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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금융사 3분기 실적 ‘불안’…내년 금융 IT예산에 영향미칠까

박기록

[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장기적인 저금리 기조와 함께 주요 경제지표가 지난해보다 악화된 가운데 KB금융, 신한금융, NH농협금융, 하나금융 등 국내 4대 주요 금융회사들의 올해 3분기 실적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실적만 놓고 보면 전반적으로 시장이 예상했던 것 보다는 나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회사별 수익 편차가 크게 벌어지거나 전분기에 비해 실적이 악화되는 경우도 있어 불안한 모습이다.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의 경우, KB금융은 4071억원, 농협금융 6197억원, 신한금융 6790억원, 하나금융은 2534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신한금융이 비교적 상대적으로 선전한 실적을 기록한 반면 KB금융과 하나금융의 실적은 악화돼 대조를 이뤘다.

KB금융은 포스코주식에 대한 손상차손 규모가 전분기대비 증가하고 지난 2분기 인식했던 주택도시 보증공사 지식 매각익, 안심전환대출 매각익 등 일회성 요인 소멸로 3분기중 2440억원의 비교적 큰 손실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은 전년동기보다 226억원(8.2%) 감소하는 등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하나금융측은 외환은행과 하나은행 통합에 따른 일시적 초기통합비용 발생으로 전분기 대비 779억원(7.7%)증가한 판관비와 원화 약세에 따라 1128억원의 외화환산손실이 발생한 것이 실적 저조의 원인이라고 밝혔다.

주요 금융회사들의 3분기 실적이 중요한 이유는 내년 IT 투자 예산을 작성하는 데 있어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심리적인 지표’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지만 양호한 실적이 배경이되면 아무래도 내년 IT예산을 짜는데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특히 주요 금융그룹의 경우, 핵심 계열사인 은행의 실적이 중요하다.

물론 차세대시스템, 데이터센터 구축 등 대형 IT사업을 준비하는 은행들은 실적과는 관계없이 차기년도의 IT예산에 이를 반영하지만 통상적인 수준의 IT 신사업이나 구형 장비교체를 계획하고 있는 경우라면 다소 타이트하게 예산이 짜여진다.

이런 관점에서 올해 3분기 경영실적만 놓고봤을땐, 주요 금융회사들의 내년 금융권의 IT투자 전망은 심리적으로 '평균수준은 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별로 11월부터 내년에 시행할 주요 IT사업을 구상하고 12월중으로 예산을 1차 확정하게 된다. 시중은행을 기준으로 한다면 은행당 1500~2000억원 안팎의 IT예산이 예상된다.

KB금융의 경우, 내년에 국민은행의 2기 차세대시스템 구축 논의가 재개될 지 여부가 관심사지만 IT예산 계획에는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

하나금융은 내년 전반기까지 KED하나은행이 기존 하나-외환 IT통합에 전력해야하기때문에 대형 IT사업이 계획될 가능성이 적다. 인천 청라신도시에 들어설 하나금융 통합데이터센터 사업이 본격화되고 있지만 건축 초기라 내년 IT예산과는 크게 관계없어 보인다.

NH농협금융은 내년 6월중으로 경기 의왕에 지하 10층 규모의 대규모 통합데이터 센터 구축을 완료할 방침이어서 센터이전및 신규 IT장비 도입이 예상된다.

한편 은행권의 경우, 특별한 돌발변수가 없다면 기존에 계획된 IT예산이라고하더라도 이를 다 사용하지않고 이월시키는 경우가 보통인데, 은행별로 편차는 존재하지만 자본예산 이월비율이 10~20% 정도다.

여기에 경영실적과 관계없이 향후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다고 판단할 경우에는 IT예산 집행이 보류되고 예산이 이월되는 비율이 50%에 육박하기도 한다. 실제로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확산되면서 은행들이 차세대 추진 계획을 늦추거나 ATM(현금입출금기) 도입계획을 보류시키는 등 IT예산 집행을 중단한 사례도 있다.

다만 내년 IT기획을 구상하는 데 있어 은행권은 IT신사업 추진에 있어 예년보다 다소 보수적인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대면채널 확산에 따른 BPR/PI, ODS(아웃도어세일즈) 등 직접 영업채널 비중 확대 등 관련 IT투자가 예상되는 가운데 연내 금융당국의 인터넷전문은행의 인가에 따른 금융권의 관망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권은 이미 ATM 등 IT투자비가 많이 소요되는 품목에 대해서는 올해 사용연한 기존 5년에서 7년으로 늘리거나 도입규모를 줄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한 외부변수를 보면, 올 연말 또는 연초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과 그에 따른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요인도 있어 결과적으로 IT투자의 공격적인 편성은 어려울 전망이다.

<박기록 기자>rock@ddai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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