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국모바일게임협회 출범 8개월’ 협회장 평가 들어보니

이대호
- 황성익 한국모바일게임협회(KMGA) 협회장 인터뷰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한국모바일게임협회(www.k-mga.or.kr, 이하 모게협)가 출범 8개월째를 맞았다. 모게협은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단체로 올해 1월 29일 한국무선인터넷콘텐츠협회(MOCA)가 이름을 바꾼 조직이다. 당시 대다수 구성원이 게임업체였기 때문에 ‘선택과 집중’을 위해 결단을 내린 것이다.
모게협은 주요 게임기업들이 대거 포함된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K-IDEA, 옛 한국게임산업협회)와 달리 상당수 회원사가 10~20명 규모의 중소 모바일게임 업체들로 이뤄져 있다. 회원사 수는 400여곳에 달한다.

지난 1월 출범 이후 모게협은 바쁘게 움직였다. 글로벌모바일게임연맹(GMG), 경기콘텐츠진흥원, K-IDEA, 국제모바일게임어워드(IMGA), 한국게임학회 등 상당수 협단체와 양해각서(MOU)를 맺고 협력의 물꼬를 텄다. 중국의 유명 휴대폰 제조사인 샤오미E&M와도 MOU를 맺었다. 중국 진출을 위한 포석을 깐 것이다. 1차 프로젝트로 국내 모바일게임 유료 패키지를 샤오미 앱 마켓에 등록했다. 이달 초엔 국내 첫 인디 게임사들을 위한 축제인 ‘빅 페스티벌’을 공동 주관하기도 했다.

황성익 한국모바일게임협회(KMGA) 협회장
황성익 한국모바일게임협회(KMGA) 협회장
이 같은 모게협의 활발한 대외 활동의 중심엔 황성익 협회장<사진>이 있다. 두루넷, 데이콤 등을 거쳐 게임빌에서 마케팅과 퍼블리싱 사업 본부장으로 8년간 재직한 인물이다. 이후 네오아레나(현 네오이녹스엔모크스)에도 1년여간 몸담은 바 있다.

황 협회장은 지난 23일 게임기자연구모임이 주최한 인터뷰에서 출범 이후 8개월간의 평가에 대한 질문에 “처음엔 명함팔 돈도 없었다”며 “그 정도로 재정이 어려웠다”고 출범 당시를 떠올렸다. 처음에 10개 부회장사가 1000만원씩, 5개 이사사가 500만원씩 내 재원을 마련하면서 협회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일반 회원사에겐 연회비나 가입비를 따로 받지 않는다.

그는 “MOU나 전략적 제휴 등으로 돌아다녔는데 지금도 실질적으로 중소업체들에게 위한 길이 있을까, 잘하고 있는 것인가에 대한 물음이 있다”며 “아직도 피부에 와 닿지는 않는 거 같다”고 고민을 꺼내 놨다.

황 협회장은 ‘모게협의 정체가 의심스럽다’, ‘뭘 하는 단체인지 모르겠다’는 일부 업계인들의 평가를 전달하자 “저희가 홍보가 부족했던 것 같다”며 “뒤늦게 이런 자리를 갖게 된 게 죄송스러울 따름”이라고 답했다.

이어서 그는 “여러 가지 MOU를 맺고 있는데 이게 바로 뭔가 액션 수행이 안 되고 시간을 끌고 나서 하는 이유는 여러 이해관계들이 있기 때문”이라며 “그런 것들을 조율하다보면 시간이 흐른다. 그렇게 봐 주시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황 협회장은 모게협의 키워드로 ‘작은 업체를 도와주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중국 진출을 추진하는 이유에 대해선 현지 시장이 6조원 정도로 크지만 진출이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중국 퍼블리셔를 통해 하다보면 RS(수익분배)에 결제수수료에 비용 보내주고 하면 (이익이) 되게 떨어지고 자국산업 보호를 위한 규제인 저작권, 판호 등 그리고 내자법인이 아니면 서비스를 안 받게 하려고까지 하는 등 (중국 진출을 위해)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면서 현지 법인 설립과 중국 내 플랫폼에 바로 올릴 수 있도록 하는 소프트웨어키트(SDK) 배포 등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황 협회장은 미래 먹거리에 대한 생각도 꺼내 놨다. 그는 가상현실(VR)을 주목 중이다. 이에 지난 9일 출범한 VR산업협회에 자문위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앞으로 VR산업협회와 교류를 통해 VR게임 제작 지원도 준비하겠단 계획이다. 그는 “관련 업체들의 클러스터를 구성해 중국에 콘텐츠를 제공하는 등의 그런 것들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K-IDEA가 추진 중인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에 대해선 황 협회장이 회원사들의 심정을 그대로 전했다. 아무래도 소규모 업체들이고 직접 서비스보단 퍼블리셔에 게임 서비스를 맡기는 경우가 많다보니 자율규제에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그것보다 먹고 사는 문제가 더 급하다는 게 그의 솔직한 답변이었다.

황 협회장은 “자율규제를 제대로 못한 건 죄송하다”면서 “어떻게든 도와서 잘 정착될 수 있게, 업계를 위한 거니까 통합된 마음으로 도우려 한다. 홍보라도 해서 메일링도 쏴주고 소셜활동도 해주고 해야 된다는 게 제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궁극적으로 그리는 모게협의 청사진에 대해 “허리는 만드는 그림”이라며 “정보라던지 잘 도와줘서 (작은 업체들이) 위로 갈 수 있게 그런 역할을 하는 게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

또 황 협회장은 작은 업체들의 입장에서도 업계를 봐 줄 것을 미디어에 당부했다. 그는 “대형 업체들의 프레임만 조망하지 않고 작은 업체들도 조망을 해주셨으면 한다”며 “골고루 양적으로 팽창할 수 있게끔 골고루 조망해달라”고 거듭 부탁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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