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자도 정부도 의지 없는 와이브로…수천억 가치 2.3GHz 주파수 낭비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최근 경매에서 1조원의 가치를 인정받았던 주파수에 필적하는 와이브로 주파수가 사업자의 의지부족과 정부의 외면속에 사실상 방치되고 있어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높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올해 3월말 와이브로 가입자는 75만명으로 집계됐다. 2013년 중반까지는 100만명을 유지했지만 이후 계속해서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느린 속도에 커버리지 문제, 여기에 LTE가 4세대 이동통신 기술로 자리를 잡으며 와이브로는 명맥만 유지하는 서비스로 전락했다.
KT와 SK텔레콤은 지난 2012년 초 와이브로 주파수 재할당 신청서에 향후 5년 후 누적 가입자 목표치를 각각 200~300만, 80만명선으로 제시했지만 현실은 KT 66만, SK텔레콤 8만6000여명에 불과하다. 1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KT와 SK텔레콤이 약속을 이행하기는 불가능해 보인다. 그렇다고 정부가 와이브로 활성화에 팔을 걷은 것도 아니다. 예전 방통위에는 그나마 와이브로활성화팀이 있었지만 미래부로 이관되며 사무관 1명이 와이브로를 담당하고 있다.
표준화 경쟁에서 밀린 서비스는 대부분 자연 도태되기 마련이다. 문제는 사업자도 정부도 활성화 시킬 의지가 없는 서비스 유지를 위해 최소 수천억원의 가치를 지닌 주파수가 낭비되고 있다는 점이다.
2012년 당시 방송통신위원회는 KT와 SK텔레콤에 2.3GHz 대역을 각각 30MHz폭, 27MHz을 재할당했다. 이용기간 7년에 할당대가는 KT 193억원, SK텔레콤 173억원이었다. 최근 주파수 경매에서 SK텔레콤은 비슷한 대역인 2.6GHz 주파수 40MHz폭(이용기간 10년)을 확보하는데 1조원에 육박하는 9500억원에 확보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2.3GHz 주파수는 그야말로 헐값이다.
정부나 통신업계는 와이브로 주파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유일한 방안으로 시분할 방식으로 기술이 유사한 LTE-TDD로의 전환을 꼽고 있다. 2.3GHz 주파수는 FDD처럼 상하향으로 나뉘어져 있지 않아 즉시 TDD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LTE-TDD는 퇴출수순을 밟고 있는 와이브로와 달리 중국, 일본, 인도 등에서 자리를 잡았다. 정부도 이동통신 기술, 장비 수출 등을 고려할 때 TDD 서비스 도입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지난해 국감에서 최양희 미래부 장관도 “기존 사업(와이브로) 고객이 있기 때문에 보호대책을 마련하면서 전환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아직 실무부서에서 와이브로의 TDD 전환을 추진하는 단계는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미래부 관계자는 “최소한 와이브로 주파수 이용기간 만료 시점을 기준으로 정책방향이 나와야 한다”며 “TDD로 용도변경이 해결방안이 될 수 있겠지만 거기서 소외되는 사업자도 있기 때문에 쉽게 결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즉, 와이브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있는 LG유플러스와의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2.5GHz 주파수를 TDD 용도로 활용할 수 있지만 이 대역은 신규사업자용으로 남겨놓은 것이기 때문에 LG유플러스에 할당하기 어렵다.
표준화 경쟁서 이탈, 사업자 및 정부의 활성화 의지 부족, 사업자간 형평성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수천억원의 가치를 지닌 2.3GHz 주파수는 2019년까지 방치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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