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창조SW를 찾아서] 절대강자없는 부품 SCM시장…엠로,“해외 진출”
최근 정부는 국내 역량있는 소프트웨어(SW) 기업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돕기 위해 ‘글로벌 창조 소프트웨어(GCS)’ 사업을 시작했다.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만한 잠재력을 지닌 기업들을 지원해 이들을 집중 육성시키기 위함이다.
올해는 치열한 경합 끝에 전자상거래와 빅데이터, 시스템 인프라, 보안, 오피스 등 다양한 분야의 SW 업체가 선정됐으며, 2년 간 총 380억원을 지원한다. 이번에 선정된 15개 신규과제를 수행하게 되는 기업들이 어떠한 기술과 비전을 갖고 있는지 알아보는 자리를 마련했다<편집자 주>
[창조 SW를 찾아서②] 엠로
-구매SCM의 역할 변화…비용통제->가치창출자로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공급망관리(SCM)는 기업의 경쟁력을 가늠하는 중요한 요소다. 델이나 삼성전자, 애플 등 글로벌 기업들은 끊임없는 SCM 혁신을 통해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과거 SCM 체계 정비를 통해 두 달 치가 넘었던 재고 물량을 2년 만에 10일 이하로 줄이는 등 애플의 혁신을 꾀한 것으로 유명하다.
SCM의 첫 단추는 바로 구매다. 구매를 잘해야 이후 제조와 유통, 물류까지 SCM 전반이 잘 흘러간다. 이를 위해선 바로 협력사를 관리하는 구매 SCM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런데 최근 구매 SCM의 역할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기존 구매 SCM의 역할은 업무 자동화와 비용통제에 맞춰져 있었지만 점차 역량 있는 협력사를 발굴하고 관리해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영역이 확장되고 있다. 단순히 값싼 원부자재를 조달해 비용절감을 하는 차원에서 벗어나, 완제품의 핵심 경쟁력을 좌지우지하는 협력업체들을 발굴, 관리해 성장시키는 가치창출자의 역할로 변화하고 있는 셈이다.
2015년 글로벌창조소프트웨어(GCS)에 선정된 엠로는 국내에서 거의 유일하게 구매 SCM 솔루션을 개발, 판매하는 기업이다.
이번 GCS 사업에선 기존 영역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대한민국 부품산업 경쟁우위를 바탕으로 한 글로벌 베스트 프랙티스 부품산업용 개발구매 SCM 솔루션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엠로 고동휘 부사장<사진>은 “최근 글로벌 경영 환경에선 기업 간의 경쟁이 아닌 기업 생태계 전체의 경쟁력에 기업의 생존이 달려있다”며 “결국 기업의 경쟁력은 이 중심에 있는 협력사를 관리하는 구매 SCM에 의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특히 핵심부품이 제품 경쟁력을 중대한 역할을 차지하는 제조업체의 경우, 협력사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그는 “글로벌 구매 SW 시장은 오는 2017년까지 4.8조원의 시장 규모가 예상되는 등 큰 성장을 보이고 있지만, 현재 절대 강자가 없는 시장”이라며 “향후 품질을 강화하고 제품 완성도를 높인다면 엠로 역시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지닌 구매 SCM SW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특히 부품 등 제조영역에서의 지난 10년 노하우를 통해 표준 기반을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진출도 용이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그렇다면 엠로가 말하는 개발구매 SCM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전기자동차의 예를 들어볼까요. 전기자동차의 핵심 역량은 전지입니다. 충전 속도가 빠르고, 성능과 안정성이 높아 오래 지속되는 전지가 바로 전기자동차의 경쟁력을 좌우합니다. 그런데 이 전지는 자동차 업체에서 직접 생산하는 것이 아닙니다. 전지를 만드는 협력사로부터 공급받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자동차 업체 입장에선 품질이 좋은 전지를 만드는 협력사를 발굴하고 성장시키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이 역할이 바로 구매 SCM의 역할입니다.”
고 부사장은 “핵심부품을 갖고 전기자동차를 설계하는 것은 그동안 엔지니어 고유의 영역이었지만, 이를 설계단계부터 제공한다면 개발단계에서부터 비용을 낮출 수 있고 핵심 경쟁력을 보유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엠로는 이번 GCS 사업을 통해 우선적으로 개발구매 SCM 영역의 표준 업무모듈 및 비즈니스프로세스관리(BPM) 기능을 개발할 예정이다.
그는 “전사 목표원가 관리나 원류 단계에서의 협업 강화, 원가 산정 자동화 등의 기본 기능은 물론 개발구매 업무에 특화된 사용자경험(UX)을 제공해 대용량 설계 데이터의 손쉬운 접근과 관리, 룰(Rule) 기반 업무 수행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해외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는 만큼, 현재 제휴를 맺고 있는 해외 파트너와 파일럿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태국과 베트남 등에 현지업체와 합작법인을 설립한 상태며, 미국과 중국, 대만 등에도 파트너를 두고 있다.
무엇보다 엠로는 품질관리에 초점을 맞춰 투자를 지속할 예정이다. 이미 2년전부터 별도의 품질보증(QA)팀을 운영 중이다.
그는 “글로벌 진출을 생각한다면, 무엇보다 품질에 투자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선 시스템도 갖춰져야 하며, 개별 직원의 마인드도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노력을 통해 엠로는 오는 2022년까지 134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고, 글로벌 매출 비중도 36%까지 높인다는 방침이다.
고 부사장은 “구매 SCM의 역할은 점차 제품의 성공을 좌지우지하는 가치 창출자(Value Creator)로 변화되고 있다”며 “이번 GCS 사업을 통해 엠로는 대한민국 ‘넘버1’, ‘글로벌 톱5’ 구매 SCM SW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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