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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헬로비전 M&A ‘갑론을박’…SKT vs LGU+, 누구 말이 맞나?

윤상호
- 정부 인가 두고 SKT vs 경쟁사 대립 격화…통합방송법 해석도 달라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 추진에 대한 KT와 LG유플러스의 반대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KT에 이어 LG유플러스도 최고경영자(CEO)급까지 나서 반대론 확산에 나섰다. 대응을 자제해 온 SK텔레콤도 전면전을 선언했다. 경쟁사 주장은 맹목적 반대를 위한 것이라고 조목조목 반박했다. 물고 물리는 설전은 정부의 인가 여부 결정이 공개될 때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14일 LG유플러스 권영수 부회장은 신년간담회를 통해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을 정부가 불허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요금인상 우려 ▲알뜰폰(MVNO, 이동전화재판매) 흡수를 통한 이동통신 점유율 확대 ▲결합상품 가입자 점유율 급증 ▲통합방송법 제정 후 인수합병 심사 등을 근거로 들었다.

SK텔레콤도 15일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LG유플러스가 든 근거에 대해 “비현실적이고 사실을 곡해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LG유플러스 주장 기반 네 가지가 사실과 다르다는 자료도 배포했다. LG유플러스는 LG유플러스대로 SK텔레콤의 반박이 잘못됐다고 발끈했다.

SK텔레콤은 작년 11월 CJ오쇼핑으로부터 CJ헬로비전을 인수해 SK브로드밴드와 합병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작년 12월부터 이 건에 대한 심사를 진행 중이다. 미래창조과학부와 공정거래위원회의 판단에 따라 성사 여부가 결정된다. SK텔레콤의 계획대로면 오는 4월이면 이 일이 마무리된다. 합병 법인은 유료방송과 초고속인터넷 점유율 2위가 된다.

현재 유료방송과 초고속인터넷 점유율 1위는 KT다.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는 KT와 격차가 있는 2위와 3위다. 하지만 인수합병이 이뤄지면 상황은 달라진다. KT는 SK브로드밴드가 단기간에 KT를 위협할 수준으로 성장하는 것이 달갑지 않다. LG유플러스는 1강2중 체제가 2강1약 체제로 재편되는 것이 싫다. KT와 LG유플러스 양쪽 모두 생존을 위협 받을 수 있다. KT는 그나마 효자 노릇을 하고 있는 분야에서 경쟁력 약화를, LG유플러스는 추격이 불가능한 차이를 우려하고 있는 셈이다.

LG유플러스는 국내 경제학 교수진에게 의뢰를 했다는 용역보고서 ‘SK텔레콤-CJ헬로비전 기업결합의 경제적 효과분석’을 이번 주장의 근거로 삼았다. 그러나 교수진 공개는 거부했다. CJ헬로비전 인수 반대 토론회 과정서 후원 교수와 학회를 통한 대리전 지적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SK텔레콤도 이 부분을 지적했다.

SK텔레콤은 “LG유플러스의 보고서는 자의적 해석일 뿐 공정성 객관성 신뢰성이 결여돼 있다”고 지적했다. LG유플러스는 “수개월간 준비해 발표한 사실을 아전인수식 해석으로 일방적으로 잘못됐다고 폄하하려는 저의 역시 기업으로서 기본적 도덕성을 의심케하는 행태”라고 대응했지만 용역보고서를 작성한 교수 명단은 함구했다.

한편 제정을 추진 중인 통합방송법은 양사 입장에 따라 기대치가 확연히 다르다. SK텔레콤은 겸영 금지 조항이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KT와 LG유플러스의 관측은 그렇지 않다. 해석 면에서도 KT의 KT스카이라이프(위성방송) 소유와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종합유선방송, SO) 소유가 같다는 SK텔레콤과 다르다는 KT와 LG유플러스의 의견이 차이가 있다.

SK브로드밴드 김성진 정책협력(CR)전략실장은 “전 세계적으로 소유와 겸영을 제한하는 것은 거의 없다. 서비스 융복합 추세에서 통합방송법도 융복합 규제 일원화 측면이다”라며 “규제는 풀어가는 것이 맞지 새로운 규제를 도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글로벌 추세에도 맞지 않다”라고 분석했다.

반면 LG유플러스 권영수 부회장은 “통합방송법이 개정 중이기 때문에 상식적으로 법이 확정된 후 M&A 심사가 이뤄지는 것이 당연하다”며 “개정될 법에 의하면 이번 M&A는 SO지분 소유제한 규정에 위배될 수 있어 그대로 추진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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