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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 청년 케이블TV…점유율하락·지속성장 숙제

채수웅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케이블TV 업계가 스무살을 맞았다.

케이블TV 업계는 출범 20주년을 맞아 12일부터 14일까지 사흘간 동대문 디자인플라자(DDP)에서 '행봉나눔 방송축제'를 진행했다.

13일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기념식에 참석해 "케이블이 20년간 우리 방송산업의 괄목할 만한 성장과 변화를 이끌어 왔다. 케이블TV가 문화와 글로벌 ICT를 결합한 새로운 길을 연다면 우리 미래 성장동력의 핵심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하지만 과거의 영화와 달리 케이블TV 업계가 직면한 현실은 녹록치 않다. 전체 가입자 규모는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예전에는 뉴미디어의 선두주자였지만 지금은 IPTV에 뉴미디어 자리를 내줬다.

◆IPTV 등장 이후 내리막길=과거 케이블TV는 그동안 지역에서의 독점을 인정받았다. 유일한 유료방송 플랫폼이었고 위성방송의 등장도 위협이 되지 못했다. 그야말로 땅 짚고 헤엄치기 였다.

철옹성 같았던 케이블TV의 위세는 인터넷TV(IPTV) 등장 이후 서서히 떨어지고 있다. IPTV가 등장하기 전인 2008년말 케이블TV 가입자 규모는 1520만명이었다. 하지만 현재 가입자 수는 1467만명이다. 그나마 절반은 여전히 아날로그 방송 가입자다. 그 사이 경쟁 플랫폼인 IPTV는 가입자 1000만을 넘어섰다.

앞으로의 전망도 불투명하다. 통신사가 결합상품 마케팅을 통해 IPTV 가입자를 늘리고 있지만 케이블TV는 반전 기회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과거 아날로그 시절 동반자적 관계를 구축했던 지상파 방송사와는 재송신 분쟁으로 시끄럽다.

◆UHD·규모의 경제로 분위기 전환=케이블TV 업계 역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다양한 스마트 서비스, 발빠른 초고화질(UHD) 방송 서비스, 콘텐츠 공동 수급 등에 나서는 것도 IPTV와의 경쟁에서 앞서기 위한 노력들이다.

특히, 케이블TV 업계는 UHD서비스에 큰 기대감을 갖고 있다. 세계 최초 UHD 상용서비스도 IPTV에 넘겨줬던 주도권을 되찾기 위함이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전환으로 넘어가는 시기에 태생 자체가 디지털인 IPTV에 밀려 고전했지만 더 진화한 UHD에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물론 IPTV, 위성방송도 UHD 서비스에 나서고 있지만 UHD 전용채널 유맥스를 통한 콘텐츠 공동수급을 비롯해 보다 진화한 차세대 UHD 서비스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주년 전시행사에서 케이블TV 업계는 기존 UHD보다 생동감을 더한 'Next 4K'를 선보이기도 했다.

또한 업계 3위인 씨앤앰이 매물로 나온 가운데 주요 케이블TV방송사(MSO)를 중심으로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 하다. 2008년 말 CJ헬로비전 가입자 규모는 284만이었지만 2014년말 기준으로는 421만이다. 티브로드 역시 같은 기간 284만에서 330만으로 늘어났다. 현대HCN 역시 117만에서 136만으로 증가했다. 전체 가입자 규모는 감소했지만 대형 사업자의 가입자는 오히려 늘어난 것이다.

여기에 케이블TV 사업자들도 결합상품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이동통신 서비스 강화에 나서고 있다. CJ헬로비전은 알뜰폰 가입자 83만여명을 확보,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케이블TV 업계는 이동통신 서비스 강화를 위해 제4이동통신 진출에도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방송서비스 자체만 놓고 보면 IPTV에 밀릴 것이 없다. 오히려 IPTV에는 없는 콘텐츠 경쟁력도 갖추고 있다.

최근 국회에서 유료방송 합산규제가 통과되면서 케이블TV 업계는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양휘부 협회장은 "합산규제 통과로 3년이라는 시간을 벌었다. 새로운 서비스를 시도하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IPTV 출범 이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케이블TV 업계가 20주년을 계기로 반전 기회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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