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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한몸 된 요기요-배달통, 합병일까 분업일까

심재석
[디지털데일리 심재석기자] 배달앱 시장 2~3위인 요기요와 배달통이 사실상 한 몸이 됨에 따라 향후 두 회사의 역할 분담이 어떻게 이뤄질 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올해 국내 배달앱 시장이 2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1위인 배달의민족 독주를 막기 위해 두 회사가 특단의 조치를 내렸기 때문이다.

지난 달 30일 요기요와 배달통은 공동 대표 체제를 도입하고 사무실을 하나로 합쳤다. 요기요의 최대주주인 독일 딜리버리히어로가 지난해 배달통의 지분 상당을 인수한 것에 이은 후속조치다. 이에 따라 나제원 요기요 대표가 두 회사 대표를 겸임하고, 김태훈 배달통 대표는 이사회 의장직을 수행하게 된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에 대해 김 대표의 2선 후퇴 및 나 대표 1인체제 전환으로 이해하고 있다. 이는 두 회사를 하나의 전략으로 움직이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조치에 대해 해석하는 시각은 두 가지다. 하나는 합병을 위한 사전조치로 보는 시각이고 또 하나는 1위 업체인 배달의민족에 대항하기 위한 분업체계를 구성한 것이라는 시각이다.
합병으로 보는 시각에서는 이베이의 사례로부터 교훈을 얻었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이베이의 경우 국내 e커머스 시장에서 지마켓과 옥션을 모두 인수했지만, 서비스 통합없이 각자 시장을 공략했다. 그 결과 지마켓의 경우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옥션은 3위로 주저앉았다. 이베이 입장에서는 한국 오픈마켓 시장을 통째로 삼키긴 했지만, 두 회사의 시너지를 발생시키지는 못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 회사가 시장에서 두 서비스를 모두 성공시키기 어렵다"면서 "요기요와 배달통은 장기적으로 합병 절차를 밟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분업이라고 보는 시각은 두 서비스의 주력 시장이 다르다는 점에 주목한다. 요기요는 국내 배달앱 중 가장 비싼 수수료(매출액의 12.5%)를 받는다. 이 때문에 이윤이 낮은 중식, 한식, 분식, 치킨 등 음식점은 요기요를 꺼려한다. 이들 음식점 입장에서는 수수료 비싼 요기요를 통해 음식을 판매해 봐야 남는 것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요기요에는 야식 등 상대적으로 이윤이 높은 배달 음식점들이 주로 입점해 있다.

반면 배달통은 국내에서 가장 싼 수수료(매출액의 2.5%) 정책을 취하고 있다. 배달통이 음식점 업주들로부터 환영받는 지점이다. 덕분에 배달통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배달음식점과 제휴를 맺고 있다. 배달통은 한식, 분식, 중식, 치킨 등 이윤이 낮은 음식점도 입점하는데 큰 부담이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요기요와 배달통은 강점과 약점이 대비되고, 타깃 시장이 다르다. 야식 등 고가 시장은 요기요를 통해 공략하고, 저가 시장은 배달통을 통해 공략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배달의민족이라는 확고부동한 1위 업체를 위아래에서 협공을 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요기요는 인지도와 비스 만족도는 높지만 수수료가 비싸서 문제였고, 배달통은 제휴 음식점은 많지만 상대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점이 약점이었다"면서 "두 회사의 협업은 각자의 강점에만 집중해 배달의민족에 대항하겠다는 뜻"이라고 풀이했다.

<심재석 기자>sj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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