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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현실(VR) 게임, 체험해 보니…“놀이기구론 OK·게임수준은 걸음마”

이대호

- 화면 맞춰 움직이는 놀이기구…쉽게 즐기지만 한번 체험 뒤 흥미↓
- VR게임선 이용자 의지대로 움직여…쌍방향 소통 가능하나 초기 단계
- 플레이스테이션(PS) VR 이달 출시…VR게임 대중화 물꼬 주목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가상현실(VR) 게임의 현주소는 어디일까.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상암 누리꿈스퀘어에서 개최되는 ‘코리아 VR 페스티벌 2016’을 방문했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주최하고 정보통신산업진흥원, 한국VR산업협회가 주관하는 행사다.

VR 페스티벌 현장을 방문한 소감은 ‘야외 놀이기구를 대체할 실내 놀이기구론 VR 활용이 신의 한수’이지만 이용자의 의지대로 움직일 수 있는 VR게임에선 ‘아직 걸음마 수준’이라는 것이다.

행사장을 들어서면 입구부터 거대한 놀이기구가 관람객을 맞는다. 영상 속 로봇의 움직임을 따라 놀이기구가 움직이자 체험자들이 탄성을 지르기도 했다. 관람객들의 시선도 이 같은 놀이기구에 쏠렸다.

이처럼 체험기구 규모는 다르지만 행사장에선 영상을 따라 움직이는 VR체험이 대세였다. 실제 VR체험을 즐겨본 바로는 영상과 기구 움직임 간의 이질감이 약간 있었으나 충분히 합격점을 줄만했다.

다만 VR체험 기구가 비싸다. 행사 관계자에게 자이로드롭을 간접 체험할 수 있는 1인용 기구 가격을 묻자 “기계 값만 2000만원 이상”이라고 했다. 콘텐츠 가격은 별도다. 가격 때문에 가정용은 물론 PC방에 들여놓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실내 놀이기구장이 있다면 들여놓을 만 하다는 게 기자의 생각이다.

그러나 이용자가 한번 체험하면 이 같은 VR에 대한 흥미가 급속도로 떨어진다. 쌍방향 소통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용자 의지와 상관없이 정해진 대로만 움직이는 가운데 1980년대 갤러그 수준의 슈팅 요소를 넣거나 이용자가 손을 뻗어 새를 잡는 등 단순한 게임 요소를 적용한 정도다. 누구나 VR을 경험할 수 있지만 기구 가격이 비싸고 한번 체험하면 흥미가 떨어진다는 게 VR기구가 지닌 명확한 한계점이다.

반면 VR 게임은 다르다. 이용자가 의지대로 움직이거나 진행이 가능하다. 그러나 기존 게임과 비교해선 VR게임의 재미는 걸음마 수준에 머물러있다. VR체험을 위해 PC에서 연결하는 웨어러블(입는) 기기 가격도 아직은 비싸다.

특히 VR게임을 통해 제대로 된 현실감을 느끼려면 한쪽 눈에 최소 풀HD 해상도 이상의 영상을 초당 90프레임 이상 쏴줄 수 있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PC가격만 100만원이 훌쩍 넘게 들어간다. 결론적으로 VR게임을 위해 PC와 웨어러블 기기(VR컨트롤러 필요)까지 갖추려면 200만원 가량의 투자가 필요한 셈이다.

때문에 플레이스테이션(PS) VR에 업계 관심이 쏠려있다. 콘솔기기 PS4와 PS VR을 갖추는데 100만원 정도면 된다. 이 때문에 VR게임을 개발하는 엠게임, 드래곤플라이 등의 업체들은 콘솔 시장 진출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물론 고사양 PC와 전용 웨어러블 기기에 비해선 PS VR의 게임 경험 품질이 떨어진다. PS4 기기 사양의 한계 때문이다. 소니가 오는 11월 출시할 고성능 PS4버전 ‘PS4 프로(Pro)’가 어느 정도로 VR체험 품질을 끌어올릴지 주목된다.

행사장에선 엠게임이 VR게임을 전시했다. 여타 업체들보다 VR시장에 한발 앞서 진입한 덕분이다. 다만 전시작들은 아직 개발 중인 버전이라 게임의 재미를 느끼기엔 부족했다. 현장에선 내년 중 출시될 카지노게임 VR버전과 프린세스메이커 VR 등이 전시됐다. 딸을 공주로 육성하는 게임 ‘프린세스메이커 VR’의 경우 이용자가 손을 뻗어 딸의 머리를 쓰다듬는 등 쌍방향 소통이 가능했다.

김용준 엠게임 융복합사업본부장은 “프린세스메이커 VR의 경우 VR게임을 할 때 멀미가 난다는 이용자들을 감안해 주인공(아버지)의 움직임을 최소화하고 주변 인물들이 더 많이 움직이는 식으로 개발하고 있다. 한번에 30분 정도까지 즐길 수 있도록 연구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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