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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공개(IPO) 준비하는 퓨어스토리지…매출 부풀리기 의혹?

이수환


- 가트너 조사결과와 SEC에 보고한 매출에 차이
- 안정적 IPO, 위험요소 제거하기로 보여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낸드 플래시 기반의 올 플래시 어레이(All Flash Array, AFA) 업체인 퓨어스토리지가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에 기업공개(IPO)를 신청했다. 이 과정에서 매출 수치가 그동안 알려진 것보다 적게 나타났다. 그동안 외부에 공개된 매출을 통해 올플래시 스토리지 순위를 매겨왔다는 점에서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2일(현지시각) 포츈, 리코드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퓨어스토리지가 SEC에 보고한 내용을 인용해 지난 2013년 4270만달러(한화 약 501억5000만원), 2014년 1억8320만달러(2151억8000만원)의 매출을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그동안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를 통해 알려진 매출과 적지 않은 차이를 보인다. 가트너는 퓨어스토리지의 매출을 2013년 6780만달러(796억3000만원), 2014년 2억7600만달러(3241억8000만원)라고 밝힌바 있다.

이런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퓨어스토리지는 2014년 올플래시 스토리지 시장에서 IBM, 넷앱, HP 등 관련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업체를 밀어내고 2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SEC에 보고한 내용대로라면 4위에 이름을 올렸어야 한다.

퓨어스토리지가 IPO와 관련된 내용을 거짓으로 SEC에 보고할 가능성은 낮다. 일각에서는 같은 올플래시 스토리지 업체인 바이올린메모리가 2013년 9월 IPO 이후 곧바로 주가가 폭락하는 등 부작용을 겪은 것을 염두에 두고 보수적으로 매출을 설정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당시 바이올린메모리는 IPO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많은 투자를 받았고 곧바로 부실한 실적이 이어지면서 최고경영자(CEO)가 교체되는 등 혼란을 겪었다.

퓨어스토리지도 2009년 9월에 설립된 이후 삼성벤처투자를 비롯해 VM웨어의 설립자이자 전 CEO였던 다이앤 그린, VM웨어 공동설립자인 멘델로젠블룸 등으로부터 2억5000만달러(3054억원)를 투자받았다. 2014년 4월에는 2억2500만달러(2642억원) 규모의 F시리즈(스타트업 투자 과정의 일종) 자본투자를 유치했다. 상당한 투자를 받은 만큼 안정적인 IPO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뤄야하고 이 과정에서 매출이나 기업가치 부풀리기와 같은 위험요소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가트너와 같은 시장조사업체의 자료를 그대로 업계에서 받아들이는 경우는 많지 않다”며 “잘못된 시장조사결과가 오는 경우가 있고 조사방법에 있어서도 업체가 제공하는 자료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기 때문에 외부로 드러나는 수치가 확실치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글로벌 올 플래시 스토리지 시장은 2013년과 비교해 129.7% 성장한 14억달러(1조6444억원)를 기록했다. 국내의 경우 올해는 2014년과 비교해 20% 성장한 309억원으로 전망된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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