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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열돌 넘긴 게임쇼 ‘지스타’가 안은 숙제

이대호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K-iDEA, 옛 한국게임산업협회)가 지난 21일 게임쇼 ‘지스타’의 공식 슬로건 공모전 진행을 알렸다. 올해 지스타의 본격적인 일정이 시작된 것이다. 참가사 조기신청도 받고 있는 중이다.

지난해 지스타는 게임규제법안에 이름을 올린 서병수 부산시장 때문에 개최지 중간평가를 두고 업계 일각에서 보이콧 분위기가 형성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다행히 열 돌을 맞은 작년 지스타는 외부의 우려에도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리는 등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올해 지스타는 어떨까. 중대한 변화의 기로에 섰다고 볼 수 있다. 그보다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우선 업계 내 온라인게임 개발 프로젝트 축소가 지스타의 얼굴인 일반전시(B2C)관의 변화를 부추기고 있다. 이제 전시할 만한 온라인게임이 손에 꼽히는 상황이다. 지난해 지스타에선 넥슨과 엔씨소프트가 투톱으로 대형 신작을 대거 공개해 성공적인 행사 개최를 이끌었다. 올해의 경우 작년만한 신작 공개가 있을지가 미지수다.

그렇다면 대다수 업체가 개발 중인 모바일게임을 어떻게 대중들에게 소개할지가 숙제로 남게 된다. 작년에도 전시 현장에서만큼은 모바일게임이 볼거리가 많은 온라인게임에 밀려 조연에 그치는 분위기였다. 모바일게임 업체들이 지스타 B2C관 참가에 적극적이지 않은 이유일 것이다. 이제 모바일게임을 행사 주연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파격적인 정책 마련도 필요해 보인다. 이 부분은 지금도 주최 측이 고민하고 있는 문제다.

게임과 연관된 전후방산업계의 참여도 이끌어내야 한다. 이를테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참여도 추진해 볼 수 있다. 두 업체는 최근 게이밍 모니터와 노트북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게이머들의 축제인 지스타에서 보다 효과적인 홍보가 가능할 것이다. PC업체와 게임 주변기기 업체에도 참여를 타진하는 등 전시 스펙트럼을 넓힐 필요가 있다.

지스타의 경쟁력 확보도 풀어야 할 숙제다. 언젠가부터 지스타를 가리키던 아시아 최대 규모 게임쇼라는 수식어가 사라졌다. 중국 차이나조이 때문이다. 차이나조이는 규모 면에서 지스타를 따돌린 지 오래다. 올해 지스타 전시규모가 5만4100제곱미터인데 이달 말 개최를 앞둔 차이나조이는 12만제곱미터 규모로 개최될 예정이다.

이제 업계가 지스타의 질적 도약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게임 축제에서 한발 나아가 엔터테인먼트 축제로도 꾸며볼 수 있을 것이다. 실생활에 어떻게 게임이 응용될 수 있는지 게임이 여타 문화산업과 어떻게 결합이 가능한지 보여주는 자리를 마련하는 것도 방법이다.

업체들도 지스타 참여를 비용과 홍보의 관점으로만 접근해선 안 될 것이다. 게이머들이 있었기에 업체들도 성장할 수 있었다. 게이머를 위한 축제이자 게이머들에게 베푸는 행사를 마련하는 것도 지스타 미래를 위한 선택지 중 하나다. 올해 지스타가 긍정적인 변화를 품길 기대해본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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