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2010년 12월. 통신사는 모바일 인터넷전화(mVoIP) 이용 제한을 실시했다. ‘트래픽 유발에 따른 네트워크 과부화’가 명분. 하지만 음성통화 매출 하락을 우려한 몽니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모바일 메신저의 무료통화 기능이 사실상 무용지물이 됐다.
#2011년 7월 네이버는 스마트폰에서 이동통신네트워크를 통해 시청할 수 있는 ‘프로야구 생중계 서비스’를 개시했다. 국내 포털 사이트 중 처음으로 한국야구위원회(KBO)와 계약해 내놓은 서비스. 그러나 한 달 만에 접었다. 평균 3시간 프로야구를 볼 경우 소비하는 데이터양은 700MB 내외. 네이버는 ‘서비스 품질 확보 미흡’을 이유로 들었지만 통신사 외압설이 파다했다.
2015년 지금 앞서 언급한 사례는 다 옛말이다. 통신사가 mVoIP 애플리케이션(앱)을 배포하고 각종 동영상 서비스를 제공한다. 동영상은 일반화질(SD)을 넘어 고화질(HD)가 보편화됐다. 3세대(3G) 이동통신이 4세대(4G) 이동통신으로 진화하면서 네크워크가 개선됐기 때문일까. 아니다. 통신사의 수익 구조가 변했기 때문이다.
통신 3사는 지난 5월부터 ‘데이터중심요금제’ 전환에 들어갔다. 데이터중심요금제는 음성통화는 무료 데이터 사용량에 따라 요금을 받는 구조다. 통화를 많이 하는 것보다 데이터를 많이 써야 돈을 벌 수 있다.
KT는 지난 8일 ‘올레 워키토키’ 앱을 공개했다. 무전기다. 이 서비스는 통신사 상관없이 쓸 수 있다. 최대 10명이 같이 얘기할 수 있다. 관심 그룹을 만들어 불특정 다수와 소통할 수도 있다. 10분을 말하면 6MB의 데이터를 소진한다. LG유플러스는 이미 지난 1월 ‘롱텀에볼루션(LTE)무전기’를 출시했다. 음성통화 매출로 먹고 살았던 과거엔 상상할 수 없는 서비스다.
SK텔레콤은 지난 9일 모바일 동영상 서비스 ‘핫질’을 선보였다. 아프리카TV와 유사한 방송 플랫폼이다. 교육 음악 게임 등 23개 채널을 제공한다. 1시간 시청하면 약 980MB 데이터가 나간다. SK텔레콤에 앞서 LG유플러스는 ‘LTE비디오포털’을 회사 성장동력 중 하나로 육성하고 있다. LG유플러스의 모바일 인터넷TV(IPTV) ‘유플러스HDTV’와 주문형비디오(VOD) ‘유플릭스’를 묶고 ‘프리미엄 지식팩’을 추가한 서비스다. 비디오 관련 각종 검색과 동영상을 담았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9월 기준 LTE 일반요금제 가입자의 가입자당 월평균 데이터양은 1.88GB다. 3분기 알뜰폰(MVNO, 이동전화재판매)을 제외한 통신 3사의 무선 가입자당평균매출액(ARPU)은 ▲SK텔레콤 3만6729원 ▲LG유플러스 3만6294원 ▲KT 3만6193원. 각 통신사 데이터중심요금제 제공 데이터를 감안하면 가입자당 월 2GB를 넘게 데이터를 소모해야 3분기 ARPU보다 높은 요금제로 끌어들일 수 있다.
한편 통신사의 이런 행보는 더욱 가속화 될 전망이다. 통신 3사는 매출 감소 수익 정체 악순환에 빠져있다. 통신을 통해 실적을 개선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요금인상은 불가능하다. 가입자를 대폭 확대하기도 불가능하다. 원치 않는 부가서비스를 가입시키기도 비싼 요금제 가입을 미끼로 단말기를 제공하기도 쉽지 않다. 가입자가 자발적으로 높은 요금제로 가도록 유도할 수밖에 없다.
통신사 관계자는 “이용자가 무선랜을 선택할 경우 요금제 샹향 없이 자유롭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꼼수가 아니다. 언제 어디서나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는 편의성에 대가를 지불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라며 “합리적 통신비 지출 문화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고객 데이터 사용량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은 더 커질 것이라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