TV와 경쟁 관계인 QD LCD TV의 올해 출하량이 130만대에 이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시장은 꾸준히 성장해 2018년도에는 1870만대의 출하 규모를 나타낼 것이라는 관측이다. 올해 LCD TV 출하 예상치가 2억3900만대인 점을 고려하면 QD LCD TV가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5% 수준이다. 그러나 2018년도에는 5%를 훌쩍 뛰어넘는 높은 한 자릿수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QD LCD TV가 대부분 대형 프리미엄 제품인 점을 고려하면 이는 상당히 높은 비중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유일한 TV용 OLED 패널 생산업체인 LG디스플레이의 올해 출하량 목표치는 60만대, 내년 목표는 150만대다. 프리미엄 TV 시장으로만 한정지어도 2017~2018년까지 OLED가 LCD를 이기기는 힘들어보인다.

OLED는 기술적으로 뛰어넘어야 할 과제도 있다. 통상 고해상도를 구현하려면 개구율(실제 빛이 나올 수 있는 면적 비율) 확보가 어렵다. 자발광 소자를 사용하는 OLED의 경우 LCD 대비 개구율 확보가 상대적으로 쉽긴 하나, 밝기를 보상하기 위해 전류량을 늘릴 경우 소자 수명이 단축되는 등 문제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특히 8K를 구현하려면 현재의 후면발광(bottom emission) 방식을 전면발광(top emission)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LG가 현재의 방식에서 전면 발광 방식을 도입하려면 컬러필터 배치를 바꾸는 등 상당히 큰 작업이 요구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쉽지 않은 과정이다.

진검승부는 프린팅 증착 공정 도입 이후로

일각에선 OLED 패널의 유기EL 증착 공정을 잉크젯 프린팅 방식으로 바꾼 뒤에야 비로소 LCD와 진정한 경쟁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는 견해를 내놓는다. 현재의 대형 OLED 증착 장비 가격은 6세대 8000장 투입 기준 700억원대로 상당히 비싸다. 수율은 논외로 치더라도 이 처럼 장비 가격이 비싸니 패널 원가에 높은 감가상각비가 포함될 수 밖에 없다. 생산성 역시 떨어진다는 평가다.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현재 일본 토키의 증착 장비를 들여와서 사용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파주 신규 8세대 OLED 증착 라인(E4)에 국내 업체인 야스의 증착 장비를 들여놨다. 토키 장비와 비교해 초기 도입 가격은 저렴하지만 아직은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평가다. 1월 말 현재 E4 라인을 본격적으로 가동하지 못하는 것도 증착 장비의 완성도 문제인 것으로 전해진다.

LG디스플레이를 포함해 지금은 대형 OLED에 관심이 없는 삼성디스플레이 모두 프린팅 증착 공정을 도입하기 위해 협력사들과 연구개발(R&D)을 매진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머크(재료), 도쿄일렉트론(장비), 엡손(노즐)과,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투자를 단행한 미국 카티바와 함께 잉크젯 프린팅 공정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잉크젯 프린팅 공정이 경제적 관점에서 OLED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관건은 저분자 재료의 완성도”라고 말했다.

<한주엽 기자>powerusr@insightsemic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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