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차·기사들 불만 극복할까…카카오드라이버, 31일 출시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카카오(www.kakao.com 대표 임지훈)가 대리운전 서비스를 31일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날 승객용 앱을 출시, 정식 서비스에 들어간다. 호출부터 결제까지 모든 과정이 앱으로 가능해진다.
카카오는 서비스 초기부터 전국 대리운전기사의 40% 이상인 5만여명을 확보했다. 어느 정도 덩치를 키운 상태에서 시장 진입을 시도하는 셈이다.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도 등에 업었다. 이에 회사 측도 기대감이 큰 상황이다.
다만 걸림돌은 있다. 기본요금이 1만5000원부터 시작해 기존보다 5000원 가량 비싼데다 아직 대리기사들이 불만을 내비치고 있어 이를 안고 갈 것인지가 부담으로 남았다.
◆가격차 극복 가능할까=카카오드라이버의 기본요금은 1만5000원이다. 요금은 거리와 시간을 병산한 자체 앱미터기를 도입했다. 요금은 거리와 시간에 따라 1000원 단위로 실시간 책정된다.
기본요금만 놓고 보면 기존 대리운전보다 5000원 가량 비싸다. 이 요금차이를 카카오가 대리운전 이용의 편리함과 서비스 개선으로 극복할지가 관건이다.
그러나 지난 19일 한국인터넷기업협회가 주최한 ‘O2O가 가져올 새로운 가치’ 세미나에서 기본요금이 1만2100원 이하면 소비자들이 카카오드라이버를 이용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 바 있다.
당시 김현명 명지대학교 교통계획연구실 교수는 “기존 서비스 요금의 21%까지 추가 지불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대리운전 서비스를 경험한 720명 중 53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공개했다.
◆카카오 “기사와 이용자 모두에게 편리”=카카오는 카카오드라이버의 가장 강력한 무기로 서비스의 ‘편리함’과 함께 ‘신뢰성’을 내세우고 있다.
이용자는 구글플레이나 앱스토어에서 카카오드라이버 승객용 앱을 내려받은 후 카카오 계정으로 가입, 자동결제를 위한 카드 정보와 운행 차량 정보 등을 입력하면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한 전반의 절차는 끝난다. 그 뒤엔 출발지와 목적지를 설정하면 예상 이용금액이 나타나는데 결제할 카드와 운행할 차량을 확인한 후 호출 버튼을 누르면 기사 배정이 시작된다. 출발지와 목적지를 확인한 기사가 호출을 수락하면 배정이 완료된다.
앱을 통해 기사와 이용자가 서로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고, 기사용 앱은 카카오내비와 연동돼 이용자의 현위치, 목적지까지 자동으로 길안내하므로 위치를 설명할 필요가 없어 이용자와 기사 모두 편리하다는 게 카카오 측 설명이다. 이용자 앱화면에 실시간 요금이 표시되며 운행을 마치고 나면 등록해둔 카드로 요금이 자동 결제되는 것도 장점이다.
카카오는 서비스 신뢰성 측면에서도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용자의 전화번호는 기사에게 일회용 안심번호로 보이며 기사와 승객 간 메시지 전송도 앱 내에서 가능하다. ‘5분 뒤 도착합니다’, ‘출발지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와 같이 자주 쓰이는 문구들이 앱 내에 기본 탑재돼 있다. 대화 내역은 목적지 도착 시점에 모두 삭제된다.
특히 카카오는 대리운전 운행을 시작하면 카카오톡 친구들에게 출발지와 목적지, 탑승 시간과 기사 정보, 목적지까지 예상 소요 시간 등을 포함한 안심 메시지를 전송, 이용자들이 안심하고 쓸 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카카오, 혁신·합리성 내세워…대리기사협회선 수수료 불만 내비쳐=정주환 카카오 O2O 사업부문 총괄 부사장은 카카오 대리운전 서비스 시작과 관련해 “카카오드라이버는 모바일을 통한 혁신으로 이용자에게는 지금껏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가치를, 종사자에게는 합리적인 근무환경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속적인 개선과 보완을 통해 이용자와 종사자 모두에게 사랑 받는 플랫폼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대리기사협회에선 카카오드라이버 서비스에 불만을 내비치는 상황이다.
사단법인 전국대리기사협회(www.wedrivers.net)의 김종용 협회장은 “대리기사 처우를 개선한다기에 협회 중에서도 우리가 가장 적극적으로 카카오 지지를 했다”면서 “그러나 기사들에게 돌려준 것은 20%의 높은 수수료”라고 말했다.
김 협회장은 5% 수수료 인하를 언급하면서 카카오가 대리운전 보험을 대납한다는 것이 사실과 다르다는 점을 지적했다. 소속 업체에 보험료는 그대로 내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카카오 측은 “업체에 소속된 기사분들의 보험료까지 우리가 부담하기는 쉽지 않다”며 “보험료 대납은 업체에 소속되지 않은 개인 대리운전 기사들의 비용을 부담한다는 얘기”라고 반박했다.
또 카카오 측은 수수료가 비싸다는 지적에 대해 “카드결제로 사업이 투명하게 운영된다. 부가세, 결제수수료까지 우리가 부담하는데 이게 5% 가까이 된다. 사실은 15% 정도가 수수료인 셈”이라며 “대리운전 프로그램 사용료도 받지 않아 결과적으로 기존 업체들이 받는 수수료보다 우리가 더 저렴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 상생 노력하라…수수료 인하 거부하면 사업조정신청 제기”=김종용 전국대리기사협회장은 30일 보도자료를 통해 “더욱 극심해질 무한경쟁의 피해, 기존업자의 협박, 세금 부담과 프로그램 추가사용의 불편함 등을 감수하고도 카카오드라이버의 시장 진출을 환영한 대리기사들”이라며 “이들의 절절한 바램과 소망이 무엇인지 카카오드라이버는 결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서 “아직도 카카오에 대한 기대가 적잖은 이때, 상생을 위한 진정한 노력을 바란다”고 덧붙였다.
협회 측은 수수료 인하 요구가 거부될 시, 다른 단체들과 함께 중소기업청에 수수료인하를 위한 사업조정신청을 제기할 방침이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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