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GTC2016] ‘GPU 빅뱅!’ 엔비디아가 던진 4차 산업혁명

이수환


[전자부품 전문 미디어 인사이트세미콘]

“지금까지 컴퓨팅에서 일어난 가장 큰 일은 인공지능(AI)이며 이것은 새로운 알고리즘과 GPU로 인해 가속화되고 있다”

엔비디아 공동창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젠슨 황은 4일(현지시각)부터 7일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되는 ‘그래픽 테크놀로지 컨퍼런스(GTC) 2016’ 키노트에 나와 이같이 밝혔다. 지난 2009년 시작해 올해로 8회째를 맞이하는 GTC2016은 그래픽처리장치(GPU) 개발자 컨퍼런스로 올해 5000명이 넘는 관람객이 참가, 작년보다 두 배 이상 규모가 늘어났다.

GTC2016의 최대 화두는 단연 AI로 젠슨 황 CEO도 키노트 가운데 상당 부분을 할애해 GPU가 AI에 끼치는 영향을 설명했다. 실제로 엔비디아가 만든 GPU는 지난달 열린 구글 AI ‘알파고’와 이세돌 프로 바둑 9단과의 대결에서도 176개가 쓰였다. 알파고가 수를 둘 때 최상의 착점을 찾아내는 정책망과 승률이 높은 착점을 찾는 가치망이라는 ‘딥러닝’ 기술에 있어서 핵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젠슨 황 CEO는 높아진 GPU의 위상에 걸맞게 그동안 사용됐던 GPGPU(General-Purpose computing on Graphics Processing Units, GPGPU) 대신 ‘3D 가속기’라는 단어를 꺼냈다. GPGPU는 GPU를 그래픽 작업뿐 아니라 부동소수점(FP)과 같이 복잡한 수학적 계산에 적합하도록 다양한 분야에 접목시켜 연산속도를 극대화하는 기술이다. 중앙처리장치(CPU)가 담당했던 영역을 GPU가 처리함에 따라 이제까지 시도치 못했던 다양한 작업이 가능하게 됐다.

이는 CPU와 GPU의 구조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인데, GPU는 병렬연산에 최적화되어 있어 수많은 코어를 칩 안에 집적시켰으며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데이터양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릴 수 있다. 다만 GPU의 성능을 최대한 발휘하기 위해서는 적합한 개발자도구(SDK)가 필요하고 엔비디아는 오래전부터 ‘쿠다(CUDA)’를 통해 GPU 컴퓨팅을 지원해왔다. GTC2016에서는 보다 편리하게 개발자가 개발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디자인웍스’, ‘컴퓨터웍스’, ‘비전웍스’, ‘드라이브웍스’, ‘VR웍스’, ‘제트팩’으로 목적에 따라 SDK를 손쉽게 사용케 했다.

◆모던 AI 시대로의 진화=AI와 함께 주목받고 있는 가상현실(VR)에 대비해서는 ‘아이레이VR’이 준비됐다. 아이레이VR는 3D 그래픽을 극한까지 끌어올리고 물리엔진을 덧붙임과 동시에 VR를 접목시켜 사용자가 머리를 움직이는 것만으로 가상의 현실에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기존 VR가 동영상 촬영을 통한 일방적인 사용자경험(UX)이었다면 아이레이VR는 현실과 같은 3D 그래픽으로 어떤 세계라도 재창조할 수 있다. 젠슨 황 CEO는 현장에서 화성의 모습을 VR로 구현한 ‘마스2030’도 선보였다. 엔비디아와 퓨전미디어가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협조를 얻어 공동으로 진행하는 프로젝트로 화성을 VR로 탐험할 수 있다.

딥러닝에 최적화된 GPU ‘테슬라P100’도 발표됐다. 차세대 ‘파스칼’ 아키텍처를 적용한 이 제품은 딥러닝이 주로 사용하는 16비트 FP 연산에서 21.2테라플롭스(TFlops)에 달하는 성능을 자랑한다. GPU간 원활한 데이터 전송을 위한 NV링크 대역폭은 80GB/sec이며 16나노 핀펫 공정에 16GB 용량의 고대역폭(HBM) 메모리를 제공한다. 테슬라P100을 여러 개 묶어 인텔 제온 CPU와, 7TB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와 결합한 ‘DGX-1’도 선보였는데 딥러닝에 적합한 슈퍼컴퓨터라고 보면 된다.

젠슨 황 CEO는 엔비디아가 빅데이터와 알고리즘, AI, VR 시대에 알맞게 GPU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으며 플랫폼 기업으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모던 AI 세계가 이른바 ‘GPU 빅뱅’이라는 사건을 통해 확장하고 있으며 1000개가 넘는 인공지능 스타트업이 50억달러 펀딩을 받는 등 관련 시장이 향후 10년 동안 5000억달러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GTC2016에서는 AI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토요타 연구소의 길 프랫 CEO가 키노트를 진행하며 자율주행 외에도 인공지능, 가상현실, 로봇공학, 슈퍼컴퓨터, 그래픽 디자인, 엔터테인먼트 등 GPU 컴퓨팅이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산업을 광범위하게 다룬 500개 이상의 세션이 마련됐다.

약 45개에 달하는 딥러닝&AI 세션은 영상 분류, 비디오 분석, 음성 인식, 자연어 처리를 위한 GPU 기술 기반의 최첨단의 연구에 초점을 맞췄다. VR 세션에서는 게임 및 전문 응용프로그램 개발자, VR 헤드셋 제조사 및 일반 사용자를 모두 아우르는 20개 이상의 VR 관련 세션을 선택해 관람할 수 있다.

<산호세(미국)=이수환 기자>shulee@insightsemicon.com

이수환
webmaster@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