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보안에 관심없다?” 편견 깬 지란지교소프트, 매출 성장
-박상호 지란지교소프트 기술연구소장 인터뷰
[디지털데일리 최민지 기자] 꼴찌의 반란이다. 10년 늦게 내부정보유출방지(DLP) 시장에 뛰어든 지란지교소프트가 지금은 9000여개 고객사를 확보하며 매년 150% 이상 DLP 솔루션 매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성공의 키워드는 ‘중소기업’에 있었다.
박상호 지란지교소프트 기술연구소장(사진)은 <디지털데일리>와 만나 “초기에 중소기업 대상 사업으로 보안을 고려하지 않았다”며 “으레 그렇듯 중소기업은 보안에 관심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운을 띄웠다.
하지만, 이는 편견이었다. 막상 만나 본 중소기업들은 예상 외로 민감하게 보안을 고려하고 있었다. 기업 보안을 위해 무선 공유기 안테나를 부러뜨리거나 USB 포트를 막는 곳들도 있었다. 어떻게 보안조치를 시행해야 하는지 방법을 몰랐을 뿐이었다.
박 소장은 “중소기업들도 기술 유출을 민감하게 생각하고 있었으나, 접할 수 있는 정보가 적었다”며 “중소기업 대상 보안 세미나, 영업활동이 전무했기 때문에 어디서 어떻게 누구를 만나 어떤 정보를 취득해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에 중소기업 대상 솔루션에 접근했을 때 생산·효율성에 초점을 맞추고 관리적 측면에서 제품을 제시했으나 2년간 매출이 오르지 않았다”며 “보안에 대한 니즈가 있다는 사실에 착안해 정보유출 방지 기능을 탑재하자 급속도로 매출이 늘어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지란지교소프트가 중소기업에 주목한 것은 후발주자가 선택할 수 있었던 유일한 시장이었던 이유도 있었다. DLP 솔루션을 공급하는 기존 보안업체들은 이미 공공·금융시장에 안착한 상태였다.
박 소장은 “10년 늦게 시작한 만큼 파고들 수 있는 새로운 시장을 디자인해야 했다”며 “경쟁사들은 공공·금융시장에서 주로 활동하고 있었고, 영업 실적 단위가 적은 중소기업에는 관심이 덜했다”고 설명했다.
기존 경쟁업체들의 손이 덜 간 중소기업 시장을 타깃으로 합리적인 가격에 보안솔루션을 제공하기 시작하자 매출은 금세 증가했다. 지란지교소프트의 ‘오피스키퍼’는 2012년 정보유출방지 기능을 전격 도입한 후 매해 150% 증가했고 올해는 전년대비 160% 이상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란지교소프트는 5년간 오피스키퍼의 기능 확대에 주력했다. 새로운 제품 라인업을 계속 출시하는 것보다 하나의 솔루션에서 기능을 늘리는 것이 중소기업 입장에서 도입·관리를 용이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지란지교소프트는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형 보안 형태를 채택해 투입되는 비용을 줄였다. 이에 1년간 PC 1대당 5만4000원(현재 기준)만 지불하면 오피스키퍼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박 소장은 “과거에는 클라우드 보안에 대해 불안하다고 생각했지만, 내부에 구축한 서버 계정이 탈취돼 보안사고가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고객사에서 기업 내부에 서버를 보안하고자 방화벽부터 DB접근제어 등 수많은 보안 솔루션을 설치한다고 생각하면 수억단위의 보안 투자를 집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클라우드를 이용하면 보안 솔루션이 모두 구축된 IDC 서버로 연결돼 기업 입장에서 투자를 줄일 수 있다”며 “지란지교소프트도 아마존웹서비스(AWS) 대신 자체적으로 시스템을 구축했기 때문에 비용을 줄일 수 있었고, 클라우드를 선택했기 때문에 유지·보수 등에 투입되는 인력비용에 대한 걱정도 덜었다”고 부연했다.
또한, 지란지교소프트는 클라우드 대신 사내 설치를 원하는 고객을 위해 ‘오피스키퍼 미니서버’를 선보였다. 기존 구축형 솔루션의 경우 고가의 장비를 요하고 있어 PC 100대 기준으로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억단위의 비용이 필요하다. 중소기업에게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서버 장비 사양을 낮추고 필요한 기능만 포함시켜 800만원(PC 100대 기준)으로 제품을 제공키로 했다.
오피스키퍼는 ▲지란지교소프트 IDC 서버를 이용해 초기 도입비를 없애고 1년 단위 서비스를 렌탈해 쓰는 클라우드 방식 ▲별도 커스터마이징과 고가 서버장비를 배제해 구축 솔루션의 가격부담을 뺀 설치형 미니서버 ▲기업이 원하는 서버에 맞춰 제공하는 구축형으로 서비스 하고 있다.
박 소장은 “지란지교소프트는 타사 제품 대비 50% 이상 저렴한 가격대로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보안솔루션에 대한 중소기업의 진입장벽을 낮추고자 했다”며 “중소기업 시장에서는 우리가 시장가를 정한 셈이며, 아직도 최저가를 기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회사 규모와 예산 등 기업 여건과 환경에 맞춰 가장 적합한 방식의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며 “현재 국내 최다인 9000여 고객사에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제공 중인 명실상부 국내 1위 중소기업 정보보호 솔루션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고 말을 보탰다.
지란지교소프트는 내년 초에는 기존 기능을 개선하고 사내 PC 취약점을 점검하는 서비스를 추가하며 CC인증을 받을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박 소장은 “여러 중소기업들이 보안서비스의 문을 두드리고 있지만 전체적인 규모를 봤을 때 아직 갈 길이 멀다”며 “대기업에 비해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은 기술력이 곧 경쟁력이며, 핵심 기술 유출 방지를 위한 보안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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