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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치지않는 티맥스의 꿈, ‘글로벌 DB 업체’ 가능할까

심재석

“글로벌 5대 소프트웨어가 되겠다”

티맥스소프트(이하 티맥스)가 또 다시 원대한 공약을 발표했다.

티맥스소프트 장인수 대표는 앞서 지난 25일 “올해가 글로벌 진출의 원년”이라며 글로벌 5대 소프트웨어 업체를 목표를 제시했다.

사실 티맥스가 이런 공약을 내건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티맥스는 2005년 이후 줄곧 “2010년까지 글로벌 3대 소프트웨어가 되겠다”고 큰소리를 쳐왔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2010년 티맥스는 글로벌 3대 SW 업체는커녕 회사가 망할 뻔 했다. 2008년 불어닥친 금융위기와 방만한 경영이 원인이었다. 티맥스는 이후 채권단의 양해로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을 거쳤다.

하지만 티맥스는 금새 되살아났다. 수익성 위주로 사업을 구조조정한 후 워크아웃을 조기졸업 했고, 이후 매년 견조한 실적을 내고 있다. 국내 시장 1위를 자랑하는 확실한 제품 ‘제우스’를 가진 힘이었다.

이에 힘입어 티맥스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제우스가 활약하고 있는 웹애플리케이션서버(WAS)에서 더 이상의 급성장은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티맥스가 새 성장동력 손꼽는 첫번째 분야는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이다. 티맥스소프트는 관계사인 티맥스데이터와 함께 DBMS 시장에 ‘올인’을 선언했다.

이날 열린 티맥스데이 2015 행사에서도 이를 느낄 수 있었다. 준비된 세션은 대부분 DBMS인 티베로와 관련 솔루션에 대한 것이었다. 지금의 티맥스를 있게 한 제우스는 소외되는 듯한 분위기마저 연출됐다.

티맥스가 DBMS 시장에 열정을 쏟는 것은 그만큼 이 시장이 크기 때문이다. 국내 시장 규모만 6000억원에 달하고 세계 시장은 4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거대한 시장 덕분에 오라클은 DBMS 시장에서의 장악력을 바탕으로 세계 3대 소프트웨어 업체로 거듭났다.

티맥스의 목표는 오라클 대체품으로 자리잡는 것이다. 오라클 DB는 성능과 안정성 면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지만, 지나치게 비싸 원망을 듣곤 한다. 티맥스는 오라클 수준의 성능과 안정성을 제공하면서, 가격을 낮추는 전략으로 오라클의 아성에 도전할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이같은 전략이 일정 수준 성과를 거뒀다. 현대기아차의 전사 표준 DBMS 채택됐고, 한국전력 차세대 계량데이터관리시스템(MDMS)에도 DB를 공급할 예정이다. 연세대, 한국과학기술대학교의 정보시스템에도 도입됐다. 이는 기존 오라클 DB를 티맥스의 DB 제품 티베로로 교체한 것이다. 티맥스 측은 1100여 개의 다양한 고객사례와 160여 건의 외산 DB 전환 사례를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기업의 중요 업무 시스템에는 당연히 오라클 DB를 써야 한다는 인식이 있었는데, 티맥스는 조금씩 이런 인식을 깨가고 있다.

국내에서의 이같은 성과를 기반으로 티맥스는 해외 시장을 노리고 있다. 지금까지 해외 시장에서 티맥스의 주력상품은 메인프레임 리호스팅 솔루션 ‘오픈프레임’이었다. 미국의 GE캐피탈, 일본의 노무라증권 등 몇몇 굵직한 구축사례를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오픈프레임만으로 세계 시장에 도전하는 것은 한계가 있었다. 메인프레임을 유닉스로 전환하는 사례가 국내처럼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x86 서버의 성능 향상, 클라우드 컴퓨팅의 확산 등으로 메인프레임 리호스팅에 대한 비전도 그다지 밝지는 않다.

티맥스가 글로벌 진출을 위한 전략 제품으로 ‘DB’를 선택한 이유다. 물론 쉽지는 않은 일이다. 오라클, IBM, MS라는 거대한 벽을 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회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중국에서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 중국정부는 최근 오라클, IBM, MS, 시스코 등 글로벌 IT기업을 적대시하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는 티맥스에 기회를 줄 것으로 보인다. 티베로의 성능과 안정성만 뒷받침 된다면 중국 시장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둘 수도 있다.

티맥스는 최근 중국 최대 서버판매 기업인 인스퍼정보와 중국 내 합작법인을 세우기로 협약을 체결하고, 중국 시장에 공급되는 서버·스토리지 등 IT 인프라를 운영할 DBMS로 티맥스의 ‘티베로’를 공급하기로 했다. 티맥스는 중국을 발판으로 향후 해외 법인을 30개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장인수 티맥스 대표는 “해외에도 대안이 있으면 오라클 DB를 다른 것으로 바꾸고 싶어하는 고객들이 많다”면서 “이 고객들을 집중하면 앞으로 제1 금융권의 계정계 시스템, 병원정보시스템(HIS) 등에 티베로를 공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재석 기자>sj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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